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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어울림 - 미랑 -



생각해보면 대호랑 나는 정말 다른 부류의 인간인 듯도 하다.

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 대호가 일기 써달라는 글을 보고, 보자마자 그냥 무시했다-_- 난 낯을 상당히 가리는 편이라 모르는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얘기를 잘 안하는 편인데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을 본다고 생각해 보니 불편해졌다-_- 그렇다. 난 사회성이 좀 부족하다-.-)
난 글발 말발이 없다.
난 적극적이지 않다.
난 남자친구(이성친구)를 사귄 경험도 많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
스킨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 아하하-_-)

내 주변 친구들 or 내 남자친구는
우연히 신촌에서 최대호를 목격하게 되거나
혹은 내게 최대호 관련 얘기를 들으면

신기해 한다.

" 네게도 그런 친구가 있구나! 우와! 보통 니 친구들과 되게 다르네."

그럼 나는 생각한다.

' 흐음.. 그러게 말야.. 근데 어떻게 이렇게 친해졌지? 참.. 인연이 이렇게 계속 되는것도 신기하단 말야.. '

그리고는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갑자기 고마워지기도 하고
갑자기 보고싶어지기도 하고

암튼 뭔가
푸르른-.- 뭔가 밝은-.- 기분이 든다.

이건 남자친구와의 사랑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고,
동성친구간의 우정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고,
이성친구간의 우정에서 가끔 느껴지는 무언가 같다.

아. 잘 설명을 못하겠다.

아무튼
글쓰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새 현저히 느끼는(나이탓) 체력저하에 일찍 자러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이 밤에 이렇게 남의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는 이유는 단하나.

지금 발표준비를 하느라 힘이 빠져있을
낼 공연취소로 뒤숭숭해 있을
갑자기 오늘 오후 몸이 안좋다고 한
내 소중한 친구가
이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기운을 내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 아까 전화를 괜히 했다-_- 거절 못하는 내 성격을 알고 그는 배시시 웃으며 계속 일기를 써달라고 요청했고 또 난 마지못해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악. )

대호야! 발표준비 다 끝냈어?
얼른 푹자고~
연극도 다시 준비 잘해서
꼭 대박 터뜨려~~~ ^^

오늘 삼계탕 먹고도 몸보신 다 안되었으면
종로로 와
내가 아웃백가서 최고로 싼 가격에 최고로 맛있게 먹는 방법 가르쳐줄게^^

언제나처럼
요즘도 너가 있어서 참 좋다^^


ps. 가끔 저의 얼굴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몇분 계시는 걸로 아는데요.. 하하.. 대호가 가끔 이상한 소리 하는거 다 믿지 마세요.. 다 뻥이에요-.- 나중에 패닉룸 정모라도 하면 그 때 한번.. =.= 사진 올리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올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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