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티베트 망명자 자펠 예시가 티베트의 독립을 요구하며 분신 자살을 시도
했다. 인도와의 시차를 고려해 보면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이다. 현재는 위독한 상태라고 하나, 사진의 상태로 미
루어보아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 같다. 스물일곱 살의 이 청년이 이 날을 정해 분신 자살을 시도한 것은 29일로
예정된 브릭스 정상회담이 뉴델리에서 열리고, 그 회담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참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하였을 때 나는 마침, 73년 작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과 76년 작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강의준비를 위해 6,70년대 한국 근현대사를 다시 정리하다가 70년 전태일의 분신자살에서 마음이
어지러워 필기를 잠시 쉬고 있던 참이었다. 억울하고 분기탱천한 마음이 얼마나 컸기에, 피부와 근육과 장기가
이글이글 타게 될 두려움을 이기고 그들은 스스로의 몸에 불씨를 붙였을까. 얼마나 컸을까. 얼마나 큰지, 누구라
도 좋으니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