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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2012. 캄보디아

2일차 오후. 앙코르 와트






앙코르 와트로 들어가는 길의 뱀신 나가. 앙코르 와트 뿐 아니라 다른 사원들에서도 맹활약한다. 입구에서부터

사원으로 뻗어있는 길의 양쪽에 놓여 그 몸통이 난간 역할을 한다. 특히 이 지역의 사원들은 해자나 연못으로

둘러싸여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용적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앙코르 와트로 들어가는

이 나가의 몸통은 현재 군데군데 끊어져 있는데, 꽤나 많은 사람이 빠졌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나가의 머리는 일곱 개. 앙코르 와트 유적군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나가의 머리는 한 개, 세 개, 다섯 개,

일곱 개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고 한다. 홀수인 이유는 우선 조형적인 미를 추구하기 위함이겠지만 따로이 종교

적 의미도 있을 것이라 여겨져 가이드에게 물어보았으나 답을 구할 수 없었다. 후에 공부해 봐야겠다.


 

 

 

 





 






사진의 오른쪽 길 부분이 보수 후, 왼쪽이 보수 전. 보수 후가 더 후져 보이는 것은 나 뿐일까? 멀리 앙코르 와트

의 입구가 보인다.


 

 

 

 






 






무척 더워서 그늘에서 쉬며 코코넛 열매의 과즙을 마셨다. 이국적인 재미는 있었지만 정작 맛은 꽝. 시원하게

냉동되어 있다고 가이드 북에 소개된 것과는 달리 실온 그대로여서 청량감도 없었다. 양이 많은 것이 한층 고역

이었다. 그래도 1불이라는 가격은 매력적.

 

 

 

 






 





벽면에 새겨진 수리야바르만 2세.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양산이 많을수록 귀한 사람이라고 한다.

 

 

 

 





 






압살라 부조. 곳곳에서 뱀신 신앙의 흔적이 보인다. 빤들빤들한 가슴, 나도 만져보았다.


 

 

 

 

 




 






중간에 만난 스님. 짧게나마 대화를 나누어보니 사원에 계신 스님이 아니고 관광 오신 스님이라고. 화려한 장삼

에 밝은 푸른 색 가방을 댄디하게 매치한 멋쟁이였다.


 

 

 

 





 






김미화 누나를 많이 닮지 않았는지? 이목구비도 그대로 닮은 것 같은데 일자눈썹의 디테일까지. 처음에는 다소

간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으나 찬찬히 보니 나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앙코르와트 안에 뿌려진 한국인의 흔적. 캄보디아에서 천불탑을 만날 줄이야. 내가 좀 부끄러운 것 같다고 이야

기를 하자 가이드 형은 올해 초 앙코르 와트 벽면에 '김보수 다녀가다'라는 큰 글씨가 써졌다는 일화를 전해 주

었다. 듣고 보니 천불탑은 좀 애교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김보수 씨 대단하다.



 

 

 

 




 






경미한 고소공포증을 보유하고 있는 터라 고개도 못 들고 계단을 손으로 짚어가며 오체투지 중인 본인. 작년 올

해 통틀어 가장 겁나는 순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한 때였다. 제일 경사가 심한 곳은 75도에 이르는 이 계단

에 예전에는 난간이 없었다고 하니 아무나 오르지 못하게 하려는 그 건축의도 잘 알겠다. 가이드 형의 설명에

의하면, 몇 년 전 호주의 부부가 이 곳을 찾았다가 부인이 굴러 떨어져 죽었는데 그 남편이 감사의 마음을 이기

지 못하고 사재를 출연하여 난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야사(野史)란 대체로 유기적인 논리성을 갖추지는 못하

지만 때로 이렇게 민초들의 마음을 적실하게 담아 보여줄 때가 있다.

 

 

 

 






 





최상층인 3층에 올라 작은 테라스에서 내다 본 앙코르 와트의 전경. 오른쪽 상단부에 보이는 동그라미는 씨엠

리업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열기구이다. 15분 정도 탈 수 있다고 해서 여행의 계획을 짤 때에는 필수 방문 코스 1

순위 가운데 하나였으나 별로 볼 것도 없다는 가이드 형의 시니컬한 지적과 앙코르 와트를 오르며 오랜만에 다

시 인식하게 된 고소공포증 덕에 취소하고 말았다. 지금 와서는 좀 후회되는데,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취

소하기는 할 것 같다.



 

 

 

 




 






다시 내려와서, 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쪽에서 올려다 본 앙코르 와트 3층. 한국에서 앙코르 와트 관련 책들을 읽

을 때에, 사진에서 이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은 항상 옆걸음으로 걷고 있어서, 카메라 쪽을 쳐다보기 위해 저렇

게 선 것일까, 하고 의문을 가졌었는데, 실제로 보니 계단의 경사가 급할 뿐 아니라 폭도 좁기 때문이었다. 호주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실화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앙코르 와트 내의 도서관. 다른 건축물들에 비해 딱히 볼 것이 없다고 여겨져서인지 이 쪽만은 관광객들이 적길

래 컨셉 사진 시도해 보았다.



 

 

 

 




 






사진 찍는 관광객들 오기 전에 달려라 달려.


 

 

 

 




 



 

 

 

 

 




 


 

 

 

 

 





 






평화로운 정경과 자세. 그러나 실은 계단이 계란도 익힐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뜨거웠다.



 

 

 

 



 






나도 옆걸음. 어쩔 수 없다. 앞걸음으로 걸으면 아마 반드시 미끄러 넘어질 것이다.

 

 

 

 





 






다시 보니 이 자리에서도 느긋한 걸음이나 독특한 자세로 좋은 사진을 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나오는 길에 주루룩 서 있던, 팜유의 원료가 되는 팜 나무. 가이드 형은 잠시 멈추어 잎에 손을 대어보게 했는데

, 손 끝에 조금 힘을 주어 슥, 하고 그어 보니 피부에 바로 피가 맺힐 정도로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이 잎사귀는

킬링 필드에서 민간인들의 목을 베는 데 쓰였다고 한다. 아름답고 이국적인 나무에 숨겨져 있는 슬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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