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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2012. 캄보디아

2일차 오전. 바푸온 - 바욘






유적을 수호하는 듯한 사자상.  머리는 런던의 박물관에 있는지 일본의 고급 중국집에 있는지.

 

 

 

 





 






쁘롬에 이어 찾은 곳은 앙코르 톰. 앙코르 와트보다 몇십 년 뒤에 완공된 것으로, 중앙사원인 바욘 사원을 가

운데에 놓고 각종 시설과 거주 지역을 구획한, 도시 개념의 유적지이다. 이 지역에는 본디 이전부터 여러 왕들

이 개별 사원을 띄엄띄엄 지어 놓았었는데, 앞서 언급했던 자야바르만 7세가 크게 성곽을 두르고 하나의 도시

로 포괄한 것이다. 크기는 3,3km x 3.3km. '앙코르'는 도시, '톰'은 크다라는 뜻이다. 큰 도시 앙코르 톰.


 

 

 

 





 






장난기 넘치는 석공이 조금 높이 항문을 조각해 놓은 것 같지만, 오며가며 다른 사자 상들을 살펴보니 저 구멍

에서 시작해 등을 타고 올라가는 꼬리 모양의 조각이 통째로 빠져있는 것으로 보였다.

 

 

 

 






 






왕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앙코르 톰 내부의 전경. 쭉 걸어가면 관문이 나온다. 죄를 지은 사람은 발가락을 잘랐

는데, 관문에서는 발가락이 없는 사람은 출입을 금했다고 한다. 죄인은 도성 안으로 들이지 않은 셈이다. 왼쪽

상단부에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작은 탑이 있는데,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저 탑들마다 줄을 이어놓고 광대

들이 줄타기를 했다고 한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점처럼 보이는 것을 보면 그 높이를 쉬 짐작할 수 있을 것이

다. 우리나라의 줄타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높이인 탓에, 나는 가이드가 뭘 잘 모르고 하는 말은 아닌가 조금 의

심을 했다.

 

 

 






 






앙코르 톰 내부에 있는 바푸온 사원. 앙코르 톰이 완공되기 150년 전인 1060년에 세워진 사원이다. 다른 사원들

에 비해 기단이 높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라 한다. 높은 것은 알겠지만 공부가 부족한 탓에 아름다운지는 알

수 없었다.



 

 

 




 






이번 여행 중 눈으로 보았던 수많은 탑과 부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바푸온 벽면의 와불. 몸통은 윤곽만

추측 가능하고, 사진의 왼쪽으로 보이는 얼굴도 그리 확실하지는 않다.



 

 

 

 




 






당겨 찍어보아도 그리 확실히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보면 햇빛의 양과 방향이 달라지는 것에 따라 마치 표정

이 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피곤해 죽겠어서 아무데나 대충 찍어도 엽서 사진 급의 퀄리티가 나와

주었던 다른 곳들과 달리, 이 와불만은 끝내 본래 모습의 1/10만큼도 허락하질 않았다. 먹다남은 옥수수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인상 깊었다.

 

 

 

 






 






사면불(四面佛)로 유명한 바욘 사원에 들어가기 전. 아침에 한껏 세워두었던 머리는 어느새 복날 닭벼슬마냥 축

늘어졌다.


 

 

 

 





 






앙코르 톰의 중앙사원인 바욘. 앙코르 톰의 정중앙에 위치한, 건축자 자야바르만 7세의 사원이다. 자야바르만 7

세는 '왕즉불', 곧 '왕이 곧 부처이다'라는 불교 사상에 심취하여 자신을 관세음보살에 비견하고 이 사원에 수많

은 불상을 조각하였다.



 

 

 

 




 






그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이 바로 이 사면불. 부처의 얼굴이 네 방향으로 난 조각상이다. 남아 있는 자야바르

만 7세의 조각상들과 대단히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에 일설에는 모두 그의 얼굴을 새겨넣은 것이라고도 하고, 최

근에는 일군의 일본 학자들로부터 그 표정이 미세하게 다른 것으로 보아 여러 신격 존재들을 새긴 것이라는 주

장도 나왔다고도 한다. 어느 쪽이든, 백수십 개에 이를 정도로 빽빽히 들어차 있는데도 보이는 것마다 신비로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철컥철컥. 신나서 난리났다.


 

 

 

 




 






이것이 백수십 개의 사면불 중 가장 유명하다는 '앙코르의 미소'. 사람들이 우글우글 몰려있었다. 제일 아름답

기 때문에 유명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만화 '도박 묵시록 카이지'에 나오는 인물들과 무척 닮았다는 인상

을 받았을 뿐 다른 조각상들에 비해 특별히 더 나은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천상의 무희 압사라. 조형미에 있어서는 앙코르 유적군 가운데 최고의 작품인 것 같다.


 

 

 

 




 






아름다운 것은 만지고 볼 것. 실제로 다른 유적의 수많은 압사라들도 가슴 부분만 맨질맨질 윤이 나 있었다. 그

와 함께 남자 조각상들의 불알이 떨어져 있는 것도 인도에서부터 수 차례 보아온 풍경. 인류 모두, 아름다운 것

은 만지고 볼 것.

 

 

 

 






 






가이드 형이 찾아준 촬영장소. 실제로는 멀리 있는 사면불인데, 찍히는 사람이 저 위치에 서고 찍는 사람이 쪼

그려 앉아 위 방향으로 찍으면 사진이 이렇게 나온다고 한다. 최초에 저 각도를 찾아낸 사람은 무척 재미있고

음란한 이였을 것이다. 마침 주위의 한국인들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한국인들도 모두 아는 장소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외국인들은 무슨 사진을 찍는건지 갸웃거리면서 지나가기만 했다. 덕분에 재미있는 사진 건

졌다. 고마워요 형.


 

 

 

 





 






우뚝 솟은 링가. 링가는 끝이 둥근 원통 모양으로, 시바 신의 성기 모양을 형상화한 상이다. 일견 공격적인 남성

성의 표출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일부러 어둡게 찍은 것이라 위의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링가는 반드시

시바의 아내의 여성기를 형상화한 요니 위에 올려져 있을 때 상징으로서의 권력을 획득한다. 즉 남성성과 여성

성이 합일될 때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바는 힌두교의 신이므로, 이 링가가 불교 사

원인 바욘에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님을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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