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입구에서 몇걸음 걷지 않았는데 그 앞쪽의 길로부터 개가 한마리 달려왔다. 목걸이가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주인이 있을 것 같은 이 개는 붙임성이 좋았다. 그 앞쪽에 마을이 있어 거기에서 키우
나 보다, 하고 잠시 쓰다듬어 준 뒤 떠나려 하는데 뒤를 쫄래쫄래 따라왔다. 살은 잘 올라 있어 끼니
를 거르는 것은 아니겠다 싶었지만 어쩐지 귀엽게 여기는 마음이 들어 싸왔던 주먹밥을 하나 던져
주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었는지 이 개는 신흥사 여행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뒤를 따라왔다.
연신 주먹밥 냄새를 맡아대는 통에 이름도 주먹밥이라고 지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