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론자

17. 귀국 귀국일 아침. 다다미 방은 옆방의 소리가 훤히 들리는데 옆방 사람들이 알람을 맞춰놓고도 제때 끄지 않는 바람에 새벽같이 일어났다. 정원 구석에 이런 것도 있었구나. 떠나려니 보인다. 닌자의 비밀통로처럼 여기저기 샛길이 있던 우론자. 12시부터 4시까지는 주인이 청소한다고 무조건 다 나가 있으라는 규정이 귀찮기는 했지만 분위기는 멋진 곳이었다. 교토를 떠나기 전 의미없는 마지막 한 컷. 여행의 추억을 곱씹으며 회상에 빠지기는 웬걸, 공항으로 가는 차에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깐 쉰다고 차가 멈출 때에야 눈을 부비며 깨어보니 내가 영어를 못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함께 탄 미국인들이 저 친구 코 너무 골아서 시끄럽다고 불퉁거리고 있었다. 제 탓이 아니라 알람을 맞춰놓고도 제때 끄지 .. 더보기
14. 우론자 천 년 수도 교토에는 숙소 또한 각기의 매력을 가진 곳들이 많다 하여 여행 전에 계획을 짤 때 여러 군데에서 머물 수 있도록 예약을 했었다. 17일의 여행 기간 동안 14일차부터 16일 밤까지 머물게 될 '우론자'로 이동한다. 여행용 가방에다 여기저기서 사 모은 기념품과 선물 봉지들을 따로 들고 낑낑대며 버스를 타는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린다. 버스를 타고 가며 이런 생각을 했다. 교토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익히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보고 놀랐던 것은 일본인의 질서의식이다. 특히 버스 정류장에서 질서정연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타려는 버스가 멀찌감치서 오고 있다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버스가 설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쯤으로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