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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

10. 우지(宇治) 2일차 아침 일찍 일어나 차를 마시며 다시 한 번 복습. 기모노와 함께 제공되었던 게다 용 양말. 기모노는 여관 것이지만 양말은 가져가도 되겠지 싶어 그대로 신고 나왔다. 체크아웃을 한 뒤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길을 나섰다. 우지가와 강변을 따라 쭉 걷는다. 목적지가 따로 있었지만, 이 산책로만을 위해 우지를 찾았다 하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름날 달밤에 호젓하게 혼자 걷는다면 꿈을 꾸는 기분이 들 것 같은 길이었다. 강이 깊지 않아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걸으면서 들은 몇 개의 팟캐스트에서는 예외 없이 서울에 대폭설이 내려 교통이 정체되고 곳곳에서 사고가 잇달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가깝지만 다른 나라이긴 다른 나라이구나. 나이 먹어서 오한이 자주 들면 일본으로 은퇴하는 것도 고.. 더보기
9. 우지(宇治) 1일차 9일차의 행선지는 교토의 남쪽에 위치한 우지(宇治)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야한다. 가는 길에 관월교觀月橋라는 역 이름이 예뻐 찍어보았다. 우지역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면 큰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우지는 아주 작은 휴양관광도시라 지도를 몇차례 읽어두고 조금만 걸어보면 대강의 지리를 금세 파악할 수 있다. 표지판의 오른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관월교가, 왼쪽으로는 목적지 중 하나인 평등원平等院과 아마가세 댐이 표기되어 있다. 우지역에서 만나게 되는 왕자 캐릭터.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 주로 녹색이 칠해진 이유는 우지가 말차로 유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토 인근은 예로부터 물 맛이 좋기로 유명해서, 후시미 지역에서는 술이, 우지에서는 말차가 일찍부터 이름을 날렸다. 일본의 3대 차 중 하나로 꼽히는 '우지 말차'.. 더보기
100125, <우지의 신사> 포토그래퍼 리의 2005년 산 우지 사진 중에서 골랐다. 우지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함께 받은 사진들로만 보면 조용한 시골 마을이 아닐까 한다. 맨 윗 단의 양 끝이 살짝 올라간 저 모습이 눈을 사로잡아, 건축물을 그리기 시작할 때 제일 먼저 그려 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그림이다. 원래의 사진에 애당초 명암이 확실하게 가려져 있어 그리기 쉬워 보였던 것도 일조했 다. 한옥이나 절의 처마에서처럼, 끝이 살짝 올라가면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성취한다는 것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누구일까. 건축가일까, 화가일까. 사슴의 뿔과 같은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아니면 타고난 감각의 소치일 까. 아무튼 위대한 발견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