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썸네일형 리스트형 얼굴 나는 오래된 돌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주변은 비가 많이 온 날의 늦은 오후처럼 어슴프레하고 안개가 많았다. 계단은 세 사람 정도가 겨우 지날 만한 넓이에 경사가 매우 가팔랐다. 발디딜 곳이 좁아 다음 발 놓을 곳을 보며 걸어야 했다. 시야의 위로는 온통 계단 이었고 뒤는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밑만 보는 눈길 옆으로 얼핏얼핏 숲이 비쳤다. 똑바로 쳐다보지 않아도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거라는 느낌은 분명했다. 똑같은 발걸음을 계속해서 옮기고 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부터 척척 따라오더니 이내 나와 걸음을 맞추었다. 그 인지 그녀인지가 내 어깨를 툭툭 쳐 고개를 돌려 보니,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한 손으로는 내 얼굴을 떼어 자신의 얼굴에 붙이고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얼굴을 떼어 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