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득 썸네일형 리스트형 석득 늦은 새벽, 문과대의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에 가기 위해 짐을 쌌다. 전열기 앞에 앉아있다 보니 뻑뻑해진 눈을 비벼가며 1층으로 내려갔는데, 로비의 사방 문이 모두 잠겨 있었다. 몇 달 전, 문과대에 대도둑이 출몰하여 새벽 한 시 이후로는 문을 잠궈두었던 적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항의 탓인지 딱히 이유 같지가 않아서 그랬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24시간 개방으로 돌아갔는데, 주말이라 잠겨 있었던 것일까. 시계를 보니 네 시 오십 분이었다. 다섯 시 쯤엔 수위 아저씨가 첫 순찰을 도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십 분 정도야 뭐, 하며 소 파에 앉았다. 문과대의 1층은 말하자면 네모난 국자 모양이다. 국자 부분이 소파와 자판기 등이 있는 로비이고, 국자와 국자 손잡이가 연결되는 부분에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