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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잡감. 짧은. 길이도 깊이도. 제부도 사진을 찾기 위해 'pictures'폴더를 뒤집어 엎고 종류별로 준비하면서 한 번도 쓰지 못 한 '굿 닥터'공연 사진들을 찾았다. 그러나 조도가 형광등의 몇 배나 되는 무대조명 아래서 얼굴 윤곽을 뚜렷하게 보여주기 위해 얼굴에 덧씌운 무대분장들은 평범한 불 아래에서는 그 존재감을 십분 발휘 하고자 발악을 하는 탓에, 차마 사진으로 올릴 용기가 나지 않아 아마도 준비중에 찍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멀쩡한 사진들을 올린다. 무슨 얘기가 저렇게 재미있었을까. 기억이 나질 않네. 공연이 끝나고 나는 한동안 무악에서 하는 공연들에 가지 못 하였다. 다행히도 조금은 느지막히 공연을 하는 동아리들이 있어 근래에는 몇 개 갈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무대를 보면서 괜한 애상감에 젖곤 했던 것이 그 이유였다. 뭐, .. 더보기
홍기의 공연을 보다. 고려대학교 제 2 학생회관에서 홍기의 공연을 보았다. 친구가 무대위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고 사람들이 거기에 호응하고 있는 모습이, 세상에. 앞으로 친구들이 하는 공연에는 꼭 참가하고 내 공연에도 꼭꼭 오라고 전화까지 해야겠다. 이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줄 알았다구, 김홍기. 엔터테이너의 피가 철철 흐르고 있다니까. 6학년 1반 장기자랑 사회를 보던 데에서 그 싱싱한 혈기는 조금도 식지 않았어. 늙지 말자, 우리. 남사장, 연락 좀 햐. 어째 그리 안 하던 공부에 매진을 하실까 그래. 죽지 마라. 오래오래 살자 우리. 언젠가 또 어릴 때처럼 같이 뒹굴고 다니면서 추억이 잔뜩 생길 날이 올거야. 우리 일찍 죽지 말고 같이 오래오래 살자. 오랜만에 쓰는 제부도 사.. 더보기
주안에 가다. 야아. 마을버스 4번을 타고 나가 경향 프라자 앞에서 기다리다가 시간에 맞춰 오지 않는 여자에게 공중전화기로 전화를 하고 춧불에서 커피에 주안에서의 한 잔까지라니. 경향프라자는 아직도 건재 하였고 아직도 바지를 줄여 입은 고등학생들은 제 시간을 맞춰서 오지 않는 여학생들에게 험한 욕을 하며 밖을 쳐다 보고 있었고. 주안은 그대로 주안이었다. 지난 날은 돌아보는 것으로 족하지 다시 그 안으로 돌아가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추억은 오로지 추억일 뿐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은정, 고마워. 세상에. 75도짜리 양주를 마시는 날이 올 줄 이야. 사장님 없을 때 또 갈게. 싫다고 그래도 또 갈거야. 정말이지 넌 복받을 거야. 복받을 거야. 지금도 계속 올라오고 있어. 비싼 술이 다르긴 다르구나. 으아, 좋다. .. 더보기
광복절 특사 나은누님의 선심으로 광복절 특사를 봤다. 경아야, 미안하다. 우리 딴 거 보자꾸나. 재미있는 거 많잖니. 화내지 마라. 선배의 명령이로다. 화내지 마. 명령형이다. ...어흣 민망해. '광복절 특사'. 야후에는 111개의 이미지가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저 사진을 가져온 이유는, ...이유가 뭐 있냐. 차승원 사진 가져 왔으면 이유는 차승원이지. '신라의 달밤' 때만 해도 괜찮은 엔터테이너다, 라고 생각했고, '라이터를 켜라'에서는 작품속에 묻 히는 모습을 보고 '배우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근작 '광복절 특사'에서의 그의 연기는 나를 경직 하게 했다. 별로 좋지 않은 연습법이라는 지적을 들은 뒤에도, 몸에 배어 있었어서 그런지 인상적인 연기를 보면 무의식중에 따라하게 된다. 오늘도 그래서 같이 간 나.. 더보기
답사를 다녀오다. 알고 가는 것이 역시 다르다, 라는 것을 절감한 답사였다. 무지하게 재미없을 것 같은 내용이었건만 공부했던 내용들이 눈 앞에서 펼쳐지자 그 감상이란 사뭇 색다른 것이었다. 술을 지나치게 마신 탓에 유성까지 가서 온천물에 몸을 못 담그어 본 것은 아쉽지만, 그만큼 재미있 었으니 그걸로 족하다. 고옥에서 찍은 사진들이 곧 나온다. 근래의 최대호 착함 머리를 못 보신 분들은 기대하시라. 오늘은 피곤해서 이만. 안녕히들 주무세요. -다 쓰고 뭔 사진을 붙일까 이미지컷들을 둘러보다 이 그림을 보고선 갑자기 생각났다. 미랑아, 그 때 그 술집 돈 아직 안 줬다. 내일 당장 줘야겠네. 앗차다 앗차. 더보기
송지희님 원래 제목은 지희놈아 받아라라고 적었건만 그 강철의 펀치와 함께 하이high한 센터로 꾸짖으실 것 을 떠올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바짝 엎드리고 말았다. 지희님에게 안 맞아 보거나 귓전에서 소리 질러대는 것을 들어보지 못 하신 분은 함부로 비겁하다 욕하지 말길. 누굴 줄까 누굴 줄까 고민고민해 봤는데, 조금조금한 것이 역시 지희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어제 리딩, 나는 좋았다. 소영이 누나를 처음 만나 리딩을 했 을 때에 아, 이 사람과 한 무대에 서서 같은 상황을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연기를 하기 위해 일부러 침울하게 몰입해 있던 기분이 한번에 다른 생각으 로 인해 확 날아가는 느낌. 게다가 이번엔 내 아.. 더보기
엣다 보미야. -'엣다'는 사투리에 가까운 말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니 맞춤법에 관한 논의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나'를 쓰고자 했으나 기실 나고 자란 고장에서는 별로 쓰지 않는 말이라 그 인위적인 느낌이 싫어서... 보미는, 올챙이같은 느낌이다. 올챙이가 싫다면 송어라고 해도 좋다. 어쩐지 잡을 때마다 손가락 사 이로 요리조리 쏙쏙 빠져 나가는 느낌이랄까. 만날 때마다 단 한 번의 예외없이 묘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사람이지. 붕어같은 경아처럼 어쿠야, 잡았구나!하고 뿌듯한 느낌을 갖기에는 아직 서로 약간 부족한 듯... 12월을 계기로 하자. 후배들이 입학하여 '언니는 언제 대호오빠같은 사람이 를 알게 되었어요?'하고 물어오면 대뜸 2002년 12월이 머릿속에 퍼뜩 생각나도록, 12월을 그 계기로 하.. 더보기
흐음 사내놈들과의 담소에 밤이 깊는 줄 몰랐다. 도라에몽군, 여기에 참여했더라면 정말이지 재미있는 하 루가 되었을 텐데. 때로는 남과의 관계에 있어 자신의 부분들을 희생해야 되는 때가 있는 것인데... 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것도 비판하거나 그런 입장이 아니고, 오늘의 이 즐거운 시간을 같이 하지 못 한 안타까움의 연장선상에서. 요새 무언가 풀리지 않는 일들이 있다는 것은 듣기도 하고, 눈치로도 대충 이해하고 있다만, 괴로운 일이나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지 -상담은 주제넘고- 같이 고민해주마. 도라 크리스마스. 도라, 하니까 어쩐지 일어의 도라가 생각나서... 어흥 크리스마스. 더보기
^^ 오랜만에 6학년 3반 까페에 들어갔는데 니 글 보구 들어와봤어 나 기억하려나 모르겠네,,. 잘지내지?? 요즘 뭐하는지 궁금하네..^^ 더보기
오늘의 이 영국같은 날씨가 당신을 생각나게 하여. 처음 이 사진을 보고 받았던 느낌은 '독일이다. 여긴 독일이야!'였습니다. 독일은 커녕 유럽갈 비자 도 없는 주제에...이렇듯 이미지라는 것이 막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사진 이 나오더라도 노하거나 슬퍼하지 말기를. (뭐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글자에도 이미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자로 군(軍)자를 쓰고 있으면 절로 힘이 들어간달까, 하는 등의 이미지 말이지요. 이 문제는 차후 따로이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하지만. '황'이라는 성씨에는 무언가, 고귀한 풍취가 있습니다. 얼핏 떠오르는, 인생에서 지나간 황씨들이 그다지 좋은 기억이 아닌 것으로 보아 개인적인 경험에 근원한 심상은 아닌 듯 합니다. 그렇다면 그 저 직관적 이미지라고 할 밖에. 균형이 맞아 보이는 듯.. 더보기
피님 일단 이거라도 받으시고 노여움을 푸시길. 사과의 치-즈라오. 원한다면 똑같은 모양의 실물도 사다 바칠 의향이 있소. 그러게. 왜 유희열에서 피님이 생각이 났을까. 나도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군요. 생색내자는 건 아니지만, 꽤 아꼈던 사진이라오. 더보기
권미랑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무슨 일식 체인점 이름같다. 미다래같은. 혹은 '권미'와 함께, 이렇게 읽히기도 하고. 인천 집에서 미리 찾아 놓은 크리스마스 사진들을 서울에서도 쓰기 위해 (프리챌 자료실이 없어진 것 에 궁시렁궁시렁 신경질 내면서) 한메일에 첨부하여 나한테 보냈다. 어, 그런데 그게 순식간에 용량 이 넘어 가더라고. 그 때엔 뭐, 별로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월요일 아침에 인천에서 등교를 했단 말이지. 아버지가 부개역까지 태워다 주셔서 직통은 못 타고 굼벵이 국철을 타고선 꾸역꾸역 가고 있는데, 온수인가 소사쯤에서, 퍼뜩 생각이 나더란 말이지. 어, 용량이 꽉 찼으면 앞 부분 메일들이 날아가지 않았을까. 마음은 초조해지기 시작하고, 두시간 잔 눈은 따끔거리고, 게다가 신촌은 얼마나 추웠는지! 후.. 더보기
이번엔 두명이 한꺼번에-! 위의 희열님은 피희경양에게. 아래의 나라 공주님은 복원준군에게. Merry christmas. 의도한 것처럼 희귀성씨들끼리 묶였군요. 실은 연예인 사진과 관련된 크리스마스 사진이 요 두장뿐 이어서 같이 한 것 뿐인데. 요새의 아버지 어머니 성 둘다 따르기식으로 생각해 보면, 희경씨와 원준 군이 결혼하여 자식을 낳으면 그의 성씨는 피복이 되겠군요. PVC피복. 왜 우리만 놀리는거야-!라고 화를 내실까봐 자학개그 하나. 음영소씨에게 혹여나 어여쁜 자매님이 있 어 저와 눈이 맞으면 그 아이의 성은 최음... 이름은 한글자 '제'로 해 주면 가출할 확률 85%. 하나 더 해 보자면, 안개씨와 앤디님의 자녀분은 권황. 북두의 권이나 (만화)영웅문을 탐독한 80 년대 열혈소년들은 포복절도하겠지요. 그러나 뭐니뭐니해.. 더보기
또 선물 갑니다. 이미지 겹침률 100%. 이것은 오로지 한 사람밖에 생각나질 않더군요. 이 사진 원래 이름이 '디아 크리스마스' 였습니다. 젊었던 날들을 추억하며 담배 한 모금 맛있게 피우시면 좋겠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타로씨. -야후에는 약 800여개정도 뿐이었는데, 네이버에는 자그만치 12000여개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잠은 다 잤지요. 벌써 보연양, 보미양, 복군, 피양, 소영이누나, 신각이, 미랑이, 설양, 기상, 상원, 게다가 나비씨한테 더 줄 선물까지, 넘쳐납니다! 크리스마스 얘기 질릴 때까지 할 수 있겠네요! 더보기
선물입니다 의외로, 사물과 인물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이미지로 판단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떤 물건 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야, 이건 원준이스러운데. 사다 줘야겠다.'나, '상황이 지희스러운데. 어 떻게 대처한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예시입니다. 예시. 복군, 괜한 기대를 하면 곤란 해요. 그러나 지희스러운 상황은 실제로도 자주 접하는 예이긴 하지요.) 뭐, 많은 분들도 그러시겠지만, 그러한 이미지들이 어떤 것이냐, 라고 물어 오시면 적당히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부족한 것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러한 이미지들에는 그 사람과 같이 먹었던 맛있는 술의 이미지도 들어가 있을테고, 혹은 같이 나눈 이야기에서 받았던 인상도 들어가 있을 테고, (실제 사례입니다만)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 귤느낌.. 더보기
주안의 야경 주안의 실체를 넘어 이제는 유무까지 의심하는 어리석은 무리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어제 친히 인천에 있는 가장 높은 산에 올라 찍어 보았다. 거만한 것들. 하루만에 MT끝난다구? 날 키운 건 8할이 주안이야. 더보기
바다 꿈에 바다를 보았다. 나는 어두운 방안에 있었고, 내 앞에는 문이 있었다. 방은 마치 감옥과도 같아, 사방이 벽돌로 채워져 있었고 방안에는 아무런 사물도 없는 가운데 나와 적막만이 있었다. 나에게는 오로지 그 문이라는 선택지밖에 없었다. 머물러 있는 것은 '가능'한 일일지는 몰라도 '할 수 있는 일' 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이끌리듯이 문 밖으로 나섰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오로지 황무지, 황무지, 광활한 황무지뿐이었다. 나는 깊이 좌절했다. 뒤에는 엄청나게 좁은 가능성의 공간, 앞으로는 지나치게 넓고 많은, 그래서 사 실은 엄청나게 좁은 것과 다름이 없는 가능성의 공간. 문득. 문득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문열어 득칠아의 줄임말이 아니다. 아무런 의도없이 스윽. 옆을 보았다. -지.. 더보기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며칠간 자숙하겠습니다. 더보기
야, 내가 만만해? 웃기려고 쓴 제목도 아니라구. 평소에 농담처럼 했지만 농담처럼 하는 말도 아니라구. 야, 내가 만 만해? 또박또박 쓰는 것 같지만 내가 한 글자 한 글자를 쓰느라고 지금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아? 야, 내가 만만해? 나도 공부하고 싶은 거 많은 사람이라구. 재산같은 거 나, 신경 안 쓰고 싶다구. 하고 싶은 거, 해 주고 싶은 거, 잔뜩이라구. 어쩌라구, 썅. Solutions are always you. You guys are always great for me. Thanks for always being there, fellows. 소중해. 소중하다구. 느낄 수 있겠지? 네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이름을 언급 하지 않아도 좋아. 난 항상 열고 있어. 너라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너라구. 아, 취한다... 더보기
2002년 11월 12일 화요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지나다닌다는 것에 깜짝깜짝 놀라는 요즘이다. 모르고도 우연히 들 어왔다는 건 저 긴 주소로 보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고, 이 곳을 원래 아는 사람들이 가르쳐 주 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꽤 그럴 듯한 말이다. 요 근래에는 (대학교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다. 학교 가도 매일 약속이 생기던 1학년때도 아니고, 한두어시간 정도 중도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공부하고 싶었던 부분 들을 살짝살짝 건드려 보고는 하는데. 역시 가장 많이 읽는 분야의 책은 세미나에서 후배들에게서 모르는 부분을 질문당하여 당황하지 않도록 연극관련의 책이고, 그 외에는 메디치 가문에 관한 책 들과 정약용 선생님의 글을 읽고 있는데. 메디치 가문은, 말하기도 부끄럽.. 더보기
Oh, holy lord! 기어이 아이 앰 샘을 보고야 말았다. YMCA는 몇 방 정도 모자랐지만, 아이 앰 샘은 그야말로 한 방 이 아쉬운 영화였다. 세련되게 끝내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무언가 큰 것이 끝부분에 한방 있었더라면. 너무 전개가 무리해져서 전체의 흐름을 망치는 것보다는 없는 것이 낫지 만 그래도 역시 아쉬운 건 아쉬운 거였다. 이사람 저사람한테 하도 얘기를 듣고 가서 (물론 눈물은 주루룩 흘렀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펑펑 울지는 않았다. 루시도, 뭐랄까, 세상에 그런 아이가 있을 수 없다라는 등의 극찬을 듣고 봐서 그런 지 예쁘고 귀엽고 껴안아 주고 싶은 건 느꼈지만 영화 관람후감을 쓰는 데에 오로지 루시얘기만 쓸 정도로 깊이 감흥을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숀 펜이다. 오로지 숀 펜이다. .. 더보기
등교 이사를 간 집에서 첫 등교를 했습니다. 새 집에는, 신촌 쪽에서 간 경우만 있지 와 본 일은 없어 서 생각보다는 시간이 약간 더 걸렸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타 보는 아침버스의 느낌이 과히 나쁘지 않아 즐거운 마음으로 등교할 수 있었습니다. 재수를 할 때에, 이사를 갈 때마다 새 장소에서의 첫 날 에 느껴지는 약간의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듣던 음악인 쿨 6집을 오랜만에 꺼내어 들어본 것도 괜찮은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예전 생각도 나고. 다행히 날씨도 따뜻했고. 이러다간 세균들이 안 죽어서 내년 농사가 좋지 않을텐데, 라고 농군의 아들다운 생각도 잠시 해보고. 새집은, 인천 석바위시장같은 재래시장 틈에 있습니다. 덕분에 시끌시끌, 아주 사람사는 느낌 드는 곳입니다. 사진 찍을 것도 많을 것 같고. 원하.. 더보기
이사 이사를 간다. 학교 앞에서 학교선배(오래 같이 사니까 이제는 사실 학교선배라는 느낌도 크지 않다. 아주 오래 전 부터 알고 지낸 친척 삼촌같은 느낌이랄까. 으힛. 정훈이형, 미안요. 이유없는 반항이 청소년기의 특징이라니까요.)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사실상 방값의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는 형이 이사를 결정 하셔서 쫄랑쫄랑 따라가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 사실상 가장 가까운 주거지역에 살다가 조금 먼 곳으로 가게 되어 아주 약간 귀찮을 법 하다고 생각해 보지만, 어쩐지 버스로 등교하고 하는 것이 먼 옛날의 일이었던 것만 같아 약간 설레이는 마음도 있다. 왜, 그런 얘기도 있잖은가. 18세 꿈많은 여고생, 매일 아침 버스를 같이 타는 이름모를 명문대 대학생의 책읽는 옆모습에 반해 편지를 주고 후다닥 도망간다는... 더보기
소용돌이 저것도 올해의 머리. 기웅이 형이 주최했던 일본인들과의 좌담 때 찍었던 머리인데, 일본인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소리지만,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답게 생겼다는 말, 이때도 예외없었다. 아마도 얄싼하 다거나, 약간 야비해 보이는 이미지라고 돌려돌려 말하는 것일 테지. 작년과 올해는 정말이지 머리가 수난이다. 작년 가을 파마부터 해서 세차례 있었던 최대호 이발쇼, 갑자기 스포츠, 올해 여름방학 최대호 염색쇼, 공연끝과 함께 갑작스러운 파마, 그리고 참을성 없 는 파마자르기. 다시 한 번 최대호 이발쇼를 기획하고 있는 요즘까지. 정말이다., 여자친구 생기면 머리 잘라 달라고 할거다. 너무 많은 생각에 치여 잠시 멍해있는 하루. 글이 소용돌이의 극한을 달린다. -아 참, 내일 이사를 가는 관계로 혹여 며칠간 답글이.. 더보기
인생에 마지막 남은 희망 하나. 패닉 노래 제목 패러디 같지만, 저것이 진심. 아, 이번엔 노바소닉 제목 패러디 같다. 나도 '모-우-조'가 있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패러디 카튜샤 지원 추첨에서 떨어지고 나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군대는 사실, 나에게 있어 그렇게까지 커다란 위협이 되지 못 하는 화제이다. 시간이 지나 돌아 봤을 때, 카튜샤 쪽이 일반병보다 압도적으로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 하는 것 이고, 사실 카튜샤 가고자 했던 이유 중에 가장 컸던 것은 내 한 몸 편해 보자였으니 어쩌면 안일한 의식을 개혁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사실 머쓱해서 덧붙이는 말이기도 하고, 자위기도 하고. 재수는 위협이 되었다. 지나서 보았을 때 혹여나 재수 쪽이 살면서 도움이 되는 경험이 많았다 할 지라도 내 스무살을 온통 빼앗긴 것은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대는 필요로 하는 시간이 같으니 그 과정이 지나고.. 더보기
꿈이야...이건 꿈이야 악몽이야...세상이 나한테 이럴리가 없어...난 그 성우 아줌마 목소리로 단 한 번도 '축하합니다'나 '합격입니다'를 들어 본 적이 없다구...매 번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나 '떨어지셨습니다'였다구..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창의적이고 휴머니즘적이더군.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안타깝게 생각합니 다.' ...아줌마 멱살을 잡고 묻고 싶었지. '정말? 정말 안타까운 거야? 응? 안타까운 거야?' 이건 악몽이야...어서 누가 와서 날 깨워줘... 더보기
아니야, 받아 들이자. 어서와...어서 오라구...돈도 못 벌고 여자친구도 없고 추첨이라곤 족족 떨어지는 놈이 무슨 영화를 보자고 계속 살겠어...어서 와...어서 와... 다들 천천히 따라오라구,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행복한 장의사라는 글씨 위에 보라고. 천국으로만 모신다잖아. 얼마나 믿음직해 그래. 더보기
제길 落 어째 인생이 이 모냥이란 말이냐. 뭐 하나 한 번에 되는 법이 없으니. 더보기
아아 저 햇살이 온통 나를 꿰뚫고 나가도 전혀 상처없을 만큼 유연하고 깨끗하게. 17세의 나는 이 사진에 이런 부제를 붙여 놓았었다. withOUT help of of god, SHIN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