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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근황 제 1장. 카튜샤가 어디더나. 집안에 돈도 없고 빽도 없어 심심치 않게 이 놈은 저거로 빠졌다더라, 저 놈은 이거로 빠졌다더라 소리 들어가면서 그나마 한 몸 온전히 보전하며 군대 다녀오고 싶은 가련한 청춘 들의 마지막 탈출구 아니더냐. 별로 건강한 것 같지도 않은 이 놈의 몸뚱아리는 어쩌자고 1급을 받 은 것인지... 그 카튜샤를 지원했었다. 군대라는 것이 워낙 남의 이야기같아서 10월의 후반까지도 발표가 언제 나든, 뭐로 나든 관심없는 자신에게 스스로 놀랐던 것인데. 막상 발표가 된다더라 하는 날이 다가 오니까 컴퓨터 즐겨찾기에 카튜샤 커뮤니티들을 줄창 등록해 놓고 하루하루 올라오는 글들에 일희 일비하였다. 지난주에는 식겁할 만한 일이 있었다. 어떤 녀석이 누가 테스트해 봐도 떨어졌다고 나오게 되어 있.. 더보기
붉은 낙타 한라산 중턱에서 찰칵. 저 때 보았던 수평선처럼 20대 후반까지의 일정이 명확하게 나오거나 결정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요새 생각하는 중이라 아주 수고가 많다고. 뭐뭐. 댁들은 다들 생각해 보셨수? 20대에 뭘 하고 살지. 더보기
11월 1일, 11시 1분. 마치 일부러 그려 놓은 것처럼 노란색과 초록색, 빨간색이 어우러져 그 안에 작게나마라도 있는 사 람이 거슬려 보인다. 연세대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자랑으로 느껴지는 때는 국내 최고의 사학이니 어 쩌니 하는 되지도 않은 말을 듣는 때보다 이런 사진 한 장을 볼 때라고 감히 말할 만 하다. 빛나씨가 연극과 인생 동아리 커뮤니티에 올려준 덕분에 지난 공연 사진이 몇 장 생겼다. 새로이 시작하는 모종의 프로젝트 때문에 요새는 연극에 관련된 책을 하루에 거의 두세권씩 읽고 있 는데, 마음에 닿는 부분이 많아 일기에 올려 보고 싶었지만 글만으로 올리기에는 너무 딱딱한 내용 들이라 약간 저어하고 있던 차에 잘 되었다. 무대 위에서 기라기라 조명을 받을 때나 멀쩡해 보이던 얼굴을 형광등으로 비추면 과연 어떤 몰골이 나오.. 더보기
11월의 첫 새벽. '단 한번만이라도-' 단지 그 한 소절이 좋아 나는 윤도현의 '박하사탕'을 즐겨 듣는다. 글쎄, 서른이 되어서 스무살로 다시 돌아가고는 싶을 것 같지만... 어쩌다 밤을 새우고 문밖의 신문을 가지러 궁상맞게 나서다가, 찬김을 호호 불으며 고집스레 교복을 꼬옥 여미고 행여라도 늦을까 종종걸음을 치는 중학생이라도 볼라치면. 자문해 본다. 다시 돌아갈래? 다시 돌아가서 중학교 3년동안 줄창 맞아볼래? 다시 돌아가서 고등학교 3년동안 정석 붙들고 울어볼래? 다시 돌아가서 그 사람들과 모르는 얼굴이 되어 처음부터 시작해 볼래? ...네번째 질문은, 스무살으로 돌려준다고 해도 자문해 보면 고민스러울 거야. 시간을 돌려 준다고 해서, 딱히 좋은 것만은 아닐 것 같더라구. 차라리 복권이 당첨되길 비는 것이 나을테지. .. 더보기
후회 후회는 언제나 때늦다. 그나마 저 머리라도 건질 것을... 더보기
get a haircut 결국 엄마와 산책 삼아 나간 길에 미용실에 들르다. 허리까지 길게 머리를 길러 질끈 묶고, 항상 '짝' 달라붙는 긴팔 실크티에 '짜-악' 달라붙는 검은 청바지, 그리고 뾰족구두의 차림 -이라 '게이다. 저놈은 게이야'하고 스스로 속삭이게 되는- 의 원장이 운영하는 미용실이었다. 그 원장의 나긋나긋(어, 생각만 해도 소름끼쳐)한 손길에 머리를 내맡기고 싶지 않아 애써 피했던 곳이건만 어쩐 일인지 엄마가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꼭 알고 싶다는 바람에 가게 되었다. 불안불안하더라니. 단정하다도 아니고,불량스럽다도 아닌, 기막힌 중용의 단계. 이렇게까지 거울을 보면서 아무런 감상이 떠오르지 않는 머리가 있었을까 하고 스스로 의아해 하다. 만족도 아니고, 불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그렇다고 표현하기에도 마음이 .. 더보기
1993년, 경주. 어째서 항상 똑같은거야-!,라고 불평을 하면서도, 전국 어디에서 오든 국민학교 수학여행이 경주였 다는 것은 하나의 공통된 화제로 작용하여 즐겁습니다. 같은 여관에서 쉬었던 사람들도 만날 수 있 으니. 사진의 배경은 경주 시내에 있는 '호반장'이라는 여관입니다. 앞에 흉가가 있었는데, 이것까지 기억하는 사람을 재수하는 동안 만난 적이 있지요. 게다가 제가 수학여행을 갔던 '93년은 대전에 서 엑스포가 있던 해라서, 바로 경주로 가지 않고 대전에 들렀던 것까지 일치하더라고요. 수학여행 가면, 왜, 장기자랑 같은 거 하잖습니까. 다른 반들은 대충 몇명이 나와 노래 부르고, 조금 괜찮았던 아이템이 당시 유행하던 '난 알아요'에 맞추어 춤을 추었던 6반 학생들. 하지만 승학국민학교 2회 졸업생, '93년 경주 수.. 더보기
피쉬뉴스 속보 어젯밤, 술에 취한 한 젊은이가 교복을 입은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들이 신고하여 응급차 가 조속히 출발하였으나 그만 차가 오기도 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사인은 애인없는 겨울이 시작된 것을 비관한 울화병 계열이라고 추정되고 있으나 더욱 자세한 분석을 위해 국립수사연구원에서 시 신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구세군통에 넣는 한닢의 동전도 중요하지만 바로 옆에 음지는 없는지, 등잔 밑 이 어두운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는 온정어린 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피쉬뉴스, 김학도 기자입니다. 더보기
인천 학익고등학교 2회졸업 최대호입니다. 고교졸업도 이제 꽉 찬 3년이 훌쩍 넘어버린 일이 되었습니다. 어, 징그러. 사진의 옷이 우리학교 교복입니다. 전 2000수능을 그다지 못 본 편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세대들은 충분히 공감하는 화제인 '2000수능 언어영역'도 그다지 큰 실점 없이 넘어 갔고, 꿈꾸던 대학까지는 아니지만 원하는 대학은 무난히 갈 수 있는 성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만 띡 떨어져 버렸지 뭡니까. 덕분에 재수 판정. 여하튼, 그 사실이 졸업식 얼마 전에야 통보가 되어 심통이 나기도 해서 밀어버린 머리입니다. 다들 정장 입고 있는데 혼자 교복 입고 있는 것도 심통이 나서지요. 원래는 졸업식도 안 가려고 했었는데, 교단에 올라가서 뭔 상인가를 타게 되는 바람에 억지춘향격 으로 가게 된 겁니다.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사진이라도 찍어.. 더보기
파마 2002 fall-winter시즌 연극과 인생 최대의 화두, 파마. 위의 사진은 세살 아니면 네살입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아프로 파마. 어둑어둑해서 잘 보이지는 않 지만 여하튼 머리가 그저 약간 붕 뜬 것 치고는 너무 커 보인다는 것을 대뜸 아실 줄로 믿습니다. 아랫사진은 그로부터 약 20여년이 지난 뒤의 청년 최대호. 얼굴은 어딘가 코믹하여 마음에 들지 않지 만 몇 장의 요즘 사진들 중 파마머리가 약간씩 잘리지 않고 온통 다 나온 사진은 이것밖에 없어서 대비하는 겸 하여 올립니다. ...참, 어릴 때 사진 보면 눈 저렇게까지는 안 찢어졌는데... 더보기
가을사진 친구에게 여러장 스캔을 부탁한 덕분에, 며칠동안은 또 사진걱정 안 하고 살게 생겼습니다. 보시는 건물은 우리 연세대학교 본관 뒷쪽, 상대가 있는 근처에 영상원이라는 건물이지요. 지금은 약간 더 단풍이 들어 빨간색 일색이지만(그러나 그 또한 포만감이 들어 좋습니다.), 이때만 해도 여러가지 색 이 함께 있었어서, 사진을 찍기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이즈는 비슷한데도, 실제로 눈을 들이대고 보면 표정까지도 생생히 보이는데 컴퓨터 화면으로 보고 있자니 얼굴 윤곽도 어쩐지 흐릿흐릿한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진이 점점 좋아진단 말이죠. 풍광 속에 사람이 묻혀 있는 사진. 더보기
겨울로 날아가는 걸까. 고장나 있는 채로 빌린 디지털카메라를, 돈을 빌려서라도 수리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바로 이런 사진들 때문입니다. 연애를 살갑게도 하시는 (것처럼 보이는) 영전옹의 홈페이지에서 훔쳐 온 사진입 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오늘 날씨와 대뜸 연관되는, 시각적 심상의 자극됨. 긴 말이 오히려 추할 것입니다. ...영전이형, 분하시겠지만 이 사진 제 홈페이지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요? 색조도 그렇고. 흥흥흥. 아, 그리고 최대호 홈페이지 50일째, 그 D-1! 이번주 한 주 여러분의 아낌없는 축전 바랍니다. 더보기
야아 언젠가 써 먹으려고 하드구석에 놓아 두었던 사진인데 찾아 버렸습니다. 왼쪽부터 NEOFISH님, 홍슉님, 대 김경진님, 앤디님이지요. 언제 사진인지는 들은 적 없지만 선배들의 옛날 사진을 보는 건 어쩐지 항상 즐거운 느낌입니다. 어병장님의 쌔끈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도. 더보기
안녕 여섯시를 마악 넘길 즈음인데 벌써 밖은 깜깜하다. 신촌의 하숙집에서도 요새는 오락을 하는 손가락이 굳어 어이없게 주인공이 맞을 정도로 쌀쌀해져 긴 추리닝 바지를 입고 있긴 하지만. (사실 긴 바지를 입게 된 가장 주된 이유는 제일 좋아하는 반바지를, 주인인 내가 인천에 다녀오는 동안 그다지 청결하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없는 동기가 마음대로 입고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서 이다. -'마음대로'부분이 아니라 '입고 있었다'부분이 큰 충격이다.- 큰 맘 먹고 샀던, 그 아랫부분 줄이는 7부바지도 방에 자러 온 이사람 저사람이 입는 걸 보고 빨래도 하지 않은 채 구석에 처박아 놓은지 한달이 넘은 것 같다.) 인천 집은 널찍하고, 따뜻한 공기가 계속 있으니까, 반바지를 입고 있어도 별 불편을 느끼지 못 하 였다.. 더보기
2002. 10. 22. ȭ 많이 공부해야 했었는데 하고 후회했던 '청년기의 갈등과 자기이해' 시험은 10여분만에 다 풀고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쉬운 문제가 나왔다. 지식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지혜를 묻는 문제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무식하고 지혜롭다는 말은 아니다.) 학교에는 단풍이 들고 있다. 수동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취미인 형 덕분에, 학교에 멋진 풍광이 들 때마다 마치 하나의 그림같은 작품들의 모델이 되곤 하는데, 이번 가을 사진은 계획 없이 갑자기 몇 장 찍은 것인데도 잘 나와주었다. (스캔을 기다리는 중이니 기대하시라.) 학교 앞 독수리 빌딩 맞은 편에 있는 사진관에 사진을 맡기면, 일회용 자동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매 끈매끈하니 보기 좋게 나오지만, 형의 작품은 따로 소중히 보관해도 좋을 만큼 그 질이 .. 더보기
피희경씨, 답선물입니다. 색깔도 화사하니 피희경 팬페이지 '꽃밭'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나는 게시판에 그림 올릴 줄을 몰 라 이 곳에 올립니다. 재미있죠? 멀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겟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던데, 희경씨는 그러면 못 써요. 알았지요? 서울대공원, YMCA야구단, '거기' 셋 중에 하나로 승낙해 주기 바라오. 더보기
청천벽력 몇몇 글에서 이미 보셨다시피, 전 요 근래에 파마를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동아리에 있어 많은 시 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 왕왕군도 지난 주말에 고향인 강릉에 내려가 파마를 하고 올라 왔습니다. 덕분에 커플 파마라는 둥, 둘이 사귄다는 둥, 둥두둥 둥둥. 그런데 그 친구가 비겁하게 연애를 띡 시작해 버렸습니다. 파마를 안 한 상주농민 김진섭(22)씨도 알 고 있던 내용을, 며칠간 그 어느 때보다도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던 그 사람이.... 문자를 보내 보았습니다. 최: ...니가 나한테 한 마디 말도 없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답이 왔습니다. 왕:날 사모하는 뭇 남성들을 위해 숨기고 숨기려 했던 사실이야-_-할 수 없어. 이젠 날 떠나가. 안녕. 배신자. 벼락이나 맞아라! 더보기
갖고 싶어 시험때나 레포트가 있을 때에는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것들이 갑자기 재미있어 보여 여기저기 찔러 보게 된다. 일기를 문득 써 보기도 하고, 아줌마들이나 하는 거지 하고 무시하던 인터넷 쇼핑몰들을 돌아다녀 보기도 하고. 오늘은 옥션 장난감 카테고리를 둘러 보았다. 역시나 갖고 싶은 것이 잔뜩. 나중에 돈을 벌면 꼭 다 사서 모을거야. 위에 있는 오토바이들은, 꼭 책상위에 일렬로 세워 놓고 싶고 갖고 싶은 것들이 지만, 아래에 있는 건 어쩐지 푹 하고 웃음이 나올 정도로 우스꽝스러워서 가지고 왔지. '멋쟁이무사' 라니, 어쩐지 이유도 없이 웃겨 줬다. 어디를 봐서 무사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도무지 멋쟁이라니 원... 뱀부르는 피리같은 걸 두르고 앞치마를 두른 국적불명의 녀석이 이름은 멋쟁이무사. 레고도 다시.. 더보기
민중은 분노한다! 군대가 대관절 무엇이길래 사람을 이렇게 바꾸어 놓고도 버젓이 그 당위성을 들이대는 것이냐! 각성하라! 역사에 묻혀져 스러진 한 젊은이의 쌔끈함을 보상해 내어라! This one is my first revenge..... 더보기
오전 여덟시 이십사분 인천에서 등교할 요량으로 오랜만에 뜨뜻한 이불을 덮고 뒤척뒤척하고 있었다. 익숙함이란 때로 무섭다. 엄마가 밥을 짓는 소리에 깨면 다시 잠들 수가 없다. 마침 연극을 하는 도중 지갑을 잃어 버려 동사무소에 들러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도 하고, 뭔가 이득을 본 느낌도 들어 일찌감치 일어나기로 했다. 신문에는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정치얘기는 꽤 볼만했지만. 무협지를 읽는 듯한 기분이다. 덕분에 시간이 한참 남아 책장을 한바퀴 훅 둘러 보다가 어릴 적에 읽었던 책들을 몇 권 꺼내 보았 는데. 천사들의 합창 소설판도 있었고, -미친 듯이 읽었던- 톰 소여의 모험도 있었고. 그리고. '달나라의 지도를 그리자' 원제는 토끼의 눈. 어쩌면 어른용으로는 토끼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더보기
2001 ????, ????. 윗 사진은 1년전의 쌔끈한 어병장님과(저 땐 일병님이셨던가) 깜찍 새내기 01학번 왕왕군. 배경은 왕왕군이 끌고 나온 왕왕군의 아버지 차인 트라제 XG. 주차할 때 뒷담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저절로 삐-잉 삐-잉 소리가 나 촌출신 타로군과 나를 놀라게 했던 첨단 자동차. ...저 때만 해도 어병장님 참, 멋져 줬는데.... 아랫사진은 해안가도시에는 꼭 하나씩 있는 -랜드계열의 놀이공원에서. 물론 강릉랜드. ...경포랜드 였던가? 어쩐지 이국에서 맞는 밤같은, tropical.이라는 말이 갖는 신비한 어감을 느낄 수 있었던 그 밤. 사진 한 장으로 그 바닷바람과 소음, 감정까지 떠올릴 수 있다니. 기분 좋다. ...참, 베게에 머리 찰싹 붙이고 잔 뒤 일어나 머리를 세번쯤 감았더니 꽤 많이 풀렸다. 휴우. 더보기
잔인한 추억 연고전 아침. 크흑. 이때까지만 해도 고대의 6번째 준우승을 확신하고 있었건만... 학벌과시의 표상이니, 비뚤어진 마초근성을 심어주는 응원가 일색이니 해도, 역시 연대생에게 연고 전이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올해도 나름대로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 즐기기를 다시 한 번 확인했으니. 스스로 즐기기. 나는 촌놈이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거나 하는 건 아니다. 그 왜, 있잖은가. 노래방에서 어떤 웃긴 가수의 모창을 그대로 한다든가, 클럽에서 남들 눈 전혀 신경쓰지 않고 헤드뱅잉을 한다든가. 이런 건 어쩐지 낯이 뜨거워져 잘 할 수 가 없었다. 그래도 연대 와서 정말 많이 배웠다. 얼핏 보기 재미있어 보이지만 유치하다는 말을 들을 까 두려워 저어했던 일들. .. 더보기
가장 근래의 사진입니다 선유도 MT를 찍어 두었던 자동카메라를 맡기러 가는 길에 몇 방이 남아 고민하던 차에 마침 만난 유진이형, 현국형과 함께 찰칵. 그러니까, 지난 목요일즈음에의 사진이지요. 저 머리...바로 몇 시간 전까지의 저 머리를 지저분하다고 투덜댔던 이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사진을 보는데, 아, 철렁하는 거예요. 독수리 약국이 약간 낯설어 보였거든요. 매일같이 당연하게 보 는 그 장면이 사진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평소에는, 그 장면을 한 번에 보잖아요. 독수리 약국도 있고, 독다방도 있고, 연인들도 있고, 아는 사람들도 항상 한두명씩은 있는 그 광경이. 사진으로 찍어 놓고 하나하나를 뜯어 보고 있자니 아, 여기가 이렇게 생겼더랬나, 하고 깜짝깜짝. 여하튼, 나이가 든 뒤에 신촌거리에 .. 더보기
?????? MT 학교 스캐너는 성능이 별로군요. 필살의 한 방 송지희 마약하다도 원 해상도가 저 모양이어서야 그 게슴츠레한 눈도 잘 안 나와 줄 터이고...화면이 흐릿흐릿해서 덕본것은 진섭군 혼자네요. 앞으로는 귀찮아도 상대건물이나 TTL 존 가서 해야겠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여하튼, 아이들에게도 그냥 준비하면서 있었던 수많은 추억들 중의 하나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준비도 미진하고, 같이 즐겨야 하는 MT인데 주정뱅이들만 술 마시고 먼저 취하고. 원준이는 그나마도 못 갔어라고 윽박지르는 수밖에는 후배들 입 막을 길이 없어 조금 아쉽습니다. 여하튼, 그것도 모두 어제까지의 추억. 난 이제 머리를 펴러 가야겠습니다. 어흥. 더보기
송지희 마약하다 혹은 이나연 눈 따라하다. 더보기
물좋고 공기좋은 상주로 오세요. 상주사는 김진섭(22)씨는 요즘 인터넷으로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인터넷으로 직접 키운 작물들을 팔 수 있는 세상이 왔거든요. "허허허" 세상 사람 모두가 김진섭씨처럼 웃을 수 있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더보기
仙遊島 마실 하나의 사물, 혹은 사건, 인물에 대해 각자가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도서관의 천사'라는 말이 있다. 공시성에 관한 말인데, 무언가를 찾거나 연구하고 있을 때에(이 말은 특히 연구자들 사이에서 잘 쓰인다. 그레이엄 핸콕의 '신의 지문'을 읽어 보면 잘 알 수 있다.) 마침 그것과 관련된 것들이 찾아진다는 말로, 일상에서의 우연에도 아주 가끔 쓰이기도 한다. 미뤄 놓고 미뤄 놓던 선유도 MT 사진을 드디어 현상했다. 사실 하루치기로 다녀온 거고, 몸고생 만빵에다 여자 멤버들은 고기 굽느라고 마음 고생까지 했던 차라 MT라고 하기도 뭐해 마실이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오랜만에 놀러간 스노우캣 홈페이지에서 선유도 마실에 관한 내용을 찾았다. 엇, 놀래라. 도서관의 천사로구나. 여하튼.. 더보기
Monsters.Inc. 포스터에 부가 없어서 약간은 아쉽지만. 여하튼 기다린만큼 만족이 큰 영화였습니다. 디즈니 만화 를 보면서 눈물이 글썽하기란 정말 라이온 킹 이후로 8년여만인 것 같군요. 그렇지만 그때와는 또 다 른 느낌의 눈물인 것 같아 보고 난 뒤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빤들빤들한 대머리가 싫어서 빌리 크리스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목소리만으로도 좋아할 수 있달까. 미안해, 치요! 이젠 부가 더 좋아졌어... 점점 더 어려지는구나. 큰일났네... 더보기
ũ??-! 대박이다, 이 만화. 얼마전에 신각이가 가져왔던 만화도 꽤 재미있었는데. 읽기 전에 극찬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 터라 약간 재미없어할 준비를 하고 빌렸는데, 으아-그 몰입 도라니! 치요, 치요, 크으, 귀여워! 나도 그 안경쓴 선생이 되고파라. ..어쩐지 취향이 변한 듯해. 토모도 마음에 들던걸. 더보기
대화가 필요해 일기를 쓸 때마다 있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글은 여기에 어떤 사람이 와서 읽고 가더라도 무리가 없도록 쓴다. 거의 모든 경우에 퇴고 가 필요 없을 정도이고, 근래의 글 중에서는, 음, 여자친구 얘기가 나왔던 글 정도가 올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했을 정도랄까? 내 입장을 생각해 보아도 헤어진 사람이 자기 홈페이지에 내 얘기를 적 었노라면 기분이 좋을 것은 없을 터이니. 최대한 줄이고 줄여 썼던 기억이 난다. 대뜸 이런 두서없는 글을 적는 이유는, 오늘의 이 글은 단 두 사람에게만 보내는 글이라. 그러나 그 두 사람이 누구인지는 본인들은 100% 알고 있을 터. 이거봐. 오해야. 그건 오해야. 제발 내 말을 좀 들어 이놈들아. 어흥. 어흥어흥. 터지는 것은 울부짖음뿐이로구나. -아, 성석제 선생님 동인문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