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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귀향 어쩐지 조금은 억울하다. 물론 귀향이라는 말이 갖는 어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에 게는 정든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야말로 귀향인 것이다. 나름대로 애상감 넘치는 행위이건만, 대부분 의 사람들이 C급 유머인 줄 알고 예의바르게 웃어주고 만다. 여하튼, 그렇게 내 고향 인천으로 귀향. 열흘여만에 보는 동네는 그대로이다. 눈에 익숙한, 그 모습들 그대로에 다시 눈이 맞춰지기까지 잠시의 낯설음은 항상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이다. 집으로 내려오는 교통수단 중에 꽤 고급에 속하는 삼화고속 시외버스는 최종도착지인 우리집 앞으로 바로 오지 않고 인천 이곳저곳을 돌아서 온다. 대학생활 동안 수십여차례 타본 덕분에 눈에 익은 곳도 있지만 그 대부분은 기왕부터 내가 알고 있던 곳이다. 이렇게 스쳐 지나가며 다시 .. 더보기
여행에서 돌아오듯이 그렇게. 여행에서 또 다른 여행으로 가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여행에서 돌아오듯이. 더보기
나비씨 미안. 하지만 오랜만에 내 사진으로 등장하려니 어쩐지 쑥스러워서. 한동안 글만으로 쓰다가 갑자 기 사진 넣으려니 부담되기도 하고. 그래서 이렇게 동기의 우정을 빙자하여 방패삼아 슬쩍 숨고 말았어. 그렇지만 사진 꽤 잘 나왔다니까. 제로스옹, 사진도 예술적으로 찍으시더라고. 티셔츠 카 라를 꼭 세우고 다니시는 건 그다지 예술적이지 않은 듯 하지만. 아, 그리고 공지. 집근처에 현대전자 대리점 있으신 분. 디지털 카메라 AS를 좀 맡기려 하는데요, 신촌집 근처나 인천집 근처에 아는 곳이 없어서. 그냥 용산으로 가면 되는걸까? 여하튼, 상식 있으 신 분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 나비씨. 요새 홈이 좀 이상하던걸. 왜 그래? 더보기
민간인 최대호입니다. 이런 글을 쓸 때마다 도용하게 되는 Back to the real life. 식상해서 차마 제목에는 쓰지 못 하였다. 아하하. 드디어 연극이 끝났다. 어딘가 후련하지만...그래도 연극 끝난 거에 비하면 하고 있으면서 힘들 때는 행복했었어.(tribute to 세르게이 본 미글라소프.) 5회에는 이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왔다. 그 사람은 나보다도 먼저 연극부에 있었던 사람이니, 선배 되는 입장에서 연극을 보러 오는 것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일이다. 연기하면서야 누가누가 왔나 일일이 신경쓸 정도로 여유가 없으니 그렇다 치지만, 연극이 끝난 후에는 문득 대하기가 꺼려져 화장실에 숨어 애꿎은 담배만 태우다 왔다. 평소에는 피우지도 않는 것을. 덕분에 어제부터 계속 가래 침을 뱉고 있다. 삼십분여의 다음 .. 더보기
이제 슬슬 애상감이 들기 시작한다. 몇 번 해 봤답시고 이러는 걸까, 내일 제6회가 끝난 뒤에 두달이 추억 으로 접혀 버리는 그 순간의 기분이 문득 느껴져 전율하다. 여하튼, 3-4회, 무사히 끝나줘서 고맙다. 너희도 이제 어제로 지나가줘. 아, 이러다 정말 울지도 모르겠다. 연극, 왜 하지? 더보기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연극동아리 연극과 인생입니다. 저희 열아홉번째 공연 '굿닥터' 잘 봐 주시고요, 핸드폰들 꺼 주세요. 말, 말, 말. 류왕수 : 니가 먼저 해 이나연 : ...아니네? 온갖 실수들. 이젠 뒤로 넘어간 공연이 되어 내일 할 3회공연의 소품만큼도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백양로를 내려오며 서로의 눈을 쳐다보고 웃을 수 있다면. 아아. 난 연극을 하고 있습니다. ------------------------------------------------------------------------------------------ 제로스님, 안개양, 좋아하는 동기 신애, 사기꾼 어윤선병장, 얼굴기억 못 해 죄송했던 만세님, My BIG BRO 상원, 여자친구도 없이 우울하다 경연, 꼭 달라붙기는 얄밉다 이소영, 면목없어요 엽이형, 이외의 모든, .. 더보기
2002년 10월 1일 방명록에 어떤 분의 글에도 잠시 적어 두었지만. 전 이번 공연의 주연배우와 무대감독을 겸하고 있 습니다. 그래서 공연막판이라 무대공사가 한참인 요즘에는 신경이 약간 곤두서 있었는데, 오늘 마 지막 못을 박을 때부터 긴장이 풀린 탓인지 기분이 묘하더니 다들 보내고 혼자 조명을 받고 있다 가 눈물이 글썽해버렸습니다. 야아. 야아. 이래서 나는 연극을 하는구나. 이렇게 나는 여기에 있구나. 존재하는구나. 팜플렛이 나와 줬습니다. 기대하던 것보다 더 뽀대나게 나와 줬습니다. 아아. 행복해라. 행복하여라. 고마와. 연극과 인생. 고마와, 세상. 그냥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잘자. 아아. 난 행복해. 아아. 더보기
수상하다 수상해... 이소영, 수상하다... 심상치 않은걸... 자백을 기다려 보기로 할까... 결정적 단서가 필요해. 더보기
???? 기대했던 연고전에서 압승당해 버렸습니다. 연대의 준우승을 자축합니다. 이렇게 얼렁뚱땅 (예정대 로라면) 군대가기 전 마지막 연고전이 끝나버렸군요. 작년이 약간 더 재미있었던 느낌. 그나마 올해 에는 스스로 즐기기의 미덕을 몸에 익히고 있었는데도 그랬으니, 작년의 내가 올해의 연고전에 참가 했더라면 더 재미없어 할 뻔 했군요. 그래도 뭐, 연고전이야 항상 어느정도의 퀄리티는 보장해 주는 이벤트니까. 응원신곡들이 아주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와서 신나는 시간이었던 같기도 합니다. 물론, 계절은 가을이라 그럴법도 하지만, 역시 오늘 아침 문득 잠에서 깨어 창밖에 오는 비를 보고 가슴이 찌잉했던 것은 지나간 사람을 떠올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헤어진 뒤 잘 살고 있으면 섭섭할 터이고, 힘들어하고 있으면 가슴아플 .. 더보기
2002 정기 연고전 연극도 막판인데다가 이번주는 2002정기연고전이라 홈페이지에도 매일은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요새 제일 좋아하는 곳인데도 말이지요. 올해도 멍청하게 고연전이라고 실수를 되풀이하는 저 안암 촌것들에게, 필승! 전승! 압승! 통일연세 선봉문대 국문학과 01학번 최대호입니다. 더보기
???? 더보기
막판 드디어 연극 막장이다. 내일은 바닥에 깔 부직포를 가져 오고, 모레에는 합판과 각목 등 일체의 무 대 소모품들을 극장에 들일 예정이다. 토요일에 밤을 새워 고대앞을 행진하고, 일요일 오후부터 꼬박 화요일 새벽까지, 나와 남자 동기들은 밤을 새워가며 무대를 세워 낼 것이다. 화요일 오후에는 조명이 세팅될 것이고, 수요일에는 테크니컬 리허설과 액션 리허설이 마지막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할 일들이 넘쳐나고, 투닥투닥 부딪칠 일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웃음이 끊기지 않는 이 팀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그래, 그러면 됐지. 재미있으면 됐지. 관객들이 좋아하느냐 아니 냐는 또 다른 문제니까. 우리가 즐겼는가가 가장 먼저니까. 미안. 잊고 있었던 것 같아. 다들, 수고한다. 이건, 외부에는 유출시키지 않.. 더보기
제발 실실 쪼개지만 말고 가르쳐 줘, 멜. 도대체 여자들이 원하는게 뭐야? 더보기
피곤하다 힘들고 피곤하다. 사실 나 좋은 일 하느라고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을 온통 파서티브 로만 소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스스로 응석을 부리듯 힘들다 힘들다 하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어느 정도는 걸러 보지만. 가을도 연극도 인생도, 쉽지 않은 하루였다. 여러가지로 얼굴을 찌푸린 사진들 있지만, 오늘의 이 복잡함을 표현할 만한 피곤한 사진은 아직 찍은 적이 없어서 패스. 컴퓨터 옆의 거울엔 이렇게도 생생히 살아 있는데. 너무 땡깡땡깡 사는 건 아니냐, 최대호. 누구보다도 자기 이름을 부르는 데에 익숙한 사람이잖아. 너는. 나는. '왜' 지금을 살고 있는지, 살아지고 있는 건지 살고 있는 건지에 대답할 수 있어? 뭔지 모르겠지만, 지금 행복함과 충만함에 가득 차 있으니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더보기
벌써 일년 오늘 아침에는 등교를 하다가 전전 여자친구와 전 여자친구가 약 십여미터 차이로 나란히 걸어가 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다니는 학교는 통행로가 길쭉하니 하나 라서 옆으로 빠진다거나 돌아서 간다거나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채플시간전에 만나기로 한 사람 과의 약속에 늦기도 했고, 어쩐지 천천히 걷다가는 슥 돌아보는 눈길에 움찔할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뛰어 버렸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다들 걷는데 혼자 뛴 것이 더 튄 것 같았다는.... 게다가 걷는 모냥이나 뛰는 모양이 그리 바른 편이 아니어서, 멀리서 보고도 쉽게 식별이 가능한 축이라고 하던 주위의 충고도 생각나고. 여하튼 여러모로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한 주의 출발 이었습니다. 세번째 씨씨는 운명같은 여자를 .. 더보기
고맙습니다 여기도 연지 벌써 보름이 되었어요. 하루에 못 되어도 하나씩은 꼬박꼬박 일기를 올리고(차마 '쓰고' 라고는....) 있었으니 대충 그 맘쯤 되었겠다, 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친척아이가 훌쩍 커진 모습 을 보고 내 세월을 반추해 보듯 이 보름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돌이켜 보기도 합니다. 언젠가, 굉장히 유명한 한 홈페이지에서, 그동안 방문해서 족적을 남긴 분들의 이름을 주욱 적어 놓은 것을 보고(몇백명쯤 되었었죠) 굉장한 감흥을 받았던 일이 기억나, 이 홈페이지에서도 보름에 한 번, 혹은 한달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해 주신 분들의 이름과 간단한 코멘트정도만 달아보는 것이 어 떨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때, 그 몇백명 중에 하나 있는 제 이름이 무척이나 반가웠던 생각 이 나네요. 왕왕(류.. 더보기
Bunny Boy 스캔하러 가긴 귀찮고, 디지털 카메라는 비싸서 못 사겠고, 디지털 캠코더는 메모리 스틱을 잃어 버려서...계속해서 추억을 더듬는 척하면서 이미지 컷으로 때우고 있었는데 한 친구한테 너무 얄팍 한 수라는 지적을 쪽지로 받았습니다. 저만 고민하는 줄 알았는데 사진을 게시하는 홈페이지를 갖고 있으면서 디지털 캐머라(이히히)가 없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라더군요. 어쨌든 그래서 식상하나마 제부도 사진 또 올립니다. 숙소를 잡고 나서 다같이 회를 먹으려고 준비 하는 중입니다. 뭔 탕인가를 먹으면서 서로 사진들을 찍다가 토끼를 형상화하여 가볍게 찍었습니다. 저게 무슨 형상화야! 하면서 실망하시면 곤란합니다. 밥먹기 전이라 그냥 장난삼아 해 본거지, 정말 마음만 먹으면 초절정 코믹 연출사진의 달인들이라니까.. 더보기
도원결의 자판치는 법을 어디서 정식으로 배운 일이 없어서, 종종 헛치곤 합니다. 오늘도 저 '도원결의'를 쓰는데 헛나가는 바람에 도우너결의를 써 버렸지요. 둘리랑 또치랑 셋이서 깐따삐야 별로 가자는 결의일까요. 명절이나, 긴 휴일에는 기억할만한 하나 둘의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번 연휴에는 계속해서 들었던 박정현의 '꿈에'와 Fly to the sky의 'Condition of my heart'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외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후배가 빌려준 Play Station2로 즐겼던 '진 삼국무쌍'! 삼국지의 주인공들이 나와서 베고 때려 부수는 오락인데, 삼국지의 열혈 매니아답게 꺄악꺄악 소리 를 질러가며 즐겨 보았습니다. 이미지컷은 '도원결의'. 삼국지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다 아시죠? .. 더보기
추석입니다 송편사진이나, 한자로 추석이 쓰여진 달사진같은 것도 구해 보았는데, 왠지 식상한 느낌이어서 그냥 이 사진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적어도 이 곳에서 누구의 추석이 가장 좋기를 빌까, 하고 생각을 해 보니 대뜸 생각이 났습니다. 역광을 배경으로 마치 '반지의 군주'의 간달프마냥 신비스런-_-(아하하, 저 위대한 표정 처음 써 봤는데 되게 힘드네요 형)분위기를 자연스레 내고 계신 분이 이 집의 정신적 지주이신 NEOFISH님이 십니다. 학교선배님이시지만, 이제는 뭐랄까 동네 형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여하튼 두번의 강릉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신 강릉원주민이시지요. (왕왕군과는 대강릉고 동문이시고요.) 이번 강릉행은, 너무 훌쩍 떠나는 바람에 뒤에 따라오는 일행과 사나흘의 시간차가 나버렸습니다.. 더보기
클럽에 가다 어젯밤에는, 휴가를 나온 연극부 선배와 함께 술을 마시고 홍대 앞 클럽에 놀러 갔었습니다. 작년 봄즈음에 한 번 가 봤었으니, 클럽에 가기 위해 홍대쪽을 찾은 것도 근 일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지요. 약간 술이 들어간 채로 가서 그런지, 의외로 쉽게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춤추면서도 혹시 나 인천양아치 분위기 내지 않게 흠칫흠칫해가면서 말이죠. 한참 춤을 추다가 약간 지쳐서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앉아 선배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두분이 있었는데, 두분 다 키가 190이 넘는 분들이라 보는것만으로도 아주 역동적인 느낌이 물씬 물씬 나는 풍경이었습니다.) 갑자기 옆에 있던 알지도 못 하는 여자가 손을 덥썩 잡는 것이었습니다. 또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아, 이거 이 여자가 지금 마.. 더보기
LOVE 기억하시죠? The greatest thing you'll ever learn is, just to love and be loved in return. 기억해 내세요. 가을이 가기 전에. 더보기
Sunset 홍기군이 찍은, 서해 뻘에서의 일몰입니다. 정말이지, 설악산 소청산장에서 본 동해의 일몰과는 또다 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름에는 좋은 걸 꽤 많이 봤네요.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거대한 자연 앞에서는 시도를 하면 할수록 언어라는 도구로 감상이나 외양을 표현하는 것이 터무니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언어가 짧은 탓 이든지, 혹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든지. 정말이지, 사진이 아니고 그 날 바로 그때로, 한명 한명 데려가 보여주고 싶군요. 더보기
그래, 힘내자구! 원, 처키도 제 짝이 있는데, 나라고 없겠어? 더보기
크으-살맛난다! 뭐랄까, 요새는 수업과 연습에 치이느라고 돈도 없고 여유도 없지만 (수업은 사실 뭐...) 그래도 무언가 살 맛 나는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을 받을 것은 딱히 없는 날들인데도, 스스로의 마음가짐 이랄까, 여하튼 셀프컨트롤인 것 같습니다. 가을이 와서 싱숭생숭한 것도, 이 사람 저 사람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거나 새로이 쌓이는 것도 모두 왠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 즐겁습니다. 그나저나, 연극이 끝나면 이번엔 과연 무엇으로 채울지...매일 장난처럼 소개팅, 소개팅 하지만 막상 해 줘도 돈은 둘째치고 공강시간 아니면 열시 이후 밖에는 나갈 시간이 없으니... 그저 이번에도 공연 보고 혹시나 마음 설렐 여학생 없나 찾아 봐야지요. 미랑, 네 어깨가 무겁다. 여하튼, 오전 11:50. 오.. 더보기
여행, 친구들과. 갑작스런 여행은 언제나 배로 힘들고 배로 즐겁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그 도를 한층 더해 설악산, 안산, 강릉, 그리고 제부도에 다녀왔는데 이중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았던 설악산에서의 사진은 아직 스캔을 하지 않아서 후일로 미루어 둡니다. 제부도행은 I.N.K Family와 함께 간 여행이었습니다. 이름의 유래는...뭐랄까 사실 남들에게는 유치 하다고 말하면서도 스스로는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여행을 함께 간 친구들과 제가 청소년기를 온통 쏟아부은 동네가 인천시 남구 관교동이었거든 요. 그래서 이니셜을 따서 I.N.K. 이들이 없이는 내 삶을 설명할 수 없지요. 정말이지, '최대호'라는 이름은 '엄마의 최대호', '동네 수퍼마켓 아줌마의 최대호', '학교 후배의 최대호'등등, 수많은 이름들이 합쳐지고.. 더보기
Meow-! (GET FRESH) 제부도 사진들, 가는 길의 버스에서의 사진부터 하나하나 올려보려고 했는데. 왠지 오늘 읽을 사람들 중의 몇몇한테 선물삼아 보여주고 싶어서 스윽 뽑아 왔습니다. 보고 웃으시라고요. 제목의 영어는 무슨 뜻이 있는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고양이 울음소리지요. 보통 사람들이 살면서 어지간히 존재감이 없지 않는 한 이름이나 외모와 관련된 별명을 하나씩은 갖기 마련인데, 전 둘 다 있었지요. 별명의 양대산맥, 최대포와 여우. 그래도 뭐랄까, 최대포는 사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나쁜 뜻은 아닌데다가 변형의 여지도 별로 없 지만, 여우는 원 얍삽여우 표주박여우 저승사자여우 등등 각종 하이브리드에 시달려온 터라... 뻘에 들어가서 다들 이것저것 그리고 놀았는데, 미적 센스가 탁월한 기상군이 여우를 그려줬습니다. 잘 보면 음.. 더보기
2002년 9월 15일 일요일 뭐랄까, 이 공간을 보다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꾸며보자는 의도도 있고, 너무 비쥬얼한 면만 강조 해서 진짜 심심풀이삼아 스윽 들러보는 건 아닌가에 대한 경각심도 있고. 좋아하는 한 형의, 일기에 대한 얘기를 읽고 난 뒤 나름의 생각도 있고. 그래서 어쨌든 여기에도 오로지 문자라는 텍스트만으로 한 번 꾸며 보려고 합니다. 올라갈 것은 주간영화잡지 씨네 21에 실린 글을 보고 생각난 것들을 적어본 근래의 글입니다. 황신혜밴드인가에 있는 김형태씨의 칼럼인데, 뭐랄까, 그 나이 먹어서까지 그렇게 네가티브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편 대단해 보이고 한편 한심해 보이는 야릇한 글이라 즐겨 읽습니다. 여하튼, 언제 어디서든 딴죽을 거는 걸 지켜 보기란 즐거운 일이니까요. 징그럽게 깁니다만, 이렇게 처음부터.. 더보기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크으-! 나중에 언젠가 나이들어 보려고 아껴 아껴 놓았던 영화인데. 무의식중에 TV를 틀었다가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새 바람이 가슴에까지 불어 들어와 로맨틱 코미디는 될 수 있는 한 안 보려고 했는데. 라디오의 어디선가 들어 보고 느낌이 좋다 싶어, 가수 이현우가 부른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귀에 얹히도록 들었거든요. 그 익숙한 멜로디가 갖가지로 변주되면서 내용과 녹아들어 가는 그 느낌이라니. 정말이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비밀이지만.... 아니, 아닙니다. 일이주일 내로 아마 비밀이 아닐 수 있을 거예요. 때아닌 춘풍으로 가을낙엽과 함께 심중이 소란한 요즘입니다. 더보기
내 딸 공주 만들기 사실 대항해시대나 심시티 류도, 사람의 취향에 따라 화제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지만, 제 나이 또래의 사내녀석들이라면 이 게임을 피해 간 사람이 오히려 마이너일 것입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 첫 딸의 이름은 최다희였는데,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 만 시켰더니 농부의 아내가 되어 버렸지요. (물론 에디터를 구한 뒤에는 여왕도 만들어 보고 마왕도 만들어 보고 거리의 여자도 만들어 보았지만) 그래도, 시집을 가던 전날 편지를 보내왔어요. '교육을 받지 못 한 것은 안타까워요. 그래도, 저는...행복해요. 아버지 감사합니다.' 울지 않았던 열혈아빠가 몇이나 될까요. 이후에 다 끝난 줄 알았더니만 신이 나와서 몇마디 깐죽거리는 말을 한 뒤, '당신은, 훌륭한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좋은 아버지였습니다.' .... 더보기
한 판 옆에서는 연극을 같이 하고 있는 멤버들의 포커 한 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딱히 그것에 맞추어서 받아 놓은 것은 아니고, 젊은 날의 항해를 같이 해 주었 던 게임 대항해시대의 이미지 파일을 받아 놓았던 것 뿐인데, 우연히도 잘 매치 가 되었습니다. 집에들 좀 가....에이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