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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자전거길

5. 4대강 새재도보길 - 후루룩 마무리 4대강 자전거길을 다녀온지 딱 1년이 넘었다. 작년인 2014년 한 해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달렸던 것이다. 9월에 새재자전거길의 중간까지 다녀온 뒤로 날이 추워져 멈추었던 국토종주는 이후 긴 휴가마다 교토를 찾게 되면서 잠시간 거리를 두게 됐다. 이틀이나 사흘 동안 다녀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번 다녀오면 며칠 동안이나 근육통에 시달리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떠나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부상과 사고도 걱정됐지만, 무엇보다 중간에 한 차례 쉬게 된 일의 매무새를 잘 짓지 못하는 천성 탓이 컸다. 그러면서도 며칠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탈 때마다 마음에 걸렸다. 한 만큼만 더 하면 끝나는데, 하고. 그래서 딱 1년이 지난 2015년 9월 중순에 다시 떠났다. 전국의 자전거 코스 중 최장 .. 더보기
중간 속보 새재자전거길 다녀온 후기를 쓰고 있는 중 잠시. 오늘자 한겨레일보 기사입니다. ----------------------------------------------------------------------------------------------------------------------------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정부, 내년 조기 종료 방침 시간당 10대 미만 구간 태반…서·남해쪽 사업 포기 ‘엠비(MB)표’ 자전거도로 사업이 대폭 축소돼 내년에 조기 종료된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4대강 사업과 함께 전국에 물길을 따라 ‘ㅁ자형’으로 자전거도로를 조성하려던 사업인데,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되면서 ‘ㄱ자형’으로 끝나게 됐다. 안전행정부는 2일 “전국을 국가자전거..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홈 스윗 홈 문경시의 외곽으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불이 켜진 건물은 문경소방서였다. 나는 조금 기뻤다. 끝내 그 거리를 걸어낸 성취감도 있었지만, 마라톤이나 국토종주를 하다가 소방서에 들어가 물 한 잔을 부탁하고 소방대 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떠나는 오래된 로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망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아시안게임 축 구를 보고 있던 소방관들과 의무소방 대원들은 불정역에서부터 걸어왔다는 말을 듣고는 물을 떠주네, 바람을 부 쳐주네 활발한 수선을 피웠고 문경 시내의 지리를 몇 차례고 거듭 가르쳐주었다. 역시 소방. 멋져. 소방관들이 가르쳐준 핵심정보는 '점촌역을 찾아라'였다. 어느 도시나 시청 인근이 번화하지만 문경시청은 문경 외곽에서도 꽤 들어가야 한다. 물론 멀쩡한 자전거라면 금세 가 닿겠지만 밤..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새재도보길 바람은 시원했다. 사방이 불꺼진 산중이라지만 차도 안 다니는 뻥 뚫린 길에 시간은 고작 저녁 일곱 시. 다음 거 점인 상주까지는 31km이니 넉넉 잡고도 아홉 시에는 도착할 판이었다. 상주는 새재자전거길의 종점이자 이 날 의 목표지점이기도 했다. 모텔 잡고 샤워 하고 야식 한 끼 먹고 나서 '그것이 알고 싶다' 보다가 자면 되겠네. 나 는 신이 났다. 불정역을 뒤로 하고 십 분쯤 달렸을까. 몇 시간 동안 달리면 체력은 분명히 출발할 때보다 떨어져 있지만 타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좀 더 적은 힘을 들이고도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느낌을 즐기면 서 달리고 있는데. 달각달각. 달각달각. 아뿔싸. 두근두근하며 브레이크를 잡고 안장에서 내려 천천히 뒷바퀴를 바라보니. 처음 만난 날인데..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불정역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구간으로 말하면 이제 겨우 두번째 구간. 이화령에서 출발해 문경읍까지 간 것도 이 구간 내에선 반도 안 된다. 다행히 각도가 세거나 커브가 심한 길은 끝나고 지금까지 흔히 보아오던 평온한 길이 이어 진다. '고모산성' 등의 이름이 보이고 직선 길이 아니라 뺑 둘러가는 길이 나왔다 싶으면 이번 거점인 '문경 불정역'에 다 온 것이다. 불정역은 폐역이지만 관광 상품화를 잘 해 놓아서, 내가 도착했을 때엔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도 여전히 사람들 로 붐비고 있었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 인근엔 도시 하나 없는 곳이라 모두들 자기 차로 놀러와야 하는 곳인데 도 그랬다. 불정역을 중심으로 보았을 때 왼편으로는 레일 바이크가. 오른편으로는 특히 불정역만의 명소인 레일 펜션이 있다. 이 레일 펜션은..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선배의 은혜 만났다, 선배님들. 패치에 본드, 렌치까지 빌려주었고 처음 해보는 내가 혼자 낑낑거리고 있자 도와주기까지 했 던 라이더 선배님들. 정말 고맙슙니다. 다 고쳐준 뒤, 주말을 이용해 달리는 중이라는 회사원 선배님은 소조령 쪽으로 달려갔고,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중이라는 태권도 사범 선배님은 나와 같은 방향이긴 하지만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먼저 달려갔다. 저도 언젠가 길 위에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 습니다. 라이딩으로 올랐든 워킹으로 올랐든 이화령은 이화령. 선배님들이 찍어줬다. 떠나기 전의 두 영웅. 다시 한 번 어휴 고맙습니다. 북한강의 소양강 처녀처럼, 이 길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장씩 찍는 이화령 사진. 남의 블로그에서 볼 때엔 정말 별 감흥 없었는데 직접..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전기라서 죄송합니다 수안보 시외버스터미널이라지만 따로 터미널로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2차선의 길가에 세워준다. 서울 방향에서 온 라이더라면, 왔던 방향으로 돌아 300m 가량 달리면 새재자전거길의 두 번째 거점인 '수안보온천'의 무인인증 센터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공원 한 귀퉁이에 있다. 주변과 잘 어우러져 진짜 전화부스처럼 보이기 때문에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번 라이딩을 떠나기 전까지 몰랐는데, 4대강 자전거길의 무인 인증센터가 마치 전화부스처럼 보이는 것은 컨 셉을 그렇게 잡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폐 전화부스를 재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헷갈리게 왜 저런 모 양을 해 놓았을까, 라고 비난했던 것이 머쓱해졌다. 현명한 행정이십니다. 죄송합니다. 도장을 쿵쿵 찍는다. 이번 라이딩에서는 이 이후로 도장 인증샷..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수안보로 가자 남한강자전거길에 다녀온지 석 달이 지났다. 에랏 떠나야지, 하고 짐을 싼 것은 몇 차례나 되지마는, 갑자기 업 무 메일이 날아와서 풀고 몸이 으슬으슬해서 풀고 태풍이 와서 풀고. 하기사 생각해보면 이도저도 다 변명일 수 있다. 다녀와서 일에 치이든 나가는 길에 감기약을 사먹든 비를 맞으면서 달리든, 일단 출발하면 끝 아니겠는가. 그래서, 출발했다.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을 틈타 대담하게 떠난 다섯번째 4대강 자전거길 코스. '남한강자전 거길'에서 이어지는, '새재자전거길'이다. 새재자전거길은 남한강의 충주에서 시작해 낙동강의 상주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당연히, 남한강자전거길과 낙 동강자전거길을 이어주게 된다. 거점은 다섯 개, 길이는 총 100km이다. 출발점인 탄금대도 지나가는 수안보 온천도 이름난 곳.. 더보기
이준휘, <자전거여행 바이블> (꿈의지도. 2014, 6.) 자전거 라이더이자 블로거인 이준휘 씨의 2014년 신작. 부제는 '제주도 일주에서 국토종주까지 자전거여행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전국 테마별 자전거여행지 55곳 완벽가이드'. 제목 그대로 (국내) 자전거여행의 가이드북이다. 책은 '프리뷰'를 제하고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55개의 자전거여행지가 하나의 꼭지를 이루어 10개의 장에 나뉘어 있는 셈이다. 10장 가운데에는 '서울 근교'나 '인천 섬코스', '중부지역'과 같이 지역별로 나뉘어진 카테고리도 있고 '캠핑&라이딩'이나 '기차와 자전거여행', '국토종주'와 같이 테마별로 나뉘어진 카테고리도 있다. 이 블로그에서 독후감 카테고리가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도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최근에야 자전거 타기에 흥미를 붙인 내 개인적인 사정 때..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한강 종주 완료 혹시나 잊으셨을까봐. 저는 지금 충주 - 남양주 방향의 남한강자전거길 마지막 구간인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 구간을 달리고 있습니다. 다시 나타난 아트터널. 배트케이브처럼 안으로 이어진 조명이 빛난다. 조명 끝이 밑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이 터널 또한 내리막임을 알 수 있다. 남한강자전길이 10km도 안 남았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터진 낭만 깨방정. 이때껏 사진 한 방 안 찍고 몇십 km를 달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 여기저기 렌즈를 들이댄다. 별 특징도 의미도 없는 철교에서도 괜스리 찰칵. 콧노래 불러가며 슬슬 달리고 있는데 아니, 안내판에 익숙한 이름이. 춘천 신매대교. 지난 주에 다녀온 북한강자 전거길의 마지막 거점이다. 자전거를 멈추고 둘러보니 저 멀리로 거지 꼴을 해서는 북한강자전거길 종..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인민의 벗 이 기사는 여행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것이니 무엇보다 여행 관련 정보부터 먼저. 남한강자전거길에서 슬쩍 옆 으로 빠져 몽양기념관으로 올라가는 500m는 굉장한 업힐이다. 몽양을 만날 자 이 정도는 각오하라는 것일까. 아무튼 참고 바란다. 씩씩대며 올라가면 먼저 몽양 유객문이 방문자를 맞는다. 유객문(留客文)은 머무를 류 자, 손님 객 자, 글월 문 자의 글자 그대로 풀면 '손님을 머무르게 하는 글'이다. 그 러니까 '몽양 유객문'이라 하면 몽양이 손님을 머무르게 하려 쓴 글, 이라는 뜻이 되겠다. 몽양 유객문의 출전은 '주자 유객문'이다. 주자는 성리학의 집대성자인 그 주희 맞다. 주희는 귀한 손님이 오면 반가운 마음에 그가 빨리 일어나지 않고 좀 더 머물렀다 가도록 일종의 퀴즈를 내었다 한다. 다음의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아트터널에서 종주수첩의 남한강자전거길 소개글을 읽어보면 '옛 기차길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구간으로서 기차가 달리던 폐 철도, 폐교량, 폐터널 등이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재탄생되었다'는 문구가 있다. 이 설명은 대체로 남한강자전거 길의 마지막 구간인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 구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폐교량, 폐철로 위를 달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은 역시 폐터널. 23km의 길지 않 은 구간에서 여남은 개의 폐터널을 만나게 된다. 뒤에서 오는 자동차 걱정할 필요 없이 터널 안을 달려도 된다는 것도 신나지만 잠시나마 햇빛을 피하며 냉골 같은 바람까지 쐰다는 것도 짜릿한 쾌락이다. 그 터널 가운데에서도 또 눈에 띄는 것이 위 사진에 보이는 '아트터널'. 다른 터널들은 안내판에 그냥 'OO터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끝까지 겸손하게, 다비드처럼. 남한강자전거길의 6개 구간 중 5번째 구간인 '이포보 - 양평군립미술관'은 그냥 지도로 말하자면 여주시에서 양 평군으로 넘어가는 코스이다. 양평군은 상주시 등과 더불어 지자체에서 '자전거의 도시'로 홍보하는 몇 군데 중 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일반 도로가 아닌 자전거 길에도 게시판과 홍보물 등을 빈번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아닛. 지나기만 해도 귓불이 어깨까지 늘어나고 촉한을 차지할 수 있게 될 것만 같은 이름의 다리. 북한강자전거길 때에도 느낀 것인데, 확실히 경기도의 안쪽으로 들어와 서울 방향으로 달리면서부터는 사진을 안 찍게 되는 것 같다. 서울과 경기도의 풍광 또한 이름난 것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으니 아마도 그저 눈에 익숙 한 모습이어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슥슥 하고 달..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여주보 옵서예 순식간에 뿅 하고 도착.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 두리번거려본다. 여주에는 심지어 보의 벽면에도 세종 어제 훈민정음이. 한두 번 봤을 땐 감동적이다가 자꾸 보게 되니 너네 너무 광 판다,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알기로는 세종대왕릉도 원래부터 여주에 있었던 게 아니라 나중에 이장된 것인 데. 보 한 쪽에는 유인 인증센터가 있다. 바깥의 무인 인증센터에서 이미 도장을 찍은 터라 딱히 들어갈 필요는 없었 지만 종주길을 맨 처음 시작하던 아라뱃길 서해갑문에서 들어가 봤던 것이 전부라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자전 거 도로에서도 사람 하나 못 봤는데 자전거길 인증센터에 사람이 없는 것은 정한 이치. 센터 안에는 4대강 홍보 사진들과 함께 보나 발전소 같은 시설을 축소해 놓고 그 작동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한 장치가..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세종대왕릉 전날 이미 꽤 많은 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이틀째에는 여유가 좀 있었다. 닭 한 마리 다 먹고 푹 자는 것 또한 집 나와서 누리는 호사 아니겠나 싶어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잤다. 두꺼운 커텐 덕에 세상 모르고 잤다. 창문을 열어 보니 여주 시내에는 이미 해가 쨍쨍. 시계를 보니 아침 아홉 시 반인데 도로에서는 벌써 김이 피어 오른다. 샤워하고 짐을 챙겨 나오는데 아주머니는 하던 페인트 칠을 멈추고 얼음물 한 병을 더 챙겨주었다. 혹여 나 여주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또 들러야지. 출발 전 계기판 확인. 전날 한 칸에서 두 칸 사이를 오가며 속을 태우던 배터리는 밤새 전기를 흠뻑 마시고 만땅 을 채웠다. 지금까지 자전거를 사서 달린 총 거리가 453km인데 어제 하루 달린 거리가 122km이다. 푹 곯아떨어 질..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비사이로 마까 그럼 출발. 출발하고 삼십 분쯤 지났을까, 안개와 빗방울 사이쯤에 있는 물이 얼굴에 와 닿는다. 출발하기 전날 밤, 이 날 오후 강수확률 60%, 예상 강수량 1-4mm라는 예보를 본 터였다. 강수량 1-4mm는 도대체 뭐야, 하고 검색해 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던진 바 있었다. 이곳저곳의 답변을 총합해 보면, 온다고도 안 온다고도 할 수 없는 비가 예측될 때 기상청에서 때리는 기준이 1-4mm, 라는 것이었다. 과연. 그것이 이런 의 미였구먼. 한 5, 60cm 앞에서 가끔씩 약하게 뿌리는 분무기를 맞는 느낌이랄까. 시원하니 잘 됐다. 하고 달리는데, 앞 쪽 멀리에서 한 라이더가 달려온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라 아직 멀리에 있는데도 고개를 꾸 뻑하며 인사를 했다. 그는 오던 속도 그대로..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고독한 라이더 왔던 길 고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구만. 일기에 구구절절이 쓰기 하도 한심해서 툭 치고 넘어가는데, 나는 여 기서 길을 잘못 들어 약 20km를 더 달렸다. 날은 가장 더운 낮 두 시경이라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북한강자전 거길 때에 해 지고 전방 후레쉬 꺼진 판에 틀린 길 10km를 달리다가 대판 넘어지기까지 했던 이제의 나는 웃으 며 달린다. 하하하 한심해. 하하하 샹 한심해. 평일에 다녀와서 더 그랬겠지만 남한강자전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독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 기도 인근에 들어서면서부터 종주를 시작하는 사람들에다 운동을 나온 동네 라이더들까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틀 동안 달리면서 만난 라이더가 열댓 명 안짝인 것 같다. 위의 사진은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데 우연히 나타 난..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양반이 보고 있다. 이제 갈 곳은 남한강자전거길의 진짜 출발점인 충주댐 인증센터. 탄금대 인증센터에서는 11km가 조금 넘는다.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것이라 길 잃을 염려가 없어 좋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멍 때리며 달리다가 갑자기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니 여기 인도야 뭐야. 아무리 자전 거 도로라지만.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길 옆은 굉장한 경사였는데, 무술 공원 인근에 사는 흑염소들답게 마치 산양처럼 펄 쩍펄쩍 뛰면서 내려가 버렸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사진은 충주탄금대 - 충주댐 구간을 달리며 내가 받았던 인상을 잘 담은 한 컷이다. 남한 강의 풍경 수려하고, 인근을 둘러싼 위락시설, 운동시설 또한 수준급이다. 그런데 도무지 사람이 없다! 평일 대 낮이니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 없는 것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무술의 근원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처음으로 간 곳은 '충주탄금대' 인증센터. 남한강자전거길의 거점은 아니고 남쪽으로 쭉 이어지는 새재자전거길의 출발점이긴 하지만 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아 미리 들러 인증 도장을 찍어봤다. 남한 강자전거길의 출발 거점인 '충주댐' 인증센터는 지도 상에서 북북동 쪽이라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 것도 한 몫 했다. 아닛. 역시 남한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이런 공원 저런 공원 많이도 들어봤지만 세계무술의 중심지가 충주에 있을 줄이 야.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멈춘 것인데 사진을 찍고 난 뒤 경로를 검색해 보니 여기가 바로 충주탄금대 인 증센터의 진입로였다. 충주터미널에서 출발해 정말 눈 깜짝할 새 도착하니까 처음 가는 분들은 주의 바란다. 도로 한 가운데에 풍기는 낯선 기운이 바퀴를 멈추게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충주로 가자 지난 번에 적은 바와 같이, 당일치기로 가능했던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자전거길(서울), 그리고 북한강자전거길의 종주가 다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최소한 1박 2일 이상의 코스들 뿐. 이틀의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지만 막상 시 간이 난다 하더라도 체력 관리와 같은 중요한 문제서부터 버스로 자전거 나르는 것은 어떡할 것인지, 도중에 바 퀴에 펑크가 나면 대처할 줄도 모르면서 어쩌겠다는 것인지 등의 세세한 문제까지 고려할 것이 많아, 다음 종주 는 적어도 여름이나 지나야 도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오래 전부터 일정표에 나와 있던, 주중의 이틀 휴가를 눈 앞에 두고도 내 심정은 여전히 그랬다. 무리하다 큰 코 다치지 말고 깜냥에 맞춰서 찬찬히 진행하자. 나중이 되면 체력도 자라나 있을 테고 혹 같이 갈 사람이 ..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경기도는 경기도 좋지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종주자전거길에서는 보지 못했던 자전거 신호등. 귀엽고 재미있다. 차는 한 대도 안 지나가 지만 빨간 불이니 기다리기로 한다. 자라섬이 여기였구만. 오려면 올 수 있었네, 라는 생각에 다시금 울컥한다. 치토스 표범처럼 언젠간 오고 말거야 라고 다짐한다. 북한강자전거길은 대체로 산과 밭 사이로 이어진 2차로라 편의 시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마침 그 자리에 있어 서는 안 될 것 같은 자리에 넓고 큰 편의점이 떡하니 있길래 들어가봤다. 큰 통으로 물을 준비해 갔지만 음수대 를 만날 수가 없어 1구간에서 다 마셔버린 뒤였다. 1+1로 세일 중인 괴상한 이름의 음료를 사 벌컥벌컥 마시는 데 앗, 휴대폰 무료 충전기가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에만 이미 휴대폰 배터리..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북한강은 부른다 그럼 출발. 완만하게 누운 산과 자전거길 좌우로 펼쳐진 밭. 소똥 냄새도 나는 것 같은 평화로운 길을 휙휙 지나간다. 북한강자전거길의 운치있는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나무다리 길. 조금 좁아서 나 같은 초보한테는 커브가 어렵 긴 하지만 천천히 달리다 보면 왼편의 강냄새와 오른편의 숲냄새가 섞여 몹시 흐뭇하다. 바퀴 아래서 달그락 달 그락거리는 나무다리의 감촉도 즐겁다. 여기에서 나는 자전거에 조금 익숙해졌답시고 달리는 와중 건방을 떨며 한 손으로 사진을 찍다가 강하게 펜스를 들이받았는데, 국부의 격심한 통증에도 좌절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계속 해서 즐겁게 달렸다. 고통을 잊게 하는 풍광, 대단하다. 물론 부위가 부위인만큼 다 잊은 건 아니고 때때로 생각 났다. 쭉쭉 시원하게 달린다. 해는 아직 중천이지만 ..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춘천으로 가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춘천시 춘천역까지 두 시간 40분. 어휴 끔찍해. 위의 루트에는 버스가 포함되어 있지 만 나는 자전거를 들고 가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만 이용해야 했다. 햇빛이 조금이라도 반사되라고 흰 티셔츠 입고, 운동용 운동화의 끈을 질끈 맸다. 인자 출발. 창 밖이 답답한 2호선만 아니라면 지하철도 대체로 탈 만하다. 보이는 풍경에 서울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강하게 든다. 춘천에 거의 다 와가는 시점에야 이 사진을 찍으면서 앗차, 전방 후레쉬를 집에 두고 왔구나, 하고 무릎을 철썩. 속도계와 기어 사이의 빈 고리가 전방 후레쉬가 끼워져 있어야 할 자리이다. 지난 번 종주의 막판에 배터리가 나갔던 터라 방으로 들고 가 충전을 시켜뒀었는데 그걸 그대로 책상 위에 놓고 온 것이다. 수건..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북한강자전거길 6월 4일 수요일은 제 6대 지방선거, 6월 6일 금요일은 현충일. 그 사이의 5일 목요일을 휴가를 내어 연휴를 즐 기는 직장인들이 많다. 자전거도로에도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나도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두번 째의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21km의 아라자전거길과 56km의 서울구간 한강종주자전거길 다음으로 짧은 것은 북한강종주자전거길. 남양주 시 운길산역 인근의 '밝은광장 인증센터'부터 춘천시 춘천역 인근의 '신매대교 인증센터'까지의 70km 코스이다. 기점은 출발점과 도착점을 포함해 총 4개. 그러니까 구간은 세 개인 셈이다. 각각의 구간은 15km, 25km, 30km 의 길이이다. 간략한 지도로 이동경로를 살피면 위의 녹색 실선과 같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북한강자전거길을 타는 방.. 더보기
2. 4대강 한강종주자전거길 - 무식과 용기는 만나선 안 돼 이왕 지친 몸 달려나 보자. 눈에 푹 익은 길이니 조금이라도 더 편하겠지. 며칠 전에도 왔었던 골든 라이탄 앞을 지난다. 그대 청년이여 무슨 사연 있관대 2인용 자전거를 홀로 타는가. 혹 단순한 체력단련이라면 멋대로 감정이입한 것 에 깊이 사과하겠소. 오 전임 시장님의 또 하나의 역작인 세빛둥둥섬. 못지 않은 역작인 아라뱃길을 지나와 이렇게 만나고 보니 감회 가 한층 더하다. 팔자 좋게 이런저런 사진 찍으며 온 것 같지만 사실 위의 사진을 찍을 때쯤 나는 크게 후회를 하고 있었다. 딱 마지막 한 방울에 컵의 물이 넘치듯, 여의도에서 뚝섬으로 오는 이 길의 어딘가에서 분이 넘치고 말았던 것이다. 집에서 나섰을 때부터 여섯 시간쯤 팟캐스트를 들었더니 아이폰은 딱 인증샷을 찍고 지도를 검색할 수 있을 정 도의.. 더보기
2. 4대강 한강종주자전거길 - 인터미션 이제 가야 할 길은 아라자전거길의 종착점인 한강갑문에서 한강종주자전거길의 출발점인 여의도로 가는 일종의 인터미션. 지도로 검색해 보니 한강변 따라 가는 길이라 이번에도 난이도는 별로 높지 않을 것 같다. 한강갑문에 도착하자마자 난 15km 남았다고 알려주던 여의도. 한강갑문서 스탬프 찍고 잠깐 쉬었다가 출발해서 페달 몇 번 돌리고 나니 14km 남았다고 또 알려준다. 참말로 고맙구먼.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이 코스는 꼭 한강변만을 달리지는 않았다. 강서지구의 한강공원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 고, 일반도로 바로 옆을 달리기도 하고 하는 등 그때그때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긴장하며 판단을 하다 보니 어 느덧 눈에 익은 다리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장미꽃 사진 찍은지 40분 만에 도착한 선유도와 양화대교. 집에..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진짜로 시작 아라자전거길의 출발점은 아라서해갑문, 종착점은 아라한강갑문.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라뱃길을 고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코스이다. 지도에서도 대체로 직선 코스를 한참 달리게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잠시 달리다가 다리를 올라가게 되어 내려다 보니 저 멀리 서해갑문이. 인천 토박이로서 갑문을 바라보며 괜한 감상에 젖다가 갑문 왼편으로 멀리서도 잘 보이는 쌍망치를 보고 나니 다시 출발할 마음이 확 든다. 직선에 직선, 직선에 직선. 자전거를 아주 오랜만에 다시 타게 된 나 같은 사람한테는 라이딩의 기초 기술들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는 좋은 코스다. 자전거 도로가 널찍하고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아 연인끼리 천천히 함께 달려도 좋을 것 같다. 자전거길 내의 명승지, 관광지 안내에도 나와 있던 아라폭포..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서해갑문에서 어잇샤 어잇샤. 페달을 밟자. 7km도 넘게 떨어져 있다니 검암역까지 지하철로 편하게 온 부끄러움도 조금은 가 라 앉누나. 그냥 자전거 도로 위에 글씨 몇 자 써 놓은 것 뿐인데, 달리던 중 브레이크를 밟고 찍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장면. 어머나, 뭔가 시작되긴 시작됐나봐 하는 생각에 스르륵 웃음이 난다. 어쨌든 고맙긴 고마운 것이니 그 분에 대한 오마쥬의 마음으로 혀도 몇 번 날름거려 본다. 옳거니 오른 쪽의 저것이 수첩 판매처렷다. 4대강 자전거길 선배님들의 블로그를 보니 망치 모양 건물이라 하던 데 그것 참 직관적이고 좋은 설명이었구먼. 가까이서 보니 더욱 망치. 머리가 두 개 달린 쌍망치. 사생대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밖이 더웠는지 학부모와 아이들이 건물 내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었다. 화장실 ..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검암으로 가자 갑작스레 출발. 가방도 평소 강의에 들고 댕기는 큰 가방 챙겨서 그냥 나선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로 밥해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연희동의 집에서 10여 분 가량 달려 공항철도 홍대입구 역으로 향한다. 아라자전거길의 출발지인 서해갑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다시 올라오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일단 서해갑문에서 가장 가 까운 공항철도 검암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뒤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루트를 택한다고 한다. 같은 시간을 들여 똑같은 길을 두 번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더 멀리 가는 쪽이 재미있거나 유리하기 때문일 것 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스스로의 체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도 있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검암까지 지하철 을 타고 가기로 했다. 자전..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아라 자전거길 부산에서 출발해 낙동강 길을 타고 올라오는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4대강 종주의 출발이라고 불리우는 아라 자전거길. 인천 서구 오류동의 '아라서해갑문'에서 출발해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아라한강갑문'에서 끝나는 코 스이다. 위 지도에서 찔끔 그어진 노란 선에 해당한다. 표에 나온대로 총 거리 약 21km, 거점은 두 개이다. 출발지인 인천이 서해에 맞닿아 있고 종착지가 수도인 서울이라 첫 번째 코스로 선정되었다고 착하게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전임 대통령 이명박 씨와 전전임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씨의 실패한 역점 사업 중 하나가 아라뱃길 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마냥 좋게만 봐 주기는 어렵다. 코스를 조금 더 자세한 지도로 보면 이렇다. 실제로 달리다 보면 김포를 지나게 되고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나다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