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전 아침. 크흑. 이때까지만 해도 고대의 6번째 준우승을 확신하고 있었건만...
학벌과시의 표상이니, 비뚤어진 마초근성을 심어주는 응원가 일색이니 해도, 역시 연대생에게 연고
전이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올해도 나름대로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 즐기기를 다시 한
번 확인했으니.
스스로 즐기기. 나는 촌놈이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거나 하는 건 아니다. 그 왜, 있잖은가. 노래방에서 어떤 웃긴 가수의 모창을 그대로 한다든가,
클럽에서 남들 눈 전혀 신경쓰지 않고 헤드뱅잉을 한다든가. 이런 건 어쩐지 낯이 뜨거워져 잘 할 수
가 없었다. 그래도 연대 와서 정말 많이 배웠다. 얼핏 보기 재미있어 보이지만 유치하다는 말을 들을
까 두려워 저어했던 일들. 예를 들면 응원이라든지, 게임이라든지.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정말이지 '쿨'한 일이다. 멋지다.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서 글을 끝내 보려 하지만...그래도 진 건 눈물나. 으엉.
생일축하노래 멜로디에 맞추어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고대의 준우승을 축하합니다.'
그것이 바로 1년전이었는데...어흑. 날아라 독수리.
왜 진걸까. 올해엔 대박 응원가도 많았는데... 원시림이야 불멸의 명곡인 건 말할 필요 없고, '정말
사랑해요' 나 'up side down'같은 대박들도 터져줬구만. 새내기 응원가들아, 내가 군대 다녀올때까
지 살아있기를 부탁해.
아! 마초맨, 죽지마!
힘을 내 마초맨!
우리들의 친구 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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