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MT를 찍어 두었던 자동카메라를 맡기러 가는 길에 몇 방이 남아 고민하던 차에 마침 만난
유진이형, 현국형과 함께 찰칵. 그러니까, 지난 목요일즈음에의 사진이지요. 저 머리...바로 몇 시간
전까지의 저 머리를 지저분하다고 투덜댔던 이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사진을 보는데, 아, 철렁하는 거예요. 독수리 약국이 약간 낯설어 보였거든요. 매일같이 당연하게 보
는 그 장면이 사진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평소에는, 그 장면을 한 번에 보잖아요. 독수리 약국도 있고, 독다방도 있고, 연인들도 있고, 아는
사람들도 항상 한두명씩은 있는 그 광경이. 사진으로 찍어 놓고 하나하나를 뜯어 보고 있자니 아,
여기가 이렇게 생겼더랬나, 하고 깜짝깜짝.
여하튼, 나이가 든 뒤에 신촌거리에 아는 술집 이름들이 하나하나씩 사라져 갈 때에 다시 꺼내어
보면 격정의 이 20대 초반이 파라라락 책장 넘겨지는 소리 내면서 떠오를 것만 같은 귀여운 사진입니
다.
스캔했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스캔해 놓은 파일들을 디스켓에 넣어서 인천으로 가져 왔는데, 다시
서울로 디스켓 들고 가기가 귀찮아서 있는 동안 다 올리려구요. 내용없이 사진만 올라가는 것 같아
조금 경계하는 마음도 들지만.
...정말이지, 돈내고라도 다음부터는 좋은 스캐너 있는 피씨방으로 가야하지 하는 생각이 절실합니
다. 사진 무지하게 깨끗하게 나왔는데, 스캔하고 났더니 버츄얼파이터 1 수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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