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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4

보미에게 보미. 계절은 어느덧 여름이라, 매해 내가 말하듯 인천에서 부는 밤바람에선 색향色香이 느껴지기 시작했 어. 편지의 맨 처음은 날씨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마지막으로 배운게 15년전쯤 될텐데도 주입식 교육의 폐해란 무섭다. 어제 신문에서 봤다. 지하철 수인선(水仁線)이 2008년이면 개통된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된다면 서울의 유명 상권들만큼은 못 하더라도, 적어도 동인천만한 상권정도는 그 사이에 생겨나겠지. (그러 나 아무리 잘 봐줘도 주안만한 상권은 더 생겨나지 않을거야. 흥.) 역사를 통해 전례없었던, 수원-인천 주민간의 서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 또한 있을 것이고. 사실 차 있는 사람들은 알잖아. 안산, 수원하고 인천하고는 정말 금방이라고. 너와 내가 2008년에 입학했더라면, 어땠을까. 혹은 인천-수원간.. 더보기
팔뚝미남을 향하여 전국 매너협회 안산지부 지부장이자 피트니스 동호회 시삽이신 육체미남 윤상원씨(24)가 가르쳐줬 다. 운동을 하고 나서 근육이 아플 때에, 그걸 풀어준다고 바로 다음날 또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단다. 자세한 설명은 듣긴 했는데 별로 제대로 설명해 준 것 같지는 않아 그대로 적긴 뭐하고, 아무튼 하루 쉬었다가 다음 날 하고 또 그 다음날은 쉬고 하는 것이 더 좋단다. 덕분에 어제는 좀 쉬었으니 오늘 대차게 해 봐야지. 이번엔 중간에 멈추지 않는다. 나도 드디어 되먹잖은 웰빙 바람에 쓸려버린 것인가, 하고 혼자 생각해 봤는데, 4인치나 늘어난 허 리둘레에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도, 개선의 의지도 느껴지지 않아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난 내 뱃살 이 좋다. 더보기
역 전 재 판 흘러가는 나그네들의 유일한 위안. 날 배신하지 않는 것은 너뿐이지. 더보기
제길 어쩐지, 스무살 이후로 사는게 가장 재미없어졌는데. 영 별로야. 불행하다거나 속상하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야. 재미가 없다구. 마음에 암귀(暗鬼)가 든다면 이런 때인데. 더보기
一休 오로지 갈구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가는 것뿐일 때에는 어떡해야 할까, 를 처음으로 남에게 물어봐야 할 정도로 조금, 이상해졌다. 서점에 서서 박완규의 신작을 읽었다. 역시, 작가를 떼어놓고 문학을 생각할 수는 없다. 아무리 국문과 수업을 들어봐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한 브랜드당 한 벌씩만 50%의 가격에 파는 행사에서 피에르 가르뎅의 여름정장을 샀다. 동대문같은 데에서 파는 애들 정장 한 벌 가격과 비슷하게 사서 기분이 좋았다. 언컨인지 컨뭐시기인지 아무튼 안감을 대지 않아 펄렁거리는 옷이다. 영풍문고에서 세일을 하길래 퍼즐을 샀다. 처음 해 보는 백오십조각이 너무 경쾌해서, 그 다음에 잡은 천피스는 테두리도 못 맞춰 보고 때려치워 버렸다. 퍼즐 연이어 두번째 실패다. 지난번 것도 끝내 완성 못 했.. 더보기
사나이 남사장 자기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남자한테는 긴말해봐야 시간낭비다. 힘내라구! 더보기
5월의 추억은 창밖의 나뭇잎. 더보기
다시, 휴스턴을 찾으며 관계란. 관청에서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의 이름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관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 관계란 레고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레고로 치면 튀어나온 부분끼리 아무리 맞추려고 해봐야 끼 워지지 않듯이, 누구나 자신의 말만을 하기 때문에 한쪽이 희생하지 않는 한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고. 같은 모양의 촉수끼리는 절대로 완벽하게 붙을 수 없듯이. 나의 촉수가 꿈틀거린다. 더보기
요새는 보통 아침 여덟시에서 열시 사이에 잔다. 날씨가 좋으면 산책을 다녀와서 열두시 무렵에 자는 일도 있다. 그야말로 천하한량의 생활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도대체 밤에 뭘하나요, 라는 질문을 이따금 받는다. 그러게, 뭐하지, 하고 생각해 보면 그리 대단 한 것은 없다. 책읽고, 오락하고, 퍼즐을 맞추거나 (수십개 사다 놓은) 비디오를 보거나 한다. 가끔 음악을 듣다가 기분이 좋으면 편지를 쓰기도 하지만 보내는 것이 귀찮아 대부분 그저 쌓아둔다. 앉은 자리에서 하나의 활동만을 하며 열시간을 넘기곤 하는 것은 사실 재수때 몸에 붙은 습관이다. 고등학교때의 나는, 뭐랄까, 재간꾼이었다. 나름으로는 노력한다지만 정말로 노력하는 친구들이 보기에는 별 노력 없이 점수를 획득하는 것처럼 보이기 일쑤였던 모양이다. 잔재주.. 더보기
봤다, 정형근 어제 아버지의 친목회에 따라가 술을 좀 마셨다. 나는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일찍 눈이 떠지는 습관이 있다. 덕분에 요새의 평균 취침시간인 여덟시쯤에 TV를 켰는데, SBS에서는 권영길당선자가 인터뷰를 하고 있었고, MBC에서는 정형근 당선자와 노회찬 당선자가 토론을 하고 있었다. 야, 참 달라졌구나, 새삼스레 생각하며 어디를 볼까 고민했는데, 권영길 당선자의 말은 지난 대선 때에도 흥미깊게 들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대충 귀에 익은 말들이어서 MBC를 보기로 했다. 정형근 당선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처음으로 알게 될 기회이기도 했고, 근래 '노총장'의 깊지 않은 팬이 되기도 한 터라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정좌를 하고 보았다. 지난번에도 밝혔듯이 과거의 한 사실을 가지고 한 사람에.. 더보기
이야기할아범의 이야기보따리 피리를 불면 가닥가닥 솔솔 피어나는 이야기보따리. 나의 최고의 지향점. 더보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웃었다. 올해에 있었던 04학번의 신입생수련회의 첫날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신입생수련회가 항상 그렇듯, 신입생들은 따로 모여 반별장기자랑에서 보여줄 촌극내용을 짜고 있 었다. 그동안 나는 (신입생이 아닌) 후배 여러명과 함께 한방에 널부러져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옆에 앉아 있던 수진이와 예전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함께 했던 연극 [크라바트] 의 뒷풀이에서 오직 젖꼭지로만 약 네시간동안 우리를 웃겨준 한 후배를 추억하며 배를 잡고 굴렀 다. 한참이나 웃다가 수진이가 '(00오빠는) 왜 그렇게 가슴을 좋아해요'라며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웃음의 마지막에 덧붙였는데, 그 주위에 있던 여자후배들은 그것을 나에게 하는 말로 듣고 갖가지 반 응을 보여주었다.. 더보기
새벽 여섯시 오십칠분 밤새 어디서 자고 있었을까. 밖이 밝아오고 새들 중 한마리가 처음으로 지저귀기 시작했다. 곧장 다른 새들도 따라 울었다. 어쩌면 그건 새들의 언어로 일어나 이새0들아와 왜 새벽나절부터 깨우고 지0이야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멍하니 창밖을 보며 앉아있던 나는 어쩐지 살아있다는 것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투영이다. 자연물은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안에 있는 것, 그러나 그림자影라는 말처럼, 소망 이라는 불완전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나에 의해 던져저投 오히려 나를 구원한다. 스스로 구원하라. 이것이 이제 자신에게 던지는 말이었던가. 그렇다면 이를 악물고 후회하지 않으리라. 더보기
A tip 집밖에서 와인을 마시려고 하는데 미지근해져 맛이 없을 때에는 와인병을 신문지로 싼 뒤 물을 끼얹고 강한 바람을 쐬어주면 된다. 조금 위험하지만 운전중인 차의 창밖에 들고 있는 것도 한 방법 이다. 기화의 원리를 이용한 신사의 팁. 더보기
총선후감 총선이 끝났다. 수치로서 나온 결과들을 가지고 여러가지 분석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그 중간에서 마음에 드는 것과 사리에 맞는 것과의 차이를 가늠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정말로 여러가지 분석을 읽었다. 조선일보도, 오마이뉴스도 읽었다. (이렇게 병렬하는 것 자체가 나 의 사상을 밝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저어하였지만, 그렇게 보인다는 것 또한 나의 사상을 정당 화시켜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일단 그대로 쓴다.) 올바른 이야기를 수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나의 의견인양 다시 쓰는 것은 도덕적인가 아닌 가의 문제를 떠나 인터넷강국인 이 땅에서 별로 효율적인 일은 되지 못 할 것 같다. 다만, 읽었던 기사중에 문득 하나의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있어 굳이 짚고 넘어간다. 나는 정형근과 이철의 &#0.. 더보기
일기 어제는 분주한 하루였다. 집에는 기왕에 컴퓨터가 있었다. 사양이 심히 낮은 기기라, 보다 못한 삼촌 과 사촌형이 한대씩 줘서 두대가 됐는데 기존의 것과 드라이브니 하나포스 카드니 그래픽 카드니 하 는 것들을 모두 바꿔가며 이리저리 끼워보느라고 하루가 다 갔다. 삼촌네 집에 컴퓨터를 들러 다녀오는 길에, 전화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좀 피곤할만큼 내 물 건들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 뭘 잘 잃어버리는 편은 아니다. (다만 지갑만은 인연이 없다.) 예전에, 대학교 1학년때에 술먹고 잃어버린 적이 있었지만 그것도 금새 찾았었고, 그 이후로는 같은 문제가 두번 없었던지라 좀 놀랐다. 전화를 계속 해봐도 안 받고, 이제 남은 배터리를 위해서 라도 그만 걸어야겠다 싶은 때쯤에는 통화중이어서 더더욱 놀랐다. 결국에.. 더보기
에이 무슨 논평이 또 나와서 생각을 바꾸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상을 보고 울컥 느껴지는건, 경상도, 정말 너무했다! 더보기
오랜만에 사진좀 올려볼까 하고 사진도 많고, 어쩐지 잠도 안 오는 봄날이다. 생각나는대로 적어볼까. 사진은 민족의 젖줄 한강. 더보기
만두 사진은 종로의 한 분식집이다. YBM어학원 앞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방송에도 많이 나왔고 워낙 에 목도 좋아 종로쪽을 지나시는 분이라면 익히 아실 그 곳. 근래에 종로에 여러 번 갔었는데, 여러 번 가도 물리지 않아 좋아하게 된 곳이다. 요 앞에서 파는 타코야키도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일본의 우화인데, 오랜만에 집을 찾아 온 젊은 딸과 사위 부부가 말다툼을 하며 시끄럽게 굴자 현명한 어머님은 뜨거운 나물국을 내놓았고, 젊은 부부는 혀를 데어서 더 이상 떠들수가 없었다고. 그만큼 뜨겁다. 뜨거운 맛에 꿀뚝꿀뚝. 난 김치만두보다 고기만두가 좋아. 더보기
새로 산 바지는 엘리트학생복보다 더한 사기꾼. 다리를 한배 반정도 길어보이게 해 준다. 밑에서 찍은 것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아무튼 종로의 한 커피숍 올라가는 길. 더보기
최대호의 사기 서비스 사실은... 실상은 이렇다. 기장이 길기 때문에 평소에는 접어 입고 다니는 것. 그렇다고 자르자니 나팔바지는 끝의 나팔이 생명인데...게다가 들은 바가 있거든. 동생이 비싼 옷을 잘 입는데, 청바지 줄이는 것은 절대로 세탁소에 맡기지 말라고 했었다. 세탁소에서는 청바지 기장을 줄이고 나서 끝부분에 실밥을 넣을 때에 원래와는 다른 실로 박기 때문에 브랜드가치가 떨어진다는 것. 내 바지는 브랜드는 아니지 만 어쨌든 꺼려지는 건 꺼려지는 거다. 역시나 아실 분은 다 아실 인사동 쪽의 한 노천쉼터. 더보기
스파게띠아 사진은 빨간색의 홍수. 이대가는 길에 있는 유명한 스파게티 전문점 스파게티아...지만 나는 이 사진을 보면 항상 넌지오가 생각이 난다. 나는 레슬매니아. 더보기
바실리코 스파게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는 스파게티아를 찾으면 항상 이것을 시킨다. 마늘빵과 소스를 합쳐서 바실리코라고 하는 것인지, 소스의 이름이 바실리코인지는 알 수 없다. 대학교 1학년때 정인 이가 사 줘서 먹었을 때에는 사람이 이런 걸 어떻게 먹나 싶었는데 나도 서울놈 다 됐다. 더보기
나의 <눈> 나의 외양 중에서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친 팩터를 고르라면 나는 단 한번의 고민 없이 눈을 고를 것이다. 나라는 사람의 첫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눈일 것이라 생각한다. 건방지게 생겼다고 무던히도 때려대던 선생들에게 미안하지만, 난 당신들의 생각대로 되진 않았지. 당신들의 질서에, 그들의 사회에 적응하는 인간으로 키워내고 싶었겠지? 미안. 난 아직도 내 눈을 미치도록 사랑한다구. 얼마나 마음에 들면 그때보다 더 찢어졌지. 나의 비틀림과 자기애의 상징, 눈. 더보기
나의 <귀> 귀걸이를 걸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쁘게 봐주기 시작했지만, 사실 자기의 귀가 제일 좋다는 사람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귀를 자랑하는 사람이라...좀 이상하잖아? 난 예뻐서라기보다, 움직움직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내 귀를 좋아한다. 동이근(動耳筋)이라고, 분명히 과학책에서는 오래전에 퇴화한 근육이랬는데 나는 끊임없이 연습해서 끝내 움직이게 만들었다. 나의 노력의 상징, 귀. 더보기
나의 <손> 만다라를 표현하고 있는 나의 손. 많은 것들을 만지면서 그 감정을 전달해 준 나의 손. 비록 살면서 나보다 작은 손을 가진 남자는 보지 못 했지만, 그 작은 손이 어느 누구의 것보다 더 많은 짜릿함들을 전해 주었음은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도 키보드를 두드리고 내 콧속을 청소하느라 바쁜 나의 손. 내 반지 호수는 14. 나의 아이덴티티, 손. 더보기
윤컹컹 나를 위해 안산에서부터 압구정까지 XG를 몰고 온 CPA윤사장. 전국 매너 협의회 회장직도 겸임 하고 있다. 요새 느끼고 있는 차에 대한 강렬한 애정에 불을 사르고 있는 장본인.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차에는 정말 투자할 만한 것 같다. 저 날은 압구정에서부터 한강을 거쳐 인천으로 돌아왔는데, 정말 행복했다. 얼른 차사고 싶다. 더보기
꽃사진 해가 가고 세월이 흐르며 꽃은 서로 닮지만 세월이 흐르고 해가 가도 사람은 서로 닮지 않는다. 사년째의 삼거리에 앉아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아무튼 내 공식인증불륜파트너 따끈과 함께. 그녀와 함께 찍는 사진은 언제나 정답다. 더 가까이에 서 찍은 사진은 본인요청에 따라 올리지 못해 아쉽다. 더보기
?? 종종 했던 이야기이지만, 나의 봄 가운데 가장 혹독했던 것은 열일곱의 봄이었다. 그전까지 당연한 듯 누리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통째로 다시 나의 눈으로 걸러야 한다는 것이 무섭고 힘들었다. 그래서 열일곱때 정리했던 생각들 중에는 개똥철학이 많다. 일단 한 번 생각해 본 것은 확실하게 하 나의 문장, 혹은 하나의 단어로 정리해 두고 넘어가야 다음 것을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문제를 한번에 생각해 볼 수 있을 만한 정신적 여유의 용량이 부족한 탓이었겠지. 지금도 비슷하다. 여하튼 그러니만큼, 대부분의 말이나 비유들, 그 말이나 비유들 뒤의 본질 자체는 지속하여 공감하 는 바가 많다 하더라도, 표현 자체는 단정적이고 유치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늘어가는데, 사람에게는 '문'이 .. 더보기
어른 담아야 할 것이 늘어나는 만큼, 그물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은 점점 많아진다. 난 다 담고 싶었는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