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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4대강 자전거길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검암으로 가자

 

 

 

 

갑작스레 출발. 가방도 평소 강의에 들고 댕기는 큰 가방 챙겨서 그냥 나선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로 밥해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연희동의 집에서 10여 분 가량 달려 공항철도 홍대입구 역으로 향한다. 아라자전거길의 출발지인 서해갑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다시 올라오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일단 서해갑문에서 가장 가

 

까운 공항철도 검암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뒤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루트를 택한다고 한다. 같은 시간을 들여

 

똑같은 길을 두 번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더 멀리 가는 쪽이 재미있거나 유리하기 때문일 것

 

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스스로의 체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도 있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검암까지 지하철

 

을 타고 가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처음 타보는 지하철. 대부분의 지하철은 주말 및 공휴일에만 자전거 탑승을 허용하고 있지만 공

 

항철도는 연중 언제나 가능하다. 4대강 종주길 때문인지 공항철도가 피가 철철 나는 적자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자전거를 끌고 지하철을 탈 때에는 머리칸이나 꼬리칸에 타는 것이 매너라고 한다. 주워들은 것이 있어 나도

 

머리칸에 가서 섰다. 사진의 우연히 찍은 여성은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라이더들의 메카 검암역. 홍대입구에서 탔을 때에는 자전거를 끌고 타는 사람이 나 혼자 뿐이었는데 다음의 역

 

들을 지나면서 한 대 한 대씩 합류하기 시작하더니 종국엔 여남은 대의 자전거가 줄줄이 늘어섰다. 

 

 

 

 

 

 

 

 

나 자전거 타는 사람이오, 라고 생색내는 것 같아 하지 않고 있던 악세사리를 하나하나 꺼내어 몸에 붙인다. 자

 

전거 헬멧 특유의 과장스러운 디자인을 가진 새 헬멧, 야구 코치 아저씨들이 쓰는 스포츠 선글라스가 없어 대용

 

으로 가져간 라이방 선글라스, 그리고 몇 차례 대낮의 라이딩을 했더니 새빨갛게 타 버린 팔뚝 때문에 쿠팡에서

 

헐값으로 산 자전거 팔토시. 처음 하는 것이라 어색하지만 아무튼 주섬주섬 차비를 마친 뒤, 약 7km 전방의 서해

 

갑문을 향해 페달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