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이라 힘내서 돌아댕겼더니만 교토 밖의 두 군데나 들렀다 왔는데도 카모가와에는 해가 안 졌다.
카모가와 강가에서 꺅꺅 소리 지르며 놀고 있는 학생들. 여행 막판이 되면 돈 많이 가진 사람도 체력이 남은 사람도 눈에 안 차고 그저 시간 많은 사람들만 부럽다. 너희는 몇 달만 있으면 따뜻한 카모가와에서 밤에 맥주 마시며 놀 수 있겠구나. 정지용이 걸었고 윤동주가 걷던 카모가와 봄밤. 좋겠다.
서운한 마음을 달래며 야키소바와 오코노미야키를 먹었다.
여기는 관광명소는 아닌데, 교토 여행을 가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라 소개해 본다.
편리당便利堂, 일본어로는 벤리도라고 읽는 가게이다.
가게 자체의 연혁을 밝히는 안내물이 따로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주로 엽서를 파는 곳인데, 교토의 풍물이나 유적, 혹은 교토 출신의 화가가 그린 그림 등이 많아서 여행을 기억하며 마무리를 하는 데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종류가 무척 다양해서 마치 미술관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남은 돈을 삭삭 긁어모아 살 수 있는만큼 샀다. 그 가운데 몇 장을 소개해 둔다.
이것은 다케히사 유메지의 그림이다.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 北斎의 그림. 호쿠사이의 그림은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에도 시리즈 연작의 표지로도 쓰이고 있어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눈에 익으실 것이다.
숙소인 우론자로 돌아와 마지막 야식을 즐긴다.
이나리 신사에서 산 이나리 스시와 프레스코에서 반값 할인에 산 연어구이, 고등어구이. 월계관에서 받은 청주를 중탕해서 마셨다. 마지막 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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