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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잡감모음


각고의 노력을 거쳐 제 2차 소설을 탈고했다. 정말이지 글쓰기란... 원고지 한 장이 채워져 갈 무렵

꽉 차오는 뿌듯함은 단 한 장 넘어가는 것만으로 그 광대한 벌판에 다시 홀로 서는 막막함으로 쉽게

바뀌고 거기에서 나는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방향을 가늠해야 하지만.


컴퓨터로 쓰면 글이 너무 쉽다. 얼마나 나가는지 알수도 없거니와 원고지 한 장을 넘기는 그 무게가

없어서인지. 쉬운만큼 덜 사려깊은 문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소설의 제목은 산의 이름이었지만 사실 산과 관련된 소설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산에 가고 싶어졌다.

딱 몇 사람. 연말이라고 부-하게 무게없는 모임들에 쫓기지 말고 차가운 저녁공기를 맞으며 일몰을

보고 내년에 또 함께 하자는 약속을, 어떻게 살지의 계획을 함께 나눌 몇 사람.



산에 가고 싶다.



에, 그렇지만 요새 허리가 너무 아파서, 그냥 바다 가려고. 속초로 해서 강릉 한바퀴 돌아 와야지.

아, 속초가 산인가? 여하튼 얼른 방학하자.

하긴 연말약속들이랑 계획하는 모종의 무엇 지원 탓에 1월 초중반까지는 인천에서 꼼짝도 못 할 테

지만. 에에이, 속상해.


아침까지 소설을 쓰고 저녁까지 잠을 자는데 땀을 흠뻑 흘리며 잤다. 무언가 첩보영화의 주인공이

된듯한 꿈도 있었는데 막 자고 일어난 무렵에는 기억이 나다가 조금 정신 차렸을 때에는 어느새 날아

가 버렸다. 기억이 나는 것은 14세의 여자 요부가 되어 남자들을 성적으로 유혹하고 다니는 꿈...

이상해...이거 이상해...무의식 쪽에서 뭔가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




어떻게 되었든 결론은 12월 22일 일요일, 드디어 대망의 첫 소개팅. 두둥.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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