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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세 번째 묶음. <도가니>, <선관위 디도스 공격>





소설과 영화 <도가니>를 통해 세상에 다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우석재단에서 설립한 사립학교로, 청각장애

자들을 위한 특수 학교이다. 이 학교에서 2000년부터 수 년간 청각장애 학생들을 상대로 교장과 교직원들의 성

폭행이 가해졌다. 2005년 PD수첩은 이 사건을 취재하여 방송에 내보냈고, 2006년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는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대부분 집행 유예 등을 통해 실질적인 형을 살지 않았고, 이

후 같은 학교로 복직하였다.

















이러한 파렴치한 일들이 학교 밖으로 퍼지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PD 수첩은 사학재단의 족벌식 경영을

꼽았다.









2005년 당시 우석재단의 이사장은 설립자 김 모씨, 성폭행 가해자인 두 아들은 인화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이

었고, 나머지 재단의 요직에도 친인척들이 들어가 있었다.













사회적으로 격렬한 비난을 받고, 지난 11월 인화학교는 결국 폐쇄됐다.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사회복지법인

에 시·도 지사 등이 추천한 인사 중에서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을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인 '공익이사제' 도입

이 거론되었다. 이 사안은 이미 2007년 여론에 오른 바 있으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종교계와 사회복

지법인 대표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가 이끌고 있던 한나라당에 의해 무산된 경력이 있다. 이번에는 국회까지

올라갔지만, 한나라당의 한미 FTA '강행처리'로 인한 국회 파행 탓에 계류되고 말았다.
















김정일의 사망 소식 이전까지 가장 뜨거웠던 뉴스,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맞붙었던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선거날 새벽과 아침, 한나라당의 홍보기획본부장이자

나경원 캠프의 홍보위원장이었던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가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와 선관위 홈페이지에 디

도스 공격을 감행하였다.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에 가해진 공격은 큰 영향력을 갖지 못 했지만,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에 맞추어 선관위

홈페이지에 가해진 공격은 투표소 검색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때맞춰 투표소가 지난 선거에 비해 지나치게 많

이 이동되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정리하자면, 투표소가 많이 바뀌었고, 그나마도 바뀐 투표소 위치를 알

수 있는 선관위 홈페이지가 때마침 이번 선거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점쳐졌던 20-40대 유권자의 출근

시간에 맞춰 먹통이 된 것이다. 여기에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통해 무언가 이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

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최구식 의원의 비서와 그 일행이 저지른 범행이라는 것을 밝혀내게 된 것이다. 
 








바뀐 투표소 가운데 하나. 단순히 이전에 비해 장소가 바뀌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투표소로서 적합한지에 대

해서도 의문이 드는 장소들이 많았다.









6.2 지방선거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동대문구의 경우, 투표율이 2.9%나 차이가 났다.












경찰은 이렇게 일단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나 마무리를 짓는 과정에서도 경찰 수뇌부와 담당 조사관 간에 이견

이 취재진 앞에서 그대로 표출되는가 하면, 스물일곱 살의 9급 공무원인 공 씨가 범행에 필요한 자금과 좀비 PC

등을 어떻게 조달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여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아울러 발표 이후,

범행 직전의 저녁과 술자리에 청와대 행정관과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청와

대의 압력으로 덮으려 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의해 드러났으며,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최구식 의원의

비서, 그리고 디도스 공격 실행자 사이에 1억 원이 넘는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힘으로써 경찰

조사의 신빙성은 더욱 낮아졌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사건은 현재도 뜨겁게 진행 중이다. 이후

총정리하여 다시 올리도록 하자. 판을 조작하다니. 사사오입은 그나마 일단 투표라도 제대로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