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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9

야구단 연습 운동인처럼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 준 성아사 양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한다. 더보기
석학의 정석 백범 선생님 안경 쯤은 써줘야 하는 거다. 더보기
거리 공연 7월의 마지막 금요일, 홍대 놀이터, 사운드 박스. 마지막 곡은 멋지구리하게 Hey Jude. 공연하는 사 람들이 제일 신나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연극 말고 밴드를 할거다. 더보기
논문쓰기싫여 홍대 골목에서 누가 봐도 논문 쓰다 지친 동료 발견. 기념 삼아 함께 사진을 찍었다. 더보기
聽松臺 소나기가 좌악좌악 내리붓는데 겹겹이 둘러친 나뭇잎 아래 앉아 있자니 머리 위로 한 방울도 떨어 지지 않았다. 창문 밖으로 듣던 소리와 머리 위에서 들리는 빗소리가 다름을 느낀 것만 해도 감동하 기에는 모자람이 없는데, 빗살 사이로 햇빛이 드는 부분은 색이 따뜻하게 다른 것을 보고 있자니, 참, 학교 오래 다니길 잘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입학한지 9년째, 이제야 소나무를 듣는다. 더보기
락 공연을 보다 아는 동생이 초대를 해 줘서 홍대 가는 길에 있는 Geek에서 락 공연을 보았다. 클럽 등이 아니라 작 은 라이브 바에서 락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됐는데, 모든 공연에는 연습이 최고 라는 사실만 새삼 뼈저리게 느끼고 왔다. 다만 드러머인 아는 동생만은 큰 몸과 긴 팔을 내둘러가 며 열정적으로 드럼을 내리치는 모습이 무척이나 멋있었다. 피아노를 마스터하고 나면, 다음 악기 는 아마도 기타가 되지 않을까 나는 항상 생각해 왔는데, 단 몇 곡의 연주만을 보고 드럼에 홀딱 반해버렸다. 가슴이 쿵닥쿵닥. 더보기
???? 오후부터 희끄무레했던 하늘에서는 자정이 넘자 비가 내린다. 기세가 약하고 창문은 닫혀 있던 터 라 컴퓨터 한 대만 켜져 있어도 미처 듣지 못 할 소리였지마는, 마침 연구실에 혼자 에어컨도 끄고서 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터라 그 시작을 알 수 있었다. -고시원 앞 과일 트럭에서는 한동안 입에 달고 살던 토마토가 들어가고 참외와 복숭아가 나왔다. 과 일 파는 형은 요새 비가 와서 그렇게 달지는 않을 거라며 참외 삼천 원어치를 이천 원에 주었다.- 참외를 사기 시작하면서 오랜만에 과일칼을 손에 잡았는데, 며칠 동안은 깎아내는 게 반이더니 이제 는 제법 각이 잡혔다. 사가락사가락 껍질을 깎아내고, 한 조각을 웅큼 베어내 소리를 내며 먹는다.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한층 크게 들으면서 참외를 깨물자, 비 냄새와.. 더보기
성아사 님의 하와이 기념품 지난 겨울 호주에서 오리너구리 인형을 사다 주셨던 성아사 선배님께서 이번에는 하와이에 다녀 오 시며 트럼프 카드를 사 오셨다. 기타 치는 저 여인의 탈속한 표정 좀 보라지. 책상 위에 두고 몇 분 에 한 번씩 쳐다보는데, 볼 때마다 폭소 만발이다. 더보기
7월 16일. 신촌. 후배들과 석호 아저씨, 신각이, 세로, 현수, 규용이, 원영이, 헌성이, 그리고 안방마님 박지원 선생과 일군의 09들과 함께 신촌에서 마셨다. 작으려면 아예 작든가, 크려면 스무 명 넘어가는 술자리가 즐겁다. 중간에 왕림해 주신 30대의 석호 아저씨는 주름이 하나도 안 늘었다며 과찬을 해 주셨지만, 그럴리 가. 동생도 이제 내일 모레면 서른인데. 연극부의 누나들이 분장을 해 주며 사내애가 모공 하나 없다 고 욕설을 퍼붓던 것은 어느덧 십여년 전의 일이다. 1차와 2차 술집의 조명이 어두웠던 탓도 있고, 같이 있었던 후배들이 대부분 과히 노숙한 외양이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히려 석호 아저 씨의 고운 웃음 주름살이 부럽다. 자칭 백수 중인 신각이는, 연기를 업으로 삼고 싶다는 후배와 상담을 해 주며 못내 .. 더보기
심야, 박지원 선생. 서문 근처 골목길 술 잘 먹고 집에 가려는데 신발이 없었다. 알고보니 아이들이 일찌감치 엎어진 한 꼬마를 데려다 주 면서 그 아이의 신발인 줄 알고 내 것을 신겨서 가 버린 것. 그러고 보니 모양은 비슷했지만, 여자아 이의 신발이라 발의 반이나 들어갈까 어쩔까. 하이힐 신은 아가씨마냥 쩔뚱쩔뚱 걸어 집까지 가는데 살갗이 온통 까진 것도 까진 것이지만 창피해서 혼났다. 마침 쓰러진 아이를 아름이의 방에 던져 놓 았던 지원이와 연락이 되어서 신발을 돌려 받고, 이왕 그렇게 된 김에 산책이나 한바퀴 더 하였다. 1차와 2차에서 그렇게 먹고도 아이스크림을 사주자 지원이는 또 맛있게 먹었다. 며칠 전 유광수 선 생님께 들었던 말이기도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생김새가 잘나고 못나고보다 잘 먹고 잘 웃는 아이가 예쁘다. 뚱얼 1위 박.. 더보기
방학을 맞아 뻥뻥 놀고 있다. 매일같이 무언가를 해야 했던 보름 전까지의 일상이 마치 십수년 전의 일인 듯. 느지막히 일어나서 전화기를 보면 어제 마셨던 사람들의 후기와 오늘 마실 사람들의 약속 문자가 띵 동띵동. 한 닷새쯤 마셔대고 있자니 몸이 고생스러운 것은 예전과 달라졌지마는, 카메라 한 대 덜렁 매고 신촌 바닥을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면 마음은 어느덧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던 스물둘. 사진은 어제 만난 02학번 홍영지님. 후배 중에 무서운 사람 상위 5위 안에 8년째 장수하고 계시다. 더보기
2009. 07. 02. 미선 누나의 생일 담뿍 정다운 것으로 말하자면 국문과에서 둘째 가라면 통탄할, 2009 연세 대학원 체육대회 여성 부 문 팔씨름 우승자이신 곽미선 선생님의 생신 연회. 마침내 서른번째의 생신을 맞이하신 당신께서는, 서른 되면 어떡해요 따위의 우문을 던지는 스물아홉의 핏덩어리들에게 그깟, 반육십인데 뭘, 하는 선어禪語를 던지시고 케이크를 쓱쓱 써셨다. 정이 도타우면서 아울러 대범하기란 참으로 지난한 일 인데. 역시 멋쟁이의 사표. 멋짐을 일삼는다. 더보기
박사의, 힘 이 소란 속에서도 묵묵히 연구를 진행하시는 예비 어머님 임미정 박사님이 우연히 찍혔다. 과연, 논 문만 써 낸다고 박사가 되는 것은 아니구나 하고 대오각성하게 된다. 더보기
멈추지 않는 박사의 힘 촌음을 쪼개어 불민한 후학에게도 훈육을 서슴지 않으신다. 학자의 귀감이라 아니할 수 없는 한 컷. 더보기
???? 순희는, 참 좋은 여자다. 더보기
우람의 전역 나이에 맞춰 군에 다녀왔더라면 그리 신기할 것이 없을 것이다. 스물 일곱이 다 되어서야 제대를 한 나는, 기왕부터 알던 것이 아니라 제대한 후에 만난, 나이 차가 꽤 나는 후배들이 칭얼칭얼 우는 소 리를 하며 입대를 했다가는 어느새 하나둘 전역을 했노라 어정쩡한 머리 길이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미안하고,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해서, 마음이 짠하다. 그런 동생들 중 하나인 우람이가 건 강하게 군생활을 끝냈다길래, 오랜만에 허리띠와 지갑 끈을 풀고 진탕 마셨다. 사진은 함께 마신 지 훈이, 현수, 우람이, 정현이, 세현이, 아름이, 지원이. 모두들 방학 잘 보내렴. 더보기
아침 여섯시 반 0교시 시험은, 학생에게나 시험 감독에게나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나는 생각한다. 더보기
결혼사진 2009. 06. 13. 간석역 아일랜드 컨벤션 홀. 박민아 양의 결혼식. 나는 사진 찍을 때 차라리 옷을 벗으 면 벗었지 V자는 절대로 안 하는데, 신부 대기실은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하게 만드는 강력 한 기운이 있었다. 내 귀납법의 사례는 적어도 다섯 개쯤은 되니 누가 가져다 논문이라도 써 줬으면. 더보기
앵두 구기동 고전번역원 건물의 조그만 뒷터에 앵두가 열렸다. 쉬는 시간마다 나가서 바람을 쐬는 곳인데 렌즈를 들이대지 않았다면 내내 몰랐을 것이다. 나중에 내 밭을 갖게 되면 꼭 앵두나무를 심고 싶다. 더보기
하늘 나는 고심을 하고 있었다. 학교의 수업은 모두 마쳤고, 민추도 종강을 하게 되는 금요일의 새벽이었다. 4학기에는 논문 주제 탐색을 해 보겠답시고 3학기로 몰아 넣었던 네 개의 수업이 각기 기말 과제를 요구하고 있었다. 게 다가, 다음 학기 등록금의 밑천이 될 삼백여만 원의 장학금이 걸려 있는, 지난 중간 고사에서의 실 점이 크기 때문에 더욱 스스로의 엉덩이에 채찍질을 가해야 하는, 민추의 기말고사가 다음 주였던 것이다. 주 전공이 아닌 소설 수업들의 기말 과제는 마치 형식상 별거지만 실제로는 이혼한 것과 같이 마음 속에서 과감하게 떠나 보낸 후였음에도 남은 과제와 일은 적지 않았다. 이것뿐이라면 마음의 병은 고뇌이지 고심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머리를 싸쥐는 건 민아의 결혼식 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이다. .. 더보기
오토바이 눈에 안 보이던 물건이 갑자기 확 꽂히는 때가 있다. 대개는 일상에 뭔가 불만스러운 일이 있을 때 나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을 때로, 평상의 상태로 돌아가면 마치 발정 끝난 고양이처럼 그 때 의 자신이 왜 그 물건을 그리도 원했나 이해조차 할 수 없다. 때문에 나는 그런 때가 오면 그저 꾹 참거나, 어지간히 비싼 물건일 경우 자신에게 닭고기를 사 먹여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곤 한다. 요사이에는 그 대상이 오토바이이다. 참된 문과대생답게 기능엘랑은 일체 관심이 없고 (50cc도 내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급의 스릴인 탓도 있다), 오로지 보는 것은 디자인 뿐인데, 사진의 두 오토바 이는 특히 등하교길에서 눈여겨 본 물건들이다. 주인들이 즐겨 타지 않는지 항상 같은 자리에 주차되 어 있고, 먼지가 뽀얗.. 더보기
중앙도서관에서 외솔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무척 고즈넉해서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장소인데, 요사이 벌이 둥지를 틀었다. 벌의 크기에 관한 이야기는, 낚시꾼의 월척타령과 같이 과장되기 일쑤 인 화제의 일번 타자이지만, 이 벌님은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엄지 손가락보다 약간 더 크다. 학부 생들이 꺅꺅거리는 사이로 군자는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지 않나니, 따위의 귀절을 중얼거리며 무심 한 척 지나가지만 신경은 full alert 상태이다. 그나마도 대낮엔 보이기라도 하지, 주된 하교 시간인 새벽에는 어디에서 공격이 날아올지 몰라 마구 뛰어가기도 한다. 멀리서 12배 줌을 이용해서 찍고 있는데, 지나가던 등산객 아저씨가 혀를 차더니 내 카메라를 가져가서는 줌 한 번 안 땡기고 이 근 접사진을 찍어 주었다. 나는.. 더보기
현충일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는 형편인데도 책을 잔뜩 사거나, 딴짓할 여유 없는 한 때인데도 그림을 몇 장 씩 그려대거나 하고 있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당장의 숙제와 발표 준비만을 근근히 해 나간다. 생 각은 좀처럼 들지 않고, 부러 하지 않는다. 덕분에 지난 보름동안, 말과 행동은 스스로가 보아도 좀 멍청이 같다. 유시민의 이름이 나오고, 이재오의 이름이 나오고, 박근혜의 이름이 나온다. 벌써, 다른 이름들을 말해도 좋은 때인가. 아니면 내가 멍청하게 아직도 그 이름을 붙잡고 있는 것인가. 나는 모르겠다. 북한이 핵을 쏘고 연평도에서 오락가락한단다. 미국발 경제위기 얘기가 다시 신문 지상을 덮는다. 앗차, 뒈지거나 배고픈 건 싫지, 하는 소리가, 어디서 들린다. 귓전인지 귓등인지 귓속인지, 정말로 잘 모르겠.. 더보기
노무현 주말 내 학교가 조용하길래, 바로 가는 길은 전경들이 위세 당당하게 막아서고 있고 꼬불거리는 뒷 길을 두 시간쯤 돌아서야 자그마한 탁상 하나 앞에 설 수 있다는 덕수궁 앞에라도 다녀와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심을 먹고 연구실에 있다가 중앙도서관 앞에 분향소가 설치되었다는 상석이 형 의 말을 듣고 가서 향을 피우고 왔다. 한 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민추 가는 길에 다시 도서관 앞을 들러 담배를 한 모금 빨아 향로 위에 올려 두었다. 담뱃재가 수북한, 평생 본 가장 지저분한 향로였다. '노무현'이라는 같은 제목으로 사흘째 일기를 쓰고 있다. 마음이 다 할 때까지는 계속 쓰고 싶지만, 아무리 일기장이라 해도 타인과의 소통을 전제하는 온라인의 장에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다른 내 용에 .. 더보기
노무현 숙제가 산더미 같은 마당에 하루를 꼬박 쉬었는데도, 자고 일어나 다시 연구실로 와 뉴스를 보니 가 슴 한복판 께가 꼭 죄이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현은 정말로 흔하게 쓰는 것이지만, 그의 죽음만큼 눈 앞에서 글자가 조합되어 문장이 된 다는 매커니즘을 낯설게 하는 기사는 없었다. 아직도, 진심으로, 믿고 싶지 않다. 봉화마을에서는 현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이 보낸 화환이 내팽겨쳐졌다고 한다. 이회창 자유선진 당 대표와 한승수 국무총리는 조문객들에게 저지당해 끝내 장례식장에 못 들어갔다고도 한다. 서울 의 덕수궁 앞에 노사모도 민주당 당원도 아닌 사람들에 의해 분향소가 세워졌는데, 경찰은 불법집회 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이곳으.. 더보기
노무현 내 손으로 뽑은 첫 대통령이 죽었다. 나는 지금 울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글을 꾸미는 데에 효과적 일, 소식을 접하기까지의 과정도, 반드시 생각해야 할, 이 사건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내가 다져 야 할 소신도 지금은 쓰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 울고 있다. 더보기
공부 내가 도대체 얼만큼 모르는지를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조차 모르는 한 때에도, 단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 요즘이다. 아직도 누군가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서 헤매고 있는 일 이 다반사이지만, 그런 헛발질들도 쌓이다 보면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숙제도 아니고 논 문 주제도 아닌데 혼자 멋부린답시고 논문을 뽑는다 원문을 읽는다 수선을 떨었던 공부들이, 수업을 위한 공부를 하던 중 밤하늘의 비행기에서 보는 산골의 풍경처럼 이따금 깜빡, 깜빡, 명멸하는데, 얼 핏 무의미해 보이는 그 시간에 대해 가졌던 회의의 깊이만큼 높이 올라 나를 기쁘게 한다. 시간이 아주, 아주 많다면, 한 10년쯤 멈춰 버리거나, 아니면 요새 항상 생각하듯 1분 자면 1시간 잔 것과 똑 같다거나 한다면, 나는 .. 더보기
회전목마 공항에서 근무한 바 있는 나는, carousel이라고 하면 회전목마보다는 자기 가방 찾아가는 하물 수취 대가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회전목마는 역시 꿈의 상징. 논문 끝내면, 하고 하루에 몇 백원씩 3학기 내 모아온 돼지저금통을 뭐로 가르게 될까 항상 궁금했는데, 가능성 있음 리스트 에서도 상위에 있던 레고가 역시 큰 사고 쳐 줬구나. 타즈마할도 꾹 참고 견뎠는데, 이번엔 어림 없 다. 얼른 미국 다녀오는 사람부터 찾아 봐야지. 가격은 천인공노할 수준이라 적지 못한다. 더보기
비오는 월요일 아침 노점상에서 사 온 방울 토마토를 씻어다 유희열의 '공원에서'를 들으며 먹는다. 나쁘지 않다. 더보기
나의 사랑하는 카메라 포토샵 설치 기념. 근래의 가장 큰 낙 중 하나인 소니 알파 5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