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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

6. 낙동강 우회 자전거길 - 안녕 이틀째의 밤부터 경남 지역에는 소나기가 예고되어 있었다. 종주를 떠나기 전 확인했을 때 30-40%였던 강수 확률은 어느새 80-100%로 치솟았다. 아니나 다를까 일곱 시 언저리가 되자 해는 이미 지고 한 방울,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사진은 그나마 밝기를 보정한 것이다. 어느새인가 길과 강, 산과 하늘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자전거길에 환하게 밝혀져 있는 보조등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용객도 별로 없는데 예산절감을 위해 비 오는 밤 같은 때에는 다 꺼버리라는 명령이 있었다면 여기에서 멈추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남도지사 홍준표 씨가 결정했는지 부산시장 허태열 씨가 결정했는지, 아무튼 평생 감사해할 일 없을 줄 알았던 사람들에게도 일단 감사는 하긴 한다. .. 더보기
6. 낙동강 우회 자전거길 - 삼랑진에서 이 다리는 삼랑진교이다. 삼랑진교를 넘어가면 삼랑진역이 나온다. 삼랑진역은 춘원 이광수의 의 마지막 무대이다. 비교적 능숙하게 교직해 왔던 인물 간의 첨예한 갈등을 홍수 앞에서의 대화합이라는 장치로 한 쌈 크게 싸서 꿀떡 삼켜버린 그 장면이 펼쳐진 곳이다. 그 삼랑진에 진짜 왔구나, 하는 감회가 들어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멈춘 건 아니고 무릎이 욱신거려서 멈춘 거지만 멈춘 김에 찍었다. 젊은 사람이 다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먼저 앉아 쉬고 있던, 화려한 자전거 의상을 입은 오십대 초반 쯤의 부부가 으데서 왔습니꺼, 하고 말을 붙여왔다. 서울에서 왔어요. 안동 사람인 아저씨와 하동 사람인 아주머니가 부산 옆의 양산에 살기 시작한 지는 십 년이 조금 못 되었다 했다. 마침 나와.. 더보기
6. 낙동강 우회 자전거길 -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적교장에서 푹 자고 출발. 빵빵한 배터리 사진은 여행이 다 끝난 지금 봐도 흐뭇하다. 계기판 왼쪽에는 휴대폰과 4대강 수첩 등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다. 그 안에 보이는 작은 지도는 적교장 명함의 뒷면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표지판과 도로에 새겨진 표식만 잘 따라가면 인천부터 부산까지 갈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따로 지도가 필요한 이유는. 한강과 낙동강의 모든 자전거길이 효율적으로 건설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곳은 터무니없이 크게 돌아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에누리 없이 강에다 딱 붙인답시고 엄청난 경사를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짤막짤막한 지름길과 우회로 등을 공유하곤 한다. 해당 정보를 찾아 볼 만한 시간이 없거나 정보를 알게 되더라도 막상 .. 더보기
6. 낙동강 우회 자전거길 - 왜관에서 적교장까지 출발길. 새로 이사온 중곡동으로는 중랑천이 지난다. 아침 일곱시 이십분 ITX를 타기 위해 나서는 길. 군자교 너머로 모르도르 산이나 에 나오는 외로운 산 같은 풍광이 펼쳐지기에 첫 사진을 찍었다. 실제로는 배봉산 아니면 용마산. ITX는 이번에 처음 타봤다. 지난번에 구미보까지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칠곡보에서부터 시작하면 되는데 칠곡보 인근으로는 시외버스가 가는 것이 없었다. 기차는 어떤가 검색해보니 마침 인근에 ITX 왜관역이 있어 그리로 가기로 한 것이다. ITX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다. 거치대 인근에는 콘센트가 있다. 출발지까지 가는 동안 소모되는 배터리 양이 언제나 고민되는 전기자전거 라이더들에게는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ITX를 타실 것이라면 부스터 만땅으로 올려놓고 기차역까지 쌩쌩 달.. 더보기
혼신의 퇴근탐험 벼르고 벼르던 전기자전거를 마침내 샀다. 오래 전 블로그에도 소개한 바 있었던 알톤 사의 이스타26s이다. 손 가락 빨며 이런저런 뉴스와 블로그 기사를 검색하고 마침내 이 모델로 정했던 것이 1년도 전의 일이다. 돈이 생 겼다고 다시 다른 전기자전거들을 기웃거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 동네 산책길에 지나치며 기웃기웃거리던 전기자전거 판매점에 전화해 보니 작년 겨울 양천구로 이사를 했다 한 다. 집 앞에서 사 난짝 들고 오는 것보다야 불편하겠지만 이 참에 먼 동네에서 사자마자 타고 귀가를 해볼까, 생 각하니 그 또한 나름의 재미가 있겠다 싶다. 다운 받아놓고 생각날 때마다 자전거로 여기 가려면 어떻게 가지, 저기 가려면 어떻게 가지 하고 만지작거리던 네이버 길찾기 어플, 드디어 제대로 한 번 써먹는다. 서울.. 더보기
전기 자전거 2 전기 자전거에 대해 이런저런 정보들을 알아가다 보니 직접 한 번 타보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다행히도, 여러 전기 자전거들 중 특히 관심이 있었던 이스타 26을 만든 회사인 알톤은 애당초 자전거 전문 기업이었기 때문에 서울 각지에 지점이 있었다. 그 중 운동 삼아서 걸어 다녀올 수 있는 지점을 골라 전화를 해 보니 재고가 동이 나 서 팔 수 있는 물량은 없지만 시승용은 한 대 있다는 답을 돌려주었다. 어차피 당장은 춥기도 하고 살 돈이 없기 도 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별로 토를 달 이유가 없었다. 시승해본다고 하고 그대로 내빼는 놈들이 많았던 듯, 자전거 한 대 잠시 타 보는 데에도 회원카드를 만들고 신분 증을 맡긴 뒤에야 탑승할 수 있었다. 복장에서도 알 수 있듯 자전거의 요모조모를 따지며 시승해보겠다.. 더보기
전기 자전거 책과 레고, 그리고 자가 부동산을 제하고는 큰 돈이 생긴다 하더라도 딱히 사고싶은 것이 없는 무소유 삶에, 지 난 반 년 간 그나마 눈독을 들인 물건이 있다면 전기자전거를 꼽을 수 있겠다. 에코 어스를 위한 마음이라기보다 는, 숨어서라도 오토바이를 탔다간 경을 칠 신세가 되었기 때문에 대체용 탈것을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눈이 미 친 것이다. 첫번째 위시리스트는, 한 차례라도 전기 자전거에 관심을 가졌던 분이라면 단박에 첫사랑에 빠져버렸을 만도의 '풋루스'.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에게 큰 돈을 주었다는 차체 디자인은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단순하고 세련되어 눈길을 잡아끈다. 체인이 없는 것도 깔끔한 인상에 한 몫 하는 요소이다. 이 디자인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세계 적 디자인 대회에서 몇 차례나 우승한 이력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