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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4

최감독과의 영화인터뷰 (1)






Q : ...그러고 보니, 조폭 코미디는 어떠세요?

최 : 글쎄 뭐, 워낙 영화같지도 않으니까...우리나라 영화요금이 비교적 싼 편이라 그런게 나오는

건지... 아무튼 추석 때 보는 재미없는 프로그램들 있죠? 연예인들 잔뜩 나와서 이상한 연기 하다가

그맘때쯤 유행하는 개그 몇개 치고 들어가는 거. 그거보다 좀 못하다고 생각해요.

Q : NO.3 오늘 TV에서 해 주던데.

최 : NO.3를 그 영화들이랑 비교하면 안 되죠. 조폭 마누라가 두사부일체보다 좀 낫다든지, 달마야

놀자가 좀 덜하다든지 뭐 그런 차이정도는 있어도 NO.3까지 싸잡아서 조폭 코미디라고 하면 안되죠.

글쎄, 이렇게 말하면 될까. 적어도 '조폭코미디'라는 하나의 '영화적 장르'를 논하려면 적어도 NO.3

정도는 되어 줘야죠.

Q : 조폭 마누라가 두사부일체보다 낫나요?

최 : 그렇죠. 두사부일체는 교육현실 뭐 이런 거 얘기하는 척 하긴 하지만 사실은 조폭만 가지고는

더이상 얘기가 안 되는 시점에 나왔다는 약점 때문에 영웅 플롯을 가져가려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꺼내들은 거라고 생각하고. 같은 감독의 다음 영화가 '색즉시공'이랑 '낭만자객'이예요. 사회현실

고발의지같은 건 눈꼽만큼도 없잖아요. 색즉시공은 또 따로 평가되어야 할 만한 부분이 있지만, 아

무튼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사회 부조리 고발에 있었던 게 아니란 건 명확하다는 거죠. 우리

관객들 특성상 개인기만으로 웃겨 놓으면 영화 뒷심 없을 건 뻔하니까. 조폭마누라는 일련의 '조폭

코미디'중에 여성관객 비율이 가장 높아요. '형님'이 '여자'다, 라는 컨셉 하나만으로 유치한 플롯

이니 개인기의 남발이니 하는 걸 덮고 결국 상업적으로 성공한거죠. 제대로 찝어 낸 거지. 그게 여성

운동계의 노력의 결과니 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냥 가려운 데 긁어 준거지.

아이디어가 좋았던 '상품'이죠. 맨 처음에 나왔으니까 질이 좋든 나쁘든 일단 성공하는. 영화는

절대 아니고. 그렇지, 영상물이라고 표현하면 좋겠다.

Q : 달마야 놀자는요?

최 : 난 그게 조폭코미디로 가 버린게 참 아까워요. 시류가 그래서 그랬을까. 난 그 영화에 369씬

같은 거 참 싫어하는데... 아이템 자체는 괜찮거든요. 갈등구조나 권력구조도 탄탄하고. 캐릭터마다

색깔을 줄 여지도 충분히 있었고. 달마야 놀자는, 뭐랄까, 너무 아깝달까. 속편이 안 나왔더라면

그거 참 아까웠지, 하고 생각할텐데 속편 나오는 거 보고 포기했지. 아, 저건 그냥 상품이다.

물론 영화라는 게 상업성도 있어야 하는 거지만, 알죠? '상품'이라는 건 어쨌든 팔리기만 하면 장땡

인 거니까. 7000원 우려내면 그걸로 끝이라고.

Q : 그런데, 맨 위의 사진은 조폭코미디랑 무슨 상관인가요?

최 : 아, 그거... 저기, TV에서 오스틴 파워도 해 주더라고. 내 영화사의 바이블이거든. NO.3도 보고

그것도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서...

Q : 그럼 오스틴 파워 사진을 올리시지 왜...

최 : 뭐, 그냥 열심히 읽어주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랄까. 나 지금 약속이 있어서,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하지.

Q : 앗,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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