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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드디어 7월이구나.

서점에서 구석에 앉아 <아내가 결혼했다>와 성석제 선생님의 신작 <소풍>을 읽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병렬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쓰였음에도 어쩐지 식상해 보이는 제목과 북리뷰

에서 잠깐 접한 본문 내용중 지나치게 전문적인 축구얘기가 나와서, 그리고 <소풍>은 소설이 아니

라 맛기행이라는 것과 발매와 함께 책을 사면 냉면 한그릇 티켓을 준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벤트 탓

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던 차였다.

생각했던 대로 <아내가 결혼했다>는 전체의 1/3쯤을 차지하고 있는 축구얘기를 훵훵 뛰어 넘어 읽어

도 별 문제가 없었고 <소풍>은 마침 부대에 복귀할 시간이 되어 반쯤 읽던 책을 덮는데도 아쉬움이

없었다. 아무리 기대를 안 했다지만 꽤 넉넉한 시간에 두권을 집어 들어 최소한 마음에 드는 단락

하나 정도는 발견할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읽어보고 결정하자 생각했던

두권의 책에서 연달아 실패한 뒤라 영 기분이 별로였다. <대쥬신을 찾아서>는 애당초 흥미 위주로

읽자고 작심하고 봤는데도 논리의 허점이 듬성듬성 보였고, <신의 지문>을 읽고 큰 팬이 되었던

그레이엄 핸콕의 신작 <탤리즈먼:이단의 역사>는 그간 숱하게 읽어 왔던 흥미위주성 주제들에

비행기 값이 걱정되는 리얼리티적 답사기록이 더해졌을 뿐이었다. 예전에는 제목만 보고 집어 들어

도 참 좋은 세상이다, 좋은 세상이다를 연발하며 마지막 장을 덮는 것이 드문 경험이 아니었는데,

역시 손에서 오래 놓은 탓인가.


내일이나 모레쯤은 새로 주문한 책이 도착할 것이다. '밥'을 주제로 쟁쟁한 열세명의 작가들이 그린

만화를 모은 무크지와 수없이 명성을 들어온 레이먼드 챈들러의 추리소설, 그리고 내 영원한 경배의

대상 <창천항로>32권. 제발 성공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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