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11

잡기




민주당은 이 때다 싶어 '증세 없이 무상 복지'니 같은 소리나 하고 있고, 한 술 더 떠 한나라당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고려 없는 복지는 위선'이라질 않나. 국회의원이 되면 매일 아침 돈이 퐁퐁 솟아나는 지갑이라도 주는지, 자기 전 가

만히 누워 있어도 오르가즘을 주는지, 지독들 하다.


와중에 결국 전원 무혐의 처리된 스폰서 검사들 중 PD 수첩에 의해 직격탄을 맞았던 박기준 전 검사가 '허위사실에 의

해 근거해 처분받은 면직은 부당하다'며 면직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결과는 패소였지만, 세금을 들여 특검을 운

영하고도 결과는 전원 무혐의이니 개중 가장 티가 나는 사람까지 복직을 시켰다가는 무슨 화를 입을까 두려웠겠지,

하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든다. 예전같으면 결과는 볼 것도 없는 일이고, 그런 짓을 해 놓고도 뻔뻔하게 소송을 거는 검

사가 다 있네 싶었을텐데, 이젠 패소 결과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을 해야 하니.


환경부 장관은 혼외정사로 낳은 딸이 친자소송을 걸었는데 유전자 감식에 불응하고 법원에 불출석하여, 결국 법원에
 
의해 원고 승소 판결이 났는데도 '역대 2위의 장수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부도 경제성장에 기

여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인터뷰가 나왔다. 지경부 장관 후보는 주민등록법 위반,
 
탈세, 부동산 투기 등등이 수 건 드러났고 야당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결국 임명되어, 며칠이 지난 오늘에는 '중

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에 관심 보이는 최중경 장관'따위의 기사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 정권 들어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남기게 될 가장 큰 영향은, 첫째로 정치의식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키워나

갈 20대들에게 깊은 패배의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둘째인 국가부채도 결코 만만한 문제는 아니

지만.) 아무리 논리적인 반박을 받아도, 아무리 큰 흠이 있어도, 돈과 힘을 업고 있으면 결국 뜻대로 된다. 그러나 돈과

힘은, 돈과 힘을 갖지 못 한 집, 혹은 지역에서 태어난 이에게는 결코 오지 않는다.


월드컵 4강과 노무현의 당선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자각을 시작한 나로서는, 비록 그것이 실질적인 지표가 아니라 감상

적인 동기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세상은 투표로 바뀔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따금 만나게 되는
 
90년 이후 출생의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지만, 결국 자신이 기득권 층이

되어 그 혜택을 누리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갖지 못해 본 이들에게조차 커다란 선망의

대상인데,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것이겠는가. 혹 잃을까 전전긍긍한.


'일기장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을 꾸었다  (2) 2011.02.12
靑空  (2) 2011.02.01
겨울밤  (0) 2011.01.26
여기는 툰드라  (0) 2011.01.23
새해 소원  (3) 2011.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