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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정혜윤, <마술 라디오> (한겨레출판. 2014, 5.) 작가의 전작 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들었던 의문이다. 사람을 홀리고 울리는 이런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었던 최초의 질문은 도대체 무엇이었나. 잘 듣고 잘 묻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요즘이라 더욱 궁금했다. 그 책에서는 작가가 시종일관 담담한 나레이터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찾아봤다. 나레이터 뒤의 작가의 모습과 그가 가진 질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저작들. 인터뷰집과 여행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책이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고 또 '오래 걸을 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라는 부제가 마음을 움직여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책의 본문은 열네 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한 꼭지 안에는 라디오 PD인 작가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며 들었던 이야.. 더보기
정혜윤, <그의 슬픔과 기쁨> (후마니타스. 2014, 4.) 서로 다른 방향으로 몇 차례고 썼던 글을 모두 지우고 다시 쓴다. 이 책은 CBS 라디오 프로듀서인 정혜윤이 쌍용자동차 선도투 스물여섯 명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말투까지 살려 기록한 책이다. 그들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 가운데 '절차의 부당함'이나 '고용의 정상화', '해고로 인한 상실감' 등의 박제된 용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소년기의 꿈을 이야기했고 어떤 사람은 실패로 끝난 연애 이야기를 했고 어떤 사람은 피부관리의 지난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책은 그렇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라는, 어떤 이에게는 증오스럽고 어떤 이에게는 지겨운 '상징', 그 상징 뒤로 숨겨져 버린 '사람'의 슬픔과 기쁨에 대해 한참동안 들려준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그래서 수백 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