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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강단에서 3월의 마지막에 쓰는 감상으로는 조금 때늦지만, 새 학기가 시작됐다. 내가 들어가는 방과후수업 강의는 3월 중순이 넘어서나 시작을 한다. 한 반에 4강씩 들어가서 열 반을 다 돌고 나면 한 학기가 끝난다. 같은 강의록을 들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교실에 서 있는데도, 한 해는 과연 지나 이제 새로운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구나 하고 첫 번째로 실감이 나는 것은 인사이다. 한 학기나 한 해가 끝나가서 모든 반에 못해도 한 번 씩은 들어간 뒤로는 복도를 걸어가며 인사를 받거나 수업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느라고 정신이 없다. 개중에는 수업을 열심히 듣던, 그래서 눈에 익은 얼굴들도 종종 있어 수시로 반가운 마음도 든다. 그러던 것이 몇 달 간의 겨울방학이 지나고 나면 출석부를 들고 사복을 입은 아저씨가 지나가니까.. 더보기
박가분, <일베의 사상> (오월의봄. 2013, 10.) 1. 출판사 '오월의 봄'에서 나오는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시리즈의 열세번째 책. 부제는 '새로운 젊은 우파의 탄 생'이며 표지에는 '나는 너를 혐오할 권리가 있다'라는 문장이 추가되어 있다. 이 책은 근래의 몇 년간 가장 많은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약칭 '일베'를 분석 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진 필자의 몇 가지 주장들을 함께 묶은 결과물이다. 책의 내용은 일베의 연원, 일베의 사 상적 기반과 정체성, 그리고 결론의 세 부분으로 크게 나뉜다. 다시 말해, '일베는 어디에서 왔는가', '일베는 무 엇인가', 그리고 '(일베가 아닌, 혹은 아니고자 하는) 우리는 어떻게 혹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각각의 답 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세 부 모두 일베라는 소재를 다.. 더보기
야스다 고이치, <거리로 나온 넷우익> (후마니타스. 2013, 5.) 1. 기자 출신인 프리랜서 작가 야스다 고이치의 2012년 작. 책날개의 소개에 따르면 작가는 이 책으로 2012년 일 본저널리스트 회의상과 제 34회 고단샤논픽션상을 수상했다 한다. 이 책에서 주된 취재의 대상으로 삼고 그 연원과 활약, 의의를 다루고 있는 모임은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在日特権を許さない市民の会', 약칭 '재특회'이다. 일어로 '자이니치'라고 읽는 '재일在日'은 일본에 살고 있는 남한과 북한 국적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본 래대로라면 '재일 한국인'이나 '재일 조선인'이라는 말이어야 할텐데도 그저 '재일'로 통칭한다는 데에서 그 사 회적 맥락이 간단하지 않은 용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개인적 차원의 차별, 멸시 등은 물론 참정권이나 공무담임권과 같은 행정적 절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