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지2014.05.07 19:51

 

 

 

 

 

출판사 미디어트리거의 기획작.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세 명의 패널을 초대하여 '대통령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토론을 하고 그 결과물을 정리해서 출간한다. 부제는 '윤여준, 이상돈, 이철희, 대통령을 이야기하다.'.

 

 

 

중앙집권형 국가에서 정치를 말할 때 대통령을 논하는 것은 당연한 첫걸음이다. 그 기획의 패널으로 굳이 이 세

 

명을 부른 이유로는 아마도 '합리성'이나 '관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세 명에게는 모두, '속해 있는' 진영의 논

 

리와 완결이 일치하지는 않은 언행을 보인 공통점이 있다.

 

 

 

윤여준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으며 16대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였다.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소장을 지낸 바 있고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 캠프의

 

전략을 짠 '책사'로 유명하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 때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무조건 사과하라'는 전략

 

을 지도하여 참패 위기에 있던 한나라당을 구원했던 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는

 

안철수와 박경철의 '희망콘서트'를 후원하기도 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을 지지하는 연

 

설을 하기도 했다. 그 뒤로는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함께 하다가 2014년 3월, 새정치연합이 민주당과 합당을

 

하는 과정에서 결별했다. (이 책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이전인 2월에 출간됐다.)

 

 

 

중앙대 법대 교수인 이상돈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조선일보>의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당

 

시 대통령이던 김대중, 노무현에게 날린 신랄한 독설은 보수층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 이후 보수의 재집권에 성공한 MB정부 하에서, 이상돈은 정부와 각을 세우는 의견을 내놓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특히 4대강 사업은 추진되고 있는 중에도 그 의도와 부작용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하여, M

 

BC 100분 토론에서 화면 왼편에 자리잡은 패널이 정부를 공격하는 진기한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진짜 보수'

 

를 표방하던 그는 19대 대선에서 김종인, 안대회와 함께 박근혜 캠프의 참신함과 합리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활약했지만 대선 이후로는 그에 값하는 활동상을 보여주지 못했고,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가 지난 뒤부터는

 

'비상식적 인사'나 '무너진 신뢰' 등을 근거로 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인 이철희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냈고, 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당대표인 김한길 의원의 보좌관 직을 수행했으며,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에 몸을 담기도 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부소장을 거쳐 현재는 1인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특히 19대 대선을 전후하여 활

 

발한 방송 활동으로 이른바 개혁-진보 진영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평론가가 되었다. 인생 대부분의 이력이 민

 

주당에 놓여져 있지만, 사안을 논함에 있어 당략이나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공과를 비교적 공정하게 가늠한다

 

는 평을 받아, 급격히 보수화된 방송 환경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평론가로 자리잡았다.

 

방송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나 팟캐스트, 그리고 인터뷰 등에서는 현재의 민주당

 

전략팀에 대한 강한 불만을 숨기지 않는 면도 있다.

 

 

 

이런 이들의 언행은 일각에서 '변절'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그러나 논거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또 자

 

신이 설득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자세'는 진영 간의 극단적인 대립과 정략이 심화되는 정세에서 많은 사람들

 

에게 '합리성'과 '관용'을 지닌 것으로 보여졌다. 특히 그런 일면이, 논쟁적일 수 있는 이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지명된 까닭일 것이다.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최종 제목인 <누가 해도 당신들보다 낫겠다>와 달리 토론의 주제 이름은 <대통령의 과

 

거,현재, 미래>였다. 제목 그대로 이 책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은 대부분 전현직 대통령에 관한 평가와 서로에 대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호명되는 대통령은 4대 윤보선과 10대 최규하를 제외한 9명이다.

 

 

 

총 11장 중 1장부터 9장까지가 각각의 대통령을 다루고 있다. 보통 20쪽에서 30쪽 가량의 분량인데, 가장 짧은

 

장은 전두환 대통령을 다룬 10쪽의 4장이며 가장 긴 장은 노무현 대통령을 다룬 38쪽의 7장이다.

 

 

 

각 장은 다시 세 개의 소챕터로 나뉘는데, 책에서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소챕터는 대체로 '그 대통령

 

정권이 갖는 의미', '그 정권의 공', '그 정권의 과'로 구분되어 있는 듯 하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는 이 구

 

분이 엄밀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아울러 세 개의 소챕터라는 기준의 예외는 공이 빠지고 평가와 과만 있는 4

 

장 전두환 대통령이다.) 이 소챕터의 제목만 읽어봐도 -세 명이 파악하는- 한국 현대사의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에, 책 목차를 이 독후감의 댓글로 첨부하려 한다.

 

 

 

윤여준이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을 높게 평하거나, 이상돈이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공로를 인정하거나, 이철희

 

가 김대중의 전략적 면모를 재조명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평이다. 똑같이, 윤여준이 노무현의 '뺄셈 정치

 

'를 지적하거나, 이상돈이 DJP연합의 정략성을 비판하거나, 이철희가 박근혜의 불통을 거론하는 것도 놀랍지 않

 

다.

 

 

 

러나 윤여준이 김대중의 탁월한 식견을 칭찬하는 한편 이회창의 반개혁적 면모를 공개하는 장면, 이상돈이

 

노무현의 상대방에 대한 관용을 인정하는 한편 박근혜 정부 임기 1년에 대해 혹독한 점수를 내리는 장면, 이

 

철희가 이승만의 정치력이 김구보다 위였다고 평가하는 한편 노무현 정부의 아젠다 세팅 능력을 비판하는

 

장면 등은 무척 신선했다. 특히 여기에 이 패널 조합의 특장점이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흥미로운 것은 토론 과정에서 합의하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하는 세 인물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공과이다.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유신 전 박정희가 이룬 성과, 노태우의 북방외교, 김영삼의 하나회 숙청과 금융실명

 

제, 김대중의 IMF극복 등이다. 반대로 입을 모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이승만의 권력욕, 박정희의 유신, 김영

 

삼의 IMF, 김대중의 측근 비리 등이다. 이렇게 한 명의 대통령이 공이든 과든 대체로 확실한 명암을 갖는 한편,

 

의미와 장단점을 논하는 데 있어 일관되게 부정적 평가를 받는 두 대통령도 있다. 각각 해당 장의 소챕터 제목으

 

로 문장을 만들어 보자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며 '업적은 없고 후유증은 큰' 전두환 대통령과, '건설사 CEO

 

스러웠'으며 '미디어법, 4대강, 대기업 편중'의 과오를 저질렀고 결국 '최악의 경제정책, 최악의 공공부채'를 남

 

긴 이명박 대통령이다.

 

 

 

각각의 대통령에 대한 9개의 장이 끝나고 나면 시점을 한국사회로 옮겨 문제점과 대안을 논해 본 10장 '미래를

 

말하자'와 11장 '지금 선 이 자리'가 시작된다. 여기에서는 정치 구조와 경제 구조의 개혁 방향을 토론하고 향후

 

크게 성장할 정치 인물들을 평가하며 박근혜 정부 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총평한다.

 

 

 

정리하자. 먼저 장점부터. 하나. 역대 대통령이 집권 순서대로 호명되며 그 공과가 평론의 형태로 드러나기 때문

 

에 한국 현대사에 처음 접근하는 사람에게 거칠게나마 큰 그림을 그리는데 아주 유효할 것이다. 둘. 어떤 형태로

 

든 권력의 최정상에 닿아 본 이들의 '뒷담화'가 섞여 있어 정보의 가치가 높다. 셋. 대담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읽기가 편하다. 넷. 억지 주장을 펴지 않는 패널들이기 때문에 모범적인 토론을 공부하는 데 좋은 참고서가 되어

 

준다.

 

 

 

단점은 장점을 그대로 뒤집은 데서 나오는 것이 많다. 하나. 강연이 아니고 '알 만큼 아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얘

 

기라서, 평가의 논거로 사용되는 인물, 사건에 대한 정보가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현대사의 굵직한 정보들을 미

 

리 알고 있지 않다면 어려운 독서가 될 수 있다. 둘. 언급한 것처럼 어떤 형태로든 권력에 맞닿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 본인이 특히 활약했던 시기의 이야기가 나오면 다소간 감정적이거나 양보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

 

일 때도 있다. 셋. 대담의 녹취록 형식이라 막상 읽어보면 분량이 그리 길지 않다. 정리된 글이 아니라 발언한 것

 

을 받아쓴 것이라 입말체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발언자가 바뀔 때마다 한 줄씩 떼어서이기도 하다. 넷. 억지 주

 

장을 하지도 않지만 강한 반대를 하는 장면도 거의 없다. 하나하나의 주제를 놓고 하는 끝장토론이 아니고 정해

 

진 시간 내에 9명을 다루어야 하는, 현실적 한계를 갖는 토론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총평.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독자가 독서의 목적만 확실히 정해두고 읽기 시작하면 확실한 성과를 거

 

둘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경험을 풍부하게 갖고 있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패널들의 발

 

언을 접하는 것 또한 여러 책에서 만나기 어려운 특장점이다. 각 패널들의 팬인 독자나 약간 깊이 있는 현대사

 

개괄서를 원하는 독자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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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문에서 언급한, 이 책의 목차를 따서 붙인다.


    1. 이승만 대통령
    초대대통령 이승만을 말하다
    부인이 한국인이기만 했어도
    불행이 시작되다

    2. 박정희 대통령
    박정희, 그 선연한 빛과 그림자
    유신, 전과 후
    유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다

    3. 전두환 대통령
    태어나지 말았어야
    업적은 없고 후유증은 크다

    4. 노태우 대통령
    민주화의 가교/물통령
    북방정책, 통일정책은 분명한 공
    역사의 의미를 읽어라

    5. 김영삼 대통령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로 박수 받고
    씻을 수 없는 과오, IMF

    6. 김대중 대통령
    26년만에 당선된 집념의 사나이
    햇볕정책, IMF극복은 공
    게이트로 날이 저물다

    7. 노무현 대통령
    이회창이 진 선거일 뿐?
    개혁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
    ‘참여와 평등’의 가치를 심다

    8. 이명박 대통령
    건설사 CEO스러운
    미디어법, 4대강, 대기업 편중, 그리고
    최악의 경제정책, 최악의 공공부채

    9. 박근혜 대통령
    야당이라는 인식으로 당선?
    변했나, 원래 그랬나
    변화는 가능한가

    10. 미래를 말하자
    개헌은 가능한가
    대한민국 재구성이 필요하다!
    이 사람을 주목하라

    11. 지금 선 이 자리
    다시 이곳과 현재를 말하다
    뭔가 변하고 있다
    윤여준, 안철수의 새정추로

    윤여준·이상돈·이철희 인터뷰

    2014.05.07 19: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재밌는 조합이네요 윤여준, 이상돈, 이철희라니.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 언제까지 대통령 개인의 한계로 국가가 흔들흔들 대는 걸 지켜봐야 하는지 걱정됩니다. 여담이지만 아마 MB가 2년만 더 해먹었으면 전두환만큼 분량이 적어지지 않았을가 싶습니다.

    2014.05.10 15: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세 사람은 공히 그 분을 너무 싫어해서, 2년이라는 시간을 더 같이 보냈더라면 정말 한 쪽 분량만큼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2014.05.11 04:43 신고 [ ADDR : EDIT/ DEL ]

독서일지2012.09.09 15:25

 

 

 

 

정치평론가 임병도 씨, 필명 '아이엠피터'의 2012년 7월 작.

 

 

 

저자는 정치시사 블로그 계의 거목이다. 책날개에서는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월평균 50만 명'이라

 

고 소개하는데, 정치시사 블로그의 독자들이 비교적 충성도가 높은 독자들임을 감안하면 반드시 50만 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아무튼 엄청난 숫자인 것은 틀림없다.

 

 

 

나도 이따금 블로그 계의 풍향을 살피기 위해 포털 DAUM의 블로그 서비스인 'View'란을 방문하곤 하는데, 지속

 

적으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글들은 대체로 연애, 맛집, 연예 카테고리에 국한되어 있다. 그 외의 카테고리

 

에 속하는 글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대체로 하나의 폭발력 있는 이슈가 있을 때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국제 카테고리라면 연평도 피격 사건이나 독도 문제가 터졌다든지, 육아라면 보육원 음식에서 식중독 균이

 

나왔다든지, IT라면 아이폰의 새 모델이 발표되었다든지 하는 등, 특정 사건과 관련하여 일시적인 관심이 집중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큰 관심이 집중되었던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추가해 놓고 그 후로 며칠 동안 꾸준히 방문해

 

보면 대체로 조회수가 급감하는 것이 목격된다.

 

 

 

특히 정치 블로그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언론사의 뉴스를 그대로 퍼나르기만 하는 것이라면, 포털의 메인 화

 

면에서 온갖 신문사들의 뉴스를 대부분 볼 수 있는 우리 나라의 누리꾼들이 그 블로그를 골라 따로이 방문할 필

 

요가 없다. 따라서 언론사 이상의 정보력을 갖추지 못 한 이상 각 언론사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만의 관점,

 

그리고 그 관점으로 행한 '분석'만이 메리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정치의 이벤트들은 대체로 단일 사건으로만 볼

 

수 없고 어떠한 맥락 상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글의 성격이 논증적이고, 또 길어질 수

 

에 없다. 번잡한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읽기도 어렵고, 출근 직후나 점심시간 직후의 어수선한 짬에 대놓고

 

읽기도 어렵다. 글의 내용 자체가 접근성이 낮다는 말이다. 게다가 임병도 외에도 몇몇 정치 블로거들이 이따금

 

성토하는 바에 따르면, 'BEST 게시물'로 선정되어야 더 많이 노출되어 접근성이 높아지는데, 이 선정의 기준이

 

모호하며, 정치시사 카테고리의 글들은 특히 더 홀대받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근래 속속 제기되고 있는 '네이버

 

연관 검색어' 관련 의혹들을 참고해 보면, 단순히 음모론만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운, 분명한 개연성이 존재하는

 

주장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이러한 상황에서, '월평균 50만'이다. 뚝심만 있으면, 컨텐츠는 언젠가 스스로 빛을

 

발한다.

 

 

 

 

이 책은 그 블로그인 아이엠피터(http://impeter.tistory.com/)에 연재되었던 게시물들을 소주제 별로 묶어 출간한

 

것이다. 블로그에는 하루이틀 상간으로 그날그날의 가장 큰 이슈들에 대한 분석 게시물들이 올라와 그 양이 이

 

미 적지 않은데, 중요한 인물로 묶은 것도 있고, 이벤트로 묶은 것도 있고, 흥미 위주로 묶은 것도 눈에 띈다. 총

 

6장이다.

 

 

 

1장 '문재인의 운명'에서는 정치평론가인 필자가 오래 전부터 대통령감으로 지목해 온 문재인에 대한 여덟 개의

 

게시물들을 묶었다. 일종의 인물론으로, 특정일의 특정 이벤트 등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인간 문재인과 대통령감

 

문재인을 평하였다.

 

 

 

2장 '독재정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박정희와 박근혜 그리고 전두환'도 역시 인물론이긴 한데, 각기

 

다른 의도로 쓰였던 게시물들을 출간을 목적으로 하나로 묶으려다 보니 제목이 길어진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삼인을 묶은 것에 일정한 유기성이 있긴 하다. 거칠게 나누어 보자면, 총 여덟 개의 게시물 중 하나는

 

박정희, 하나는 박정희와 박근혜, 두 개는 박근혜, 하나는 박근혜와 전두환, 두 개는 전두환에 관한 글이다.

 

박정희와 관련된 게시물은 그의 만주군 이력에 관한 것이고, 박정희와 박근혜에 관련된 것은 정수장학회에 관한

 

글이다. 박근혜에 관련된 것은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이력과 지지세력에 관한 것이고, 박근혜와 전두환에 관련된

 

것은 박이 전을 '오빠'라고 불렀던 사이이며 신군부 쿠데타 이후로 금전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내용이

 

다. 전두환에 관련된 것은 그가 거액의 추징금을 '29만원' 운운하며 회피하고 있는 와중 그의 가족들이 보여준

 

수상쩍은 재산 관계와, 법적 근거 없이 혈세를 들여 '국가내란범'이자 추징금을 회피하는 '범죄자'를 경호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글이다.

 

 

 

3장 '대한민국을 사유화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패밀리들'에서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초기 폭발적 원동

 

력이 되기도 하였던 '가카'와 그의 인맥, 인척들의 비리상을 다루었다. 청계재단, 자이드 국제환경상 상금, 지하

 

철 9호선 요금 인상, 인천공항 민영화, 내곡동 사저, 그리고 여사님의 '한식세계화추진단' 문제가 언급되었다.

 

 

 

4장 '세금이 아깝다 국민 모독 3종 세트'에서는 강용석 전 국회의원, 전여옥 전 국회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세 인물에 각각 두 꼭지가 할애되어 총 여섯 개의 게시물이 묶였다. 칼로 자르듯 나누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두

 

꼭지 중 하나는 그 인물의 언행이나 이력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이벤트에서 드러난 그 인물의 특성에

 

관한 것이다.

 

강용석과 관련해서는  '아나운서 성추문 언행' 사건과, 국회의원으로서의 그의 미미한 활동상에 대해 다룬 게시

 

물이 실렸다. 전여옥의 경우에는 지지의 대상이 자주 바뀌었던 그의 정치이력상과, 대표저서 '일본은 없다'가 긴

 

시간의 공방 끝에 결국 표절로 판명난 사건을 다루었다. 김문수에 대해서는 그의 '변절의 역사'와, '도지사 김문

 

숩니다'라는 유행어를 남겼던 남양주 소방서 통화 사건을 언급하였다.

 

 

 

5장 '서울을 망친 남자, 서울을 노린 여자, 서울을 시민에게 돌려준 남자'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국회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의 세 인물을 축으로 삼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과를 설명하였다. 시간 순서

 

를 따라 열한 개의 게시물이 묶였는데, 주요한 이벤트들을 중심으로 하여 현실의 역사를 재구해 낸 이 장이야말

 

로 이 책이 빛나는 순간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1장부터 4장은 일종의 인물론으로, 해당 게시물들은 그 인물의 특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계기를 제공할

 

뿐 하나가 빠지거나 하나가 더 들어가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말하자면, 지금 다시 아이엠피터

 

의 블로그를 찾아가 느긋하게 하나하나 찾아 읽어도 될, 굳이 책으로 묶을 필요는 크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5장은 특정 이벤트와 관련하여 서로의 인과관계가 밀접하게 얽힌, 하나의 '역사'이다. 이 과정

 

을 한 권의 책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며 순서를 따라가기만 하면 배울 수 있는 것은 독자에게 허락된 큰 혜택이라

 

고, 나는 생각한다. 놈놈놈 2권은, 이런 챕터가 좀 더 늘었으면 한다. 혹은, '놈놈놈' 브랜드는 인물론으로 가고,

 

'건건건'과 같은 브랜드를 따로이 만들어 이러한 사건과 역사의 재구를 묶어도 좋겠다.

 

 

 

6장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현주소 닥치고 법 VS 닥치고 권력'에서는 법조계에 관한 게시물들이 실렸다. 이 정권

 

하에서 법조계 뉴스가 정치계 못지 않게 많이 등장했던 것도 한 원인일 수 있겠지만, 필자의 다른 블로그 게시물

 

들을 살펴 보면 우리 정치 개혁의 주요한 요소 중 하나로 사법 개혁을 꼽아온 것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그 관심

 

의 연장선상에서 정치에 관한 5개의 장과 함께 실린 것이 아닌가 한다. 신영철 대법관이나 김홍일 부산고검장,

 

이인규 전 중수부장 등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총평. 아이엠피터를 접한 적이 없거나, 접했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그의 글을 읽기가 어려웠거나 하는 분들

 

이라면 구매의 의미가 분명하다. 평소 그의 글을 꼼꼼히 읽어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 다시 책으로 읽을 필요가

 

없는 분들이라도 그와 같은 정치블로거가 더 많이, 그리고 오래 있어주길 바라고 있다면 또한, 구매의 의미는 분

 

명하다.

 

 

 

 

 

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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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도 오십만 명 중 한 명이다. 임병도 씨와 아이엠피터의 건승을 기원한다.

    2012.09.09 15: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일기장/20122012.08.21 14:02

 

                                                                                   <출처 오마이뉴스>

 

 

 

 

양 거대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과 임기말 속속 재조명되는 각종 비리에 관한 정치 이슈, 방송사 파업의 후유증에

 

관한 사회문화 이슈, 노사 '갈등'에 관한 경제 이슈 등 무엇 하나 작다고 할 수 없는 화제들에 각종의 분석이 난

 

무하여, 별로 다를 것도 없는 내 생각을 한 마디 덧붙이느니 차라리 속도를 따라가는 데에 힘을 써도 모자랄 한

 

때이다. 게다가 공약으로 최저임금 두 배 인상을 내세여당의 한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 중 최저임금이 얼마인

 

지 아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는 뉴스 등을 접다 보면, 그닥 귀하다고 할 수도 없는 내 시간이지만 이

 

런 일에 하나하나 일기를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피로감에 사로잡힌다. 비리가 어쨌네 정책이 어떻네

 

아무리 책 읽고 기사 찾아 진지하게 비평하면 뭘 하나. 말하는 이들이 벌받을 생각이 없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없

 

고 지키겠다는 생각이 없는데.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우스꽝스러워지는 기묘한 꼴이다. 예의 그 후보는 심지어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이였다.

 

 

와중에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소식이 있어 이렇게 전한다.

 

 

 

 

 

독도에 세 종류의 조형물이 있었다. 먼저 맨 밑에 태극과 건곤감리의 문양이 새겨진, 말하자면 태극기 모양의 둥

 

그런 판. 사진으로 보면 지름이 4, 5m, 높이는 50cm 정도 되는 것 같다. 이 위에 국기, 경북도기, 울릉군기의 세

 

깃발을 달 수 있는 게양대와, 일본 쪽을 향하여 포효하고 있는 높이 1m, 길이 2.5m의 호랑이가 얹혀졌다. 지난

 

2011년 8월,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1억 원을 들여 조각가 홍민석 씨에게 의뢰해 설치한 작품이다.

 

 

이미 1년여 전에 설치가 끝난 이 조형물이 다시 한 번 논란에 오르게 된 것은 이명박 현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

 

두고 독도를 방문한 뒤 부터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외교적 맥락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이루어진 것이

 

었고, 관련 부처인 외교통상부와도 합의를 본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국내 신문방송에는 엠바고를 요청하였으나

 

엉뚱하게 하루 전 일본에서 소식이 먼저 나가는 해프닝도 있었고, 일본 정부는 사건이 터지자마자 발빠르게 독

 

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조직적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여러가지의 석연치 않은 후폭풍을 남겼다.

 

합리적인 추론과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진 사실만으로는 도무지 그 의중을 짐작할 수 없었던, 이 헌정 사상 대통

 

령의 첫 독도 방문 끝에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친필이 담긴 '독도표지석'을 설치하는 데 '흔쾌히 동의'하였다.

 

 

그런데 경북도청과 울릉군은 이 독도표지석을, 다른 적당한 곳도 있을텐데 굳이 기존의 호랑이 상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다 세웠다. 호랑이 상이 불법 설치물이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 있었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 336호로, 관련 법령인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그 주변을 개발할 경우 문화재 현

 

상변경 허가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경북도청과 울릉군은 예의 세 가지 조형물에 대해 허가 신청을 내었

 

으나, 문화재청은 깃발 게양대 중에서도 국기 게양대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 준 바 있다. 그런데 경북도청과 울릉

 

군은 허가 결과에 관계 없이 세 조형물 모두를 무단으로 설치한 뒤 국기 게양대만 설치한 사진을 제출하였고, 문

 

화재청은 이 사진만을 보고 넘어갔던 것이다.

 

 

 

아무튼 불법 설치물, 혹은 점거물을 치우고 그 자리에 허가를 받은 조형물이 들어갔으니 말하자면 '사필귀정'이

 

된 이 이벤트가 끝나갈 무렵, 조형물의 작가인 홍민석 씨가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훼

 

손당했다고 반발하며, '(국기 게양대) 바닥부터 호랑이까지가 제 작품인데 호랑이만 빼고 그 위에 비석이라니….

 

철거를 해야 한다면 제 작품이라고 인정되는 부분 모두 철거하라", "내 작품을 임의 철거한 것은 로뎅의 '생각하

 

는 사람' 팔을 하나 자르고 이름까지 적어서 다른 것을 꽂아 넣은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자신의 조형물 전체를 철거해 달라고 청원하였다.

 

 

홍 작가의 이러한 이의 제기에 관해 해당 기관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초기에는 작가의 의도를 헤아리지 못

 

한 것은 실수였다는 발언이나 독도의 다른 곳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보도를 탔

 

다. 하지만 가장 최근 뉴스인 오마이뉴스의 어제 소식에 따르면, 홍 작가는 어제인 20일 오후까지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경상북도청의 독도정책과 담당 사무관은 '공사 대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조형물의 소유권은 울

 

릉군에 속해있다'며 '작가가 작품성을 따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울릉군청의 독도관리사무소

 

담당자는 '미리 작가에게 양해를 구하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도 '울릉군은 홍 작가가 아닌 건축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작품은 울릉군에 귀속돼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아무튼 여기까지가 현재까지의 경과이다. 나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몇 개의 단상

 

을 갖게 됐다. 여기에 일단 적어두고, 하나하나를 생각하면서 답이 떠오를 때마다 추가로 정리해 보기로 한다.

 

 

 

하나. 국기 게양이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경북도기에 울릉군기까지, 참 많이도 달렸다. 울릉군민 중에 울릉군기

 

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도 의문이다. 한 기사를 보니, 울릉군 관계자가 '울릉군이 실제적으로 독도를 관리하

 

데 군기 하나 못 거는 건 그렇지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좀 어떻길래.

 

 

둘. 애당초 독도에 왜 굳이 '조형물'을 세우려 했을까. 태극기 모양의 판석이야 그렇다 치지만, 호랑이는 왜.

 

것도 굳이 일본 방향을 향해.

 

 

셋. 그러니까 세 개의 조형물 중 국기 게양대 말고는 모두 불법인 셈인데, 옮겨진 것은 호랑이 뿐이다. 나머지는

 

독도 표지석을 장식하며 오늘도 그 자리에 계속 있는 셈이다.

 

 

넷. 문화재청의 불허가 판정에도 사진 한 장으로 밑장빼기를 하고 원안대로 설치를 밀어붙였던 공무원의 저 패

 

기. 민생사업에도 좀 그래 보일 것이지, 하는 핀잔 한 점. 독도와 관련된 이런 상징적인 사안, 그러니까 언젠가는

 

반드시 언론에 날 사안에까지 밀어넣는 이 '가라' 신공이 도정과 군정에 얼마나 더 산적해 있을까 하는 공포 한

 

점.

 

 

다섯. 문화재청은 사진만 보고 설치물의 합법 여부를 확인해도 좋은 것일까? 하지만 일일이 찾아가서 확인하려

 

면 그것도 세금인데. 구글어스로는 확인이 안 되는 것일까?

 

 

여섯. 호랑이 조각상이야 그렇다 치지만 태극기 모양의 기반석도 현상 변경 허가를 못 받은 판에, 대통령의 친필

 

겨진 '표지석'이 태극기보다 뭐 그리 잘난 게 있다고 대번에 허가를 받은 것일까?

 

 

일곱. 예술품에 대해 '돈 받고 팔았으면 그걸 어떻게 하는지는 산 사람 마음'이라고 하는, 저 천박한 인식. 어디

 

에서부터 다시 교육을 해야 이런 공무원이 안 나오는 것일까? 공무원의 소양교육과 문화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공무원 시험에 교양 면접 시험이나 예술 비평 논술 시험을 보면 해결될까? 초중고등

 

학교에 문학과 예체능 과목 내신 반영 비율을 대폭 상승시키면 될까?

 

피아니스트 정재형 씨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던 초기에, 돈이 없어서 문구점에서 악보를 복사하고 있는데 동네

 

할머니가 뒤에서 툭툭 치더니 '그거 범죄예요'라고 말했다던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것이 '강대국'이

 

아닐까? 올림픽에서 5등하고 메달리스트들 퍼레이드 시킨다고 날짜 맞춰서 한 번에 귀국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내 돈 주고 산 거면 호랑이 대가리를 떼어내든 호랑이에 소불알을 갖다 달든 상관 말라고 일갈하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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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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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08.24 12: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독서일지2012.01.03 16:15






여기에는 여타의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책 가운데 따로이 기억해두면 좋을 법한 내용이나

읽으면서 나름의 단상이 떠올랐던 부분을 추려내어 적는다. 앞에 있는 1편을 읽고 추가적으로 관심이 생긴 분이

라면 더 읽어도 좋겠다. 따로 2편을 적던 다른 때에 비해 양이 많지는 않지만 1편을 너무 길게 쓴 탓에 굳이 떼

어내어 쓴다.




1. 영화 <부당거래>에서처럼 검사들은 서로 '김 프로', '이 프로'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다른 직종에서도 흔히

그러듯이 서로 농담삼아 프로페셔널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아닐까 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검사의 영어 단어인

'prosecutor'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의무경찰로 복무할 때에도 경감, 경정 등을 해당 영어 단어의 맨
 
첫 철자로 표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2. 법무부 - 대검 - 서울중앙지검은 검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처로 이른바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린다. 이

중에서도 법무부와 대검은 검사로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함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직위 이상에 있는 고위 인사

의 추천이 있어야만 진입이 가능하다.



3.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추진했던 방안 중 하나인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 배제. 피의자가 검사 앞에서

조사를 받고 작성한 신문조서는 통상 증거능력이 인정됐다. 재판부에서 증거로 받아들였다는 얘기인데, 그 증

거능력이 너무 강해 법정에서 피의자가 '조서가 강압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고 주장해도 조서의 증거능력을 내

세워 유죄 판결이 내려졌었다. 이에 검사가 작성한 조서의 증거능력을 아예 인정해주지 말고 공개된 법정에서

의 진술만 증거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 물론 검찰은 이를 극력 반대했다. 이 문제는 결국, 피의자

가 동의하면 증거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에서 정리됐다.



4. '저승에 가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면 왜 그랬냐 (그런 선택을 해서 검사로서 삶을 그만두게 한 것을)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빚을 갚으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 그는 사석에서 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참여정부 시절 장.차관에 총장을 지냈던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진행될 때 그 가운

데 나에게 전화 한 통 걸어온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정치인이건 재벌이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그쪽에서

어떤 창구를 통해 연락이 오고 사전에 조율을 거치는 법이다. 그쪽으로서는 최소한의 상황 파악은 해야 하고,

우리로서도 예우라든지 해줄 수 있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통 수사 때는 하다못해 '이거 어떻게 돼가

는 것이냐'고 물어온 이조차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단, 그쪽에서 물어보지 않은 것도 잘못이다, 라는 그의 천박한 면피용 인식은 차치해 두고. 말하자면 이른바 

'핫 라인'에 대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을 좀 했다. 김정일이 죽던 날 대통령이 일본에 출장을 가 있었

다거나,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관도 북한의 사망 공식 발표일에 조선중앙티비를 보고야 사망 사실을 알았다거

나, 그날 아침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생일 잔치를 하고 있었다거나, 사망소식 발표 뒤로 대통령이 중국 수뇌부

와 통화를 하고자 했으나 며칠동안 라인이 이어지지 않았다거나 하는 건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입장이 다른 세력들 간에 핫 라인이 없는 것은 확실히 문제이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나는 꼼수다' 떨

거지 특집 편에 출연했을 때, 왜 굳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한명숙 표를 깎아먹고 오세훈을 당선시켰느냐는 비

판에 공당의 선거 출마자로서의 역할이 있었음을 주지시킨 뒤, 아울러 민주당으로부터 관련된 연락을 한 차례

도 받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치의 뒷판에까지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우리로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 알아서 짬짜미를 하고 있을 것이라 막연히 추정하지만, 만약 있었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수도 있

는 전화 한 통도 없었다는 것 아닌가.


통합진보당이 출범하기 전, 유시민 전 국민참여당 대표는 새로이 통합된 진보당이 출범될 경우 자신이 그 안에

포함되어야 할 이유들을 언급하며 그 가운데 하나로 '협상력'을 꼽은 바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을 통해 한나라당 영수인 박근혜 측과 접촉하여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먹이'를 던져

주고 복지 현안과 관련해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선에 대해 협상해 본 '경험'. 그의 이 주장이 진보 세력이 집권

하여도 미숙한 국정 운영 실력을 보여준다면 권력은 다시 더 극적으로 보수층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던 이

들에게 일정한 설득력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민주화운동 시기 데모 현장에서도 학생회장과 경비과장 간에는

서로 연락이 있었던 것처럼, '적'과도 대화와 교섭은 필요하다.


이러한 '협상력'. 그리고 협상력이 발휘되는 무대인 '핫 라인'. 이것이 있었더라면 부엉이바위 위 그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정치세력과 검경 간의 핫라인을 마냥 좋게만 볼 수도 없다. 이번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과 관련

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가 청와대는 물론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도 활발히 연락을 취했고, 그리하여 조사한 것보다 훨씬 축소된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

다. 이런 핫 라인은 차라리 없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국 핫 라인은 그것을 깔고 쓰는 개인의 양심과 상식에만 기대를 걸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저 사람이라면

핫 라인을 쓸 수 있고, 또 잘 쓸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만 있어야 하는 것일까?





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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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은 이만.

    2012.01.03 16: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일기장/20112011.12.22 04:45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영업정지가 되었다. '은행'이 영업정지가 되었다는 것도 충격적인 소식이었지만 더 크게

여론을 뒤흔들었던 것은, 영업정지 이전에 이른바 'VIP'들은 미리 정보를 받고 거액의 예금을 인출해 갔다는 사

실이었다.









저축은행은 지역 하층민들의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번 사태에서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은 것도 지역

의 중소 상인들이었다. 예금보호법에 따라 저축은행의 예금 중 5천만 원 이하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환불을 받

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금액은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PD 수첩은 부산저축은행의 내부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하였다. PF형태, 즉 프로낸스 파이낸싱 형태

로 대출을 해 준 업체의 임원들이 부산저축은행 경영진, 대주주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기록해 놓은 문건이

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이란 '프로젝트'에 '파이낸스'해 준다는 이름에서 보듯, 물적 담보를 잡고 돈

을 빌려주거나 빌리려는 이의 신용 등을 보고 돈을 빌려 주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수익성, 경제성을 보고
 
대출을 해 주는 것이다. 빌리는 이가 애시당초 믿을 만한 이가 아니었다든지, 혹은 사업의 수익성이 갑자기 감

소했다든지 등의 변수 등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대로, 빌리는 이 입장에서는 신

용등급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사업의 수익성이라는 것은 개개인의 시점에 따라 얼마든지 희망적일 수 있기 때

문에 비교적 쉽게 대출을 할 수 있는 형태이기도 하다.









PD수첩에서 이따금 보여주는, 사회관계망분석 프로그램이다. 개인은 점으로 표현되고, 관계가 있는 개인은 선

으로 이어진다. 여러 사람과 관계가 이어진 개인은 더 큰 점으로 표현된다. 여기에 대출업체의 임원과 부산저축

은행 경영진, 대주주를 입력해 보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은행이 친인척과 지인들의 명의로 백여 개의 특수목적 법인을 운영하며 수조 원의 고객

예금을 사업성이 불확실한 개발 사업에 쏟아부었다. 다시 말해,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한 쪽으로는 친인척과 지

인의 명의를 빌려 불확실한 사업을 구상하는 사업주가 되고, 다시 경영진과 대주주의 입장으로 돌아와 자신들

이 구상한 사업에 고객들의 예금을 대출해 주었다는 것이다.

















돈 놓고 돈 먹기. 따면 내 돈이고, 잃으면 은행 돈으로 메꾸면 된다. 방송 중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업을 한

다는 명목으로 대출을 한 뒤 그냥 사적으로 유용한 경우도 있다.









배경일 수원대학교 교수.








드러난 금융비리액수는 9조원 대. 부산저축은행은 영업 정지를 당하기 이전에 로비스트 박태규를 통해 정재계

에 광범위하게 뇌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는 현재에도 계속 진행 중이다.









부산저축은행 감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물방울 다이아를 비롯해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

진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이력이 화려하시다. 2005년 부산저축은행 고문 변호사. 2007년 대선 당시 한나

라당 네거티브 대책단 BBK팀 팀장. 2008 대통령 인수위 법무행정분과 상임자문위원. 2009-2011 감사원 감사

위원. 한 분의 얼굴이 계속 어른거린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부산저축은행 관련 건으로 로비스트 박태규 씨로부터 1억 3천만 원 가량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6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그가 뇌물의 대가로 금융위원회와 감사원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다.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이다. 합동수사단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친

분과 금전거래 관계가 있던 유 회장으로부터 '제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2009년부터 2~3년간 4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예금보험공사가 전액 출자한 예솔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영업을 개시했다.

5천만원 이상 예금자에 대한 보상에 관해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상한선을 2억까지 올리는 보상안 등이 남발

되다가 현재는 8%의 지급률로 결정된 상태이다.









'미친 등록금'. 나는 약 사 년 전에 졸업을 했고, 등록금이 가장 싼 과 가운데 하나인 국문과를 졸업했음에도 지

금의 사립대 평균 등록금보다 약간 모자란 돈을 냈다. 등록금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인구에 회자되는 학교에 다닌

덕이다.













게다가 천방 만방으로 돈을 구해 졸업을 해도 끝이 아니다. 기업들이 채용 시 신용정보를 조회하여 결과에 반영

한다는 풍문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뉴스들이 꼬리를 이었다. 제2금융권 등을 통해 학자금을 대출받거

나 대출금 상환이 늦어진 기록이 있으면 졸업을 해도 취업이 어렵다는 뜻이다. 다행히도 바로 이번 주였던 19

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를 통해 "기업이 종업원을 고용할 때 신용정보 열람을 할 수 없도록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금융위는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내년

에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다만 '방침'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현된 것은 아니고, 이 건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교육협의회. 약칭 대교협. 전국 200개 이상의 대학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각 대학의 총장들로 구성된 법인

체. 대입 자율화, 사학법 개정, 로스쿨 개원, 3불 폐지, 등록금 인하 거부 등을 앞장서서 실천해 온 단체이다. 개

인적으로는 시간 강사의 법적 지위 확립을 놓고 대립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이것은 단순 액수 대비. 빅맥 지수로 따져 보거나 GDP 대비로 비교해 보면 훨씬 더 무거운 액수라고 할

수 있겠다.













200여 개 대학 가운데 세 개만 꼽았는데 안 빠지고 이름 올렸다. 장하다 모교. 그런데 일부 대학에서 '학교 발전

을 위해 필요한' 이러한 적립금이 부당한 용도로 유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포착되었다.













여주대학에서는 매해 500명의 대학생들이 학점교류를 위해 2개월 간 뉴질랜드에 있는 CSMC라는 교육기관에

체류한다. 특히 해외연수 필수학기제를 실시하는 8개 학과는 뉴질랜드 에서 연수를 받아야만 졸업할 수 있다.

연수 비용 및 항공료는 고스란히 학생 부담으로, 한 학생의 증언에 의하면 약 70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

데 이 CSMC는 일단 사설교육기관이며, 더 큰 문제는 여주대학의 이사인 홍석보 씨가 설립한 곳이라는 사실이

다. 여주대는 학생들이 낸 수업료 가운데 일정 부분은 CSMC로 송금하고, 나머지 부분은 홍석보 씨의 개인 계좌

로 직접 송금하였다.  









법인카드가 유흥비에 유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보도되었다. PD수첩 제작진이 입수한 법인카드 내역서 25,720

건에는 마사지업소, 커피 전문점, 일식집 및 의류 구매, 백만 원대의 회식과 트랜스젠더바, 룸살롱 사용내역까

지 있었다.









해당 룸살롱은 접대부가 있으며 이른바 '2차'라고 불리우는 성매매도 알선하는 곳이었다.


교직원은 137명에 불과한데 법인카드는 187개에 달한다는 사실도 발견되었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재단회계

와 대학회계가 분리되어 재단법인 관계자는 교비를 사용할 수 없는데도, 법인카드 가운데에는 여주대학 정 모

前 이사장의 주소지 주변의 마트, 약국, 커피전문점, 식당 등에서 상당한 액수가 쓰인 것도 있었다. 여주대학은

등록금 의존율이 84.8%에 달하지만 재단전입금은 2010년도 기준 천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0.02%에 불과한 학

교다. 쉽게 말해, 재단전입금으로 천만 원 내 놓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채워진 법인 카드를 마음껏 긁어댔다는

것이다. 이 방송에서는 여주대만이 언급되었지만, 물의를 일으켰던 이사장들이 속속 귀환했던 올 해, 사학 재단

의 비리에 관한 뉴스와 보도 프로그램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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