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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카노 유이치,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 (라이팅하우스. 2015,12) 책을 사는 속도는 똑같은데 연말이니 일이 많으니 핑계를 대다 보니, 택배 상자를 열어 당장 읽고 싶은 책만 골라 잠자리 곁에 두는데도 어느새 작은 책무덤이 생겼다. 넉넉하게 시간이 난 틈을 타 전기장판 위에 벌러덩 누워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는데, 기묘하게도 부모, 그 중에서도 엄마에 관한 만화책 두 권을 연이어 집게 됐다. 첫 번째 책은 홍연식 작가의 이었다. 술 마시는 아버지와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는 서울의 한 반지하에서 산다. 작가인 나는 사랑하는 아내와 돌도 안 된 아들과 함께 경기도 외곽에 밭이 딸린 전원주택을 샀다. 새로 생긴 나의 세계에는 행복이 가득하다. 아내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나를 깊이 이해해 주고,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아들은 새로운 기쁨을 가르쳐 준다. 반대로 오래된 나의.. 더보기
다녀왔다. 엄마가 입원을 했다. 목이 아픈 것 반, 좋은 병원에 자리가 난 것 반이라고 했다. 박지성이 선전을 해서 더 유명해졌다 는 한방 병원은 송래에 있었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 보니 신촌에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며칠 날씨가 풀리나 싶었 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머리 위로 눈이 내렸다. 중동역 근처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놀이공원이 있다. 크기는 초등학교 운동장의 반만큼이나 될지 어떨지, 버스를 타 고 지나가며 볼 수 있는 것은 관람차와 청룡열차 정도이다. 원래는 어떤 모양이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본 바로 는 항상 양쪽으로 이차선 도로와 공사판을 두고 사이에 끼어 있었다. 말하자면, 양 옆의 도로가 빵, 공사판이 햄인데 그 사이에 들어간 치즈나 상추 꼴로 정작 놀이동산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