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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6 공지영, <의자놀이> (4)
독서일지2012.10.16 19:16

 

 

 

 

 

 

말은 내용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말에는 말하는 사람이 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우리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

 

겠다'라고 말씀하시면 금언이 되지만, 수 조 원 대의 탈세를 저지른 기업 총수가 그렇게 말하면 블랙 코미디가

 

다. 말에는 말하는 태도가 있다. 남에게 해악을 끼친 사람이 '사죄'가 아니라 '위로'를 말하면 그것은 두 번째

 

폭력이 된다. 말에는 말의 맥락이 있다. 비리가 몇십 가지나 드러난 이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말하면 그

 

은 아무런 중량도 가질 수 없다. 곧, 말하는 사람이나 태도, 말의 맥락이 어긋난 말은 말로서 존재하기가 매우

 

렵다.

 

 

 

나는 기왕에 작가로서나 일반인으로서의 공지영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가 이 책의 소재인 쌍용자동차 사건에 접

 

근해 가는 태도와 서술의 기법도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슬퍼서 잠시 쉬었다가 읽는 독서를

 

했다. 내용의 힘일 것이다. '의자놀이'의 말을 듣고 느껴지는 슬픔과 화의 무게는 묵직하다.

 

 

 

책 덕분에 덩달아 유명해진 '르포르타주'란 장르 명이 말해주듯, 이 책의 내용은 '공지영이 바라본 쌍용자동차

 

사건'이다. 사건의 전말에 대해 완벽하게 장악한 필자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로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고,

 

자연인, 혹은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공지영'이라는 구체적 개인이 이 사건에 접근하고 공감해 가는 과정을 그

 

리고 있다. 시간의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야 함부로 독서를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사

 

람에게그 이유가 바로 당신도 의자놀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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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지막 문장, 그 문장의 무게가 슬프도록 무겁게 느껴지네요.

    - 현선 드림

    2012.10.18 20: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이렇게 감상을 적어 주시니 선정 소식을 전해주실 때와는 또다른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7권>에 관한 선생님의 서평을 읽고 간명한 정리와 인상적인 결구에 감탄했습니다. 종종 찾아 많이 배우겠습니다.

    2012.10.18 22: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이 책을 버스에서 읽다가, 눈물이 계속 나와서 손수건을 내내 쥐고 있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2012.11.05 0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몸이 편하고 마음이 고요할 때 읽어도 쉽지 않은 내용인 것 같습니다.

    2012.11.06 22: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