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5.08.29 신촌을 떠났다
  2. 2014.03.17 18. 생일엔 셀프 케잌 (1)
  3. 2013.12.16 10. 생일 축하
  4. 2013.08.26 생일 (1)
  5. 2012.08.26 라이방 (1)
일기장/20152015.08.29 11:01

 

 

지금은 이사를 하고 맞는 첫 토요일의 아침.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을 기억의 재료 삼아 간단히 정리해두려 한다.

 

 

 

 

 

이사 일주일 전. 광명의 이케아 가서 휩쓸어온 가구들이 배송됐다. 그 가운데 혼자서 조립할 수 있어뵈는 것은 미리 좀 해두기로 했다. 손맛도 익힐 겸 스툴부터 조립해봤다.

 

 

 

 

 

 

 

 

요런 박스에 담겨있는 것을 까내어 하나하나 맞춰나가고 마침내 완성된 형태의 물건이 나타나면 스스로가 일등 목공이나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연극부 때 무대 만들던 실력 어디 안 갔구만, 하는 개인적인 소회도 덧붙는다. 이것이 패착의 지름길이다.  

 

 

 

 

 

 

 

 

다음 난이도인 티 테이블에도 도전해본다. 내가 쓸 일은 없고 이따금 방문할 손님용으로 산 것이다. 물건의 크기만 커졌지 조립의 난이도가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그 사실을 통찰하기란 쉽지 않다. 그저, 큰 물건도 잘만 만드는구만! 이때껏 적성을 몰랐었구만! 하는 대견함만 커진다.

 

 

 

 

 

 

 

 

이것이 이른바 '이케아 국민책상'이라 불리운다는 HELMER 6단 서랍장. 저렴한 가격에 6단이라는 수납 공간, 그리고 꽤 높은 채도로 쨍 하는 색상 등이 어우러져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이거 뭐, 철판 몇 개 끼우면 되겠네 하고 들러붙었는데 여기서부터 뭔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완성은 했지만 흐뭇한 미소와 자뻑은 없다. 시간과 노동력을 감안했을 때 이것이 과연 DIY로 할 만한 일이었을까 하는 근원적인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냉장고 옆 선반. 생수와 각종 양념장, 그리고 밥솥 등을 올려놓기 위해 산 물건이다. 수 차례의 욕설과 몇몇 기적 같은 순간을 거쳐 마침내 완성하긴 했다. 그러나 혹 이 제품, 'HEJNE'의 구입을 고려하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가격 대비 만족도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혼자서 조립할 생각은 하지 마시라고 강권하고 싶다. 이 기둥을 고정시키고 있으면 저쪽 기둥이 빠지고 저쪽 기둥 잡으러 간 사이 이쪽 기둥 빠지고. 덕분에 아크로바틱한 자세로 조립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날 생긴 근육통이 정말로 일주일 갔다.

 

 

 

 

 

 

 

 

이사 전 주의 일요일. 일주일 중에 하루 쉬는 사촌형이 와 주었다. 먼저 조립한 것은 이층침대 SVARTA.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둥 책장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었다는 둥 등의 핑계를 갖다붙이긴 했지만 그저 한 번은 갖고 싶었을 뿐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 다시 레고를 샀을 때의 마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둘이 하니 일이 확실히 빨랐다. 이번에 내가 샀던 제품들에 한정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이케아의 제품들은 대체로 아귀가 잘 맞는다. 이쯤이면 되겠지 하고 어림짐작으로 나사를 끼워넣으면 대부분 맞아들어간다. 그러니까 조립의 난점은 못이나 나사에 있지 않고 맞는 위치를 잡는 데에 있다. 둘이서 하니 무척 쉬웠다. 셋이나 넷이 붙었으면 훨씬 쉬웠을 것이다. 이케아 가구 조립할 분들은 참고하시라.

 

 

 

 

 

 

 

 

안방의 핵심인 책장의 조립. 이 책장은 깊이 30cm, 폭 60cm, 높이 180cm의 FINNBY라는 제품이다. 천장까지의 공간이 많이 남고 뒷판은 조금 두꺼운 하드보드지 정도 두께라 미덥지 않지만, 높이도 더 높고 뒷판도 두꺼운 책장들의 반값 이하라 어쩔 수 없었다. 여남은 개의 책장을 산 터라 개당 만 원만 올라가도 십만 원 씩 올라가는 셈이기 때문이었다.

 

 

 

 

 

 

 

 

두 면은 빨간 색, 두 면은 검은 색의 책장으로 채웠다. 열두 개를 샀으나 마냥 채워넣을 것이 아니라 동선을 고려해야 한다는 형의 주장에 따라 하나는 밖으로 뺐다.

 

조립의 과정이 단순해서, 첫 책장을 만들 때엔 삼십 분 가량 걸렸는데 점차 손에 익게 되어 마지막에는 십오 분 이하로 떨어졌다. 형과 나는 녹초가 된 몸인데도 새 박스를 하나 까면 착, 착, 착 하는 분업의 마약에 취해 정신없이 일했다. 즐겁긴 하지만 이게 어찌 보면 노예근성이지, 그러고 보면 분업을 만들어낸 자식이 똑똑하긴 되게 똑똑한 자식이다, 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립을 했다.

  

 

 

 

 

 

 

 

일요일이 끝나고 형은 갔다. 나는 수요일의 이사를 앞두고 월, 화요일에 잠깐씩의 짬이 날 때마다 들러 나머지 조립을 이어갔다.

 

 

 

 

 

 

 

 

일의 시작 전과 일이 끝난 후에 공구를 가지런히 정리해 놓으면 기분이 좋다. 이런 소소한 재미라도 없으면 일하기가 싫기 때문에 억지로 느끼는 즐거움일 수도 있다.

 

 

 

 

 

 

 

 

3단 서랍장과 5단 서랍장. 제품명은 KULLEN이라 한다. 이 또한 동종의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저렴한 서랍장이다. 3단은 재미난 팟캐스트 하나 틀어놓고 조금 낑낑대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땀 흘리지 않고 5단을 조립하려는 자는 천벌을 받을 것이다.

 

 

 

 

 

 

 

 

이삿날 아침. 주워와서 잘 썼던 좌식의자도 내 놓고.

 

 

 

 

 

 

 

 

오래 살았는데도 낯선, 처음 집을 둘러볼 때나 보았던 텅 빈 방의 모습.

 

 

 

 

 

 

 

 

창문으로는 학교 뒷산인 무악산이 보인다. 서른 넘어 오 년 가량 살았던만큼 많은 영욕을 함께 하였던 방이다. 스무 살부터 살아왔던 신촌에서의 마지막 방이기도 하다. 앉아서 차라도 한 잔 마시며 지나간 시절을 떠올려보면 좋겠지만 마치 노래 가사에 나오듯 창 밖에서 이삿짐 아저씨의 클랙션 빵빵 소리가 들려온다. 내 아버지보다 윗 연배인 것 같은 기사님들이 가쁜 숨 내쉬며 짐 나른 것을 보고난 터라 소회를 위해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지나고 보면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은 대부분 그랬던 것 같다.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긴 시간에 비해 정작 중요한 순간 자체는 덤덤하게, 특별할 것 없이 휙 하고 지나간다. 당연한 일인데도 겪을 때마다 새롭다.

 

 

 

 

 

 

 

 

이사는 잘 끝났다. 대강의 정리는 끝났지만 인천 본가에서의 짐이 또 한차례 올라올 예정이라 완전히 정리가 끝나면 사진을 찍어 올리려 한다. 이사일은 서른다섯 살의 생일이었다. 며칠 뒤, 생일을 기억해준 제자들이 선물도 사주고 케잌도 사주었다. 맛은 이사를 마치고 사먹은 치킨이 훨씬 나았지만 마음은 이쪽이 분명히 더 기뻤다. 고맙다.

 

 

 

 

 

 

 

 

 

 

 

이사를 앞두고 바쁜 걸음으로 이곳저곳을 오가다 보았던 장면이다. 새 집으로의 이사가 삼십 대의 실버 라이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찍었다. 구름 너머에는 밝은 날이 있겠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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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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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가지의 네덜란드2014.03.17 01:45

 

 

 

 

 

 

네덜란드의 사무실에 가보면, 분명히 과자나 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 크면 클수록, 수상쩍게도 케잌

 

은 어디선가 슬그머니 나타나 있지요. 단 걸 너무 좋아하는 후한 인심의 상사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요? 

 

 

 

아니요. 이건 사실 생일마다 케잌을 먹는, 아주 사랑스러운 네덜란드 식 전통입니다. 나이가 적든지 많든지 말

 

이예요. 이건 참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렇죠? 하지만 여기에도 네덜란드 식의 괴상한 비틀기는 있습니다. 바로

 

자기 생일엔 자기가 케잌을 사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죠!

 

 

 

네덜란드에선 자기의 특별한 기념일에 다른 사람이 케잌을 사 오도록 하는 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

 

다. 정말 명심해야 할 것은, 직장에서 이런 전통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슥 지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선 안 된

 

다는 거예요. 누군가의 생일이 되면, 팀장님, 인사과, 심지어는 사장님까지 그날이 그 사람인걸 똑똑히 알고 있

 

습니다. 화장실에 생일이 일일이 적힌 달력이라도 걸려 있는 걸까요? 이 엄청나게 중요한 사회문화적 규범을

 

어겨 보려고 시도했다간 새 친구를 만들거나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만드는 꿈일랑 꾸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그냥 케잌 갖고 와서, 생일 축하 다 받으시고, 세번 쪽쪽쪽을 엄청 많이 하세요. 즐기면서요.

 

 

 

네덜란드에서 일반적인 생일 케잌은 보통 여러 과일과 휘핑 크림이 올라간 페이스트리 타르트예요. 보통 '플라

 

이(vlaai)라고 하죠. 생일엔 사실 여러가지 케잌이 다 괜찮아요. 애플 파이, 림버르흐 플라이Limburgse vlaai, 진

 

저브레드, 심지어는 여러 겹으로 된 인도네시아 식 케잌도 되죠.

 

 

 

맛있는 빵을 잘 못 굽는다구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면 누구나 매 해 한 번씩은 케잌을

 

사 들고 가야 하니, 이런 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엄청 많죠. 계산해 보세요. 한 해에 천 만개나 되는 케잌이

 

팔리는데, 그 장사 하는 사람이 없겠어요?

 

 

 

 

 

 

 

 

 

 

오늘의 댓글

 

 

Barbara : 나는 네덜란드 사람이고 지금은 텍사스에 살아. 난 미국으로 와서, 어른이 되고 나면 아무도 생일을 축하해주지 않는 걸

 

보고 정말 큰 충격 받았어. 나누는 음식도 없고, 심지어 파티도 없다니. 우리 남편은, 내 생일에 누굴 초대하면 이상할 것 같대. 그

 

사람들한테 선물을 사 와야 할 것처럼 부담감을 준다고. 난 정말 네덜란드의 생일이 그리워. 내 생일 말고도 친구들의 생일까지.

 

정말 '흐젤러흐'했는데!

 

 

Yeteth : 난 중국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 사람이야. 웃긴게, 여기서 생일을 맞는다는 건 친구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저녁, 노래방,

 

3차, 4차까지 전부 다 자기가 계산한다는 걸 뜻해. 우리만 이상한 전통을 가진게 아냐!

 

 

Shelly : 나는 진짜 이 관습이 싫어. 난 미시시피 출신인데, 우리 고향에선 몇 살이든 상관없이 자기 생일엔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고 논다고. 지금 난 로테르담에 사는데, 생일만 되면 썅놈의 부엌에서 하루이틀 정도는 꼬박 땀 뻘뻘 흘려가며 요리를 해야

 

되고, 생일날엔 여기저기 잔 채워주러 다녀야 되고, 다 끝나고 나면 청소까지 해야 해. 노는 건 좋아. 그렇지만 내 생일엔, 난

 

여왕이고 싶다고! 그치만 뽀뽀하는 관습은 좋은 것 같아  :D

 

 

Vliegende Hollander : 난 내 사무실에서 여섯 명 정도 되는 팀을 관리했었어. 생일날 아파서 꼼짝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게 됐

 

었지. 집에서 업무 메일 확인하는 것 정도만 할 수 있었는데, 직장 사람들은 생일 케잌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는지 내가 케

 

잌을 들고 사무실로 와야 한다고 하더라구. 결국 케잌을 사서 한 시간 걸려 출근을 하고, 앉아서 그 케잌을 먹고 (바로 토했

 

지), 그리고 한 시간 걸려 퇴근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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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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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왜저래.
    생일날 아픈데 케이크 죽어라고 들고와야한다는 사람들의 심리..

    2014.03.23 0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0가지의 네덜란드2013.12.16 20:34

 

 

 

 

 

 

 

살면서 이렇게 황당한 적이 없었어요. 처음으로 한 네덜란드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갔던 것은 네덜란드에 산지 1

 

년이 좀 안 되었을 때의 일이었죠. 그건 네덜란드에서 하는 첫 사교 활동이기도 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생일을 맞

 

은 애의 친구들이 나에게 막 오더니 갑자기 껴안으면서 세 번의 뽀뽀를 해 댔어요. 주변에서는 열정적으로 '축하

 

해Congratulations!'라고 외쳐댔죠. 나는 얼떨떨하게 웃었어요. 진짜 이상했거든요! 뭘 축하한다는 거야? 나는 최

 

근에 있었던 좋은 일들을 속으로 떠올려 봤어요. 아, 그렇지! 승진을 했지! 저 사람들이 그걸 알고 축하를 해 줬

 

구나, 하고 생각했죠.

 

 

 

거실로 가니까 이번에는 친구의 엄마가 와서 인사하고 축하를 해 줬어요. 네덜란드어 특유의 'g' 발음으로 '흐뻴

 

리시띠어Gefeliciteerd'라고 하면서요. 나는 재빨리 "아니, 별로 대단한 건 아니예요..."라고 중얼거렸는데, 그 엄

 

마는 좀 이상하게 쳐다 보더니 걸어가 버렸어요.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정말 예상치 못했어요. 방에 있는 사람

 

전체가 갑자기 마구 '흐뻴리시띠어Gefeliciteerd'라고 소리쳐대는 거예요. 모두들 다른 사람들을 축하해 주기 바

 

빴어요. 아 썅, 이게 무슨 일이냐구? 단체로 뭐 로또라도 맞은 거야?

 

 

 

당신도 아마 네덜란드 사람들이 생일 때 서로 축하해 주는 걸 본 적이 있으시겠죠. 이 꺽다리 친구들하고 어울리

 

려면, 당신도 생일을 맞은 사람을 축하해 줘야 해요. 물론 우리처럼 네덜란드 출신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축하'

 

를 하는 것이 좀 오버하는 것처럼 보이죠. 영국에서 '축하'는 결혼이나 출산처럼 큰 이벤트 때에나 쓰는 말이거

 

든요. 매 해마다 돌아오는 생일 같은 거에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할 필요가 있나요.

 

 

 

그런데, 도대체 정확히 뭘 축하하는 거예요? 태어난 거? 또 한 번 일 년 동안 살아남은 거? 너무 헷갈려요.

 

 

 

하나 분명한 건, 네덜란드에 살면 진짜 엄청나게 많은 축하를 받게 될 거라는 거예요. 어떤 나라에서보다 훨씬

 

많이. 남의 생일에 가도 자기 생일 같을 정도니까!

 

 

 

 

 

 

 

 

 

 

오늘의 댓글

 

 

Smit : 네덜란드 출신 아닌 사람이 모르겠다면 그러라고 그래. 나는 내 남편이나 애들 생일 때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서 나한테 축하

 

해 줄 때 좋기만 하던데. 딴 나라 사람들은 그 맛을 모르는 거지.

 

 

Jordi : 이건 아마 생일 파티에 간 누군가가 그게 누구 생일인지를 정확히 몰라서 시작된 걸거야. 다 축하해 주고 다니면 어쨌든 생

 

일의 주인공도 축하해 줬을 테니까 말이야. 난 스페인 사람인데, 모든 사람을 다 축하해 주는 건 거절할 거야. 나는 예쁜 사람한테

 

뽀뽀해야지. 우리 스페인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뽀뽀를 엄청 하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여행하는 사람들 말이야, 맘에 드는

 

걸 적당히 섞어서 하고 나머지는 그냥 잊어버리라구. :-)

 

 

Joanny : 한 번은, 내가 이게 우리 네덜란드에서만 하는 것인지를 몰랐던 때의 일인데, 영국에서 친구의 생일에 간 적이 있었어. 친

 

구는 영국 사람이었고, 그게 내가 처음으로 그 친구의 친구들과 가족을 만나는 거였거든. 나는 좀 늦었어. 그래서 허둥지둥 들어가

 

서는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다 축하를 해 주고 늦은 것에 대해 사과한 다음 화장실에 갔다 왔거든. 그런데 돌아오니까 사람들이 다

 

날 노려보고 있는 거야. 그리고 친구의 아버지가 왜 그런 짓을 했느냐고 묻길래, 진짜 뻘쭘한 웃음을 지으면서 '당신 아들의 생일이

 

니까'라고 그랬지. 그러니까 내 친구가 날 옆으로 데려가서는 영국에서는 그런 걸 안 한다고 가르쳐 줬어. 결국 나는 그게 네덜란드

 

에선 얼마나 평범한 일인지를 구구절절 설명해야 했고 그 날 밤 내내 웃음거리가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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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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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32013.08.26 20:18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 아닌 사람으로부터 미역국을 받았다. 스무 살 이후로는 집에서 생일을 보낸 적이 거의 없

 

고, 또 생일 앞뒤로 해서 고향인 인천을 찾는다 하여도 미역국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 탓에 엄마도 잘 끓

 

않는 편이라, 생일날 미역국을 받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의 일이다. 일기에 나만의 기쁜 일, 독자는 공감하거

 

나 재미있어 할 수 없는 일을 적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려 하지만, 서른 넘어서는 정말 몇 번 없었던, 태어나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든 순간이라 시치미 떼고 다른 일기들 사이로 슥 끼워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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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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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울러 축하해 주신 분들과 축하해 주실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2013.08.26 20: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일기장/20122012.08.26 15:40






책과 레고 말고는, 비싸거나 말거나 나는 딱히 갖고싶은 물건이 없는 편이라 대체로 편안히 지낸다. 와중에 오래 전부터 갖고 싶었으나 엄두 내기 어려웠던 것을 하나 꼽으라면 마음 속 비밀이었던 라이방. 칠십 년대나 팔십 년대 등의 옛 사진에서, 자세나 머리가 구식인 것은 보았어도 라이방이 빛나지 않는 것은 보지 못했다. 서른두번 째의 생일에 받았다. 첫번 째 라이방. 태어나길 잘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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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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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엎드려 감사드립니다.

    2012.08.26 15: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