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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트런드 러셀, <인기 없는 에세이> (함께읽는책. 2013,8.) 1. 길지 않은 서양 철학사의 독서에서, 나는 이렇게나 상냥한 책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상냥함은 조지아대학교의 사학과 교수인 커크 윌리스의 2009년 판 서문에서부터 전투적으로 육박해 온 다. 서양 철학사 개론서 몇 권의 끄트머리에서 버트런드 러셀의 이름 정도나 몇 차례 접해본 것이 전부인 나에게 는, 건조하고 딱딱한 논문 식의 문체, 혹은 그 감동의 깊이를 짐작하기도 어려운 찬사의 문체로나마 연대기나 활 동, 사상 중 하나 만이라도 설명해 주는 서문이 있다면 감읍하며 받아들여야 할 첫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다. 그 런데 15페이지의 짧은 분량에서, 커크 윌리스는 자연인 버트런드 러셀의 연표, 사회인 버트런드 러셀의 종횡무 진하는 이력, 그리고 지성인 버트런드 러셀이 남긴 사상과 그 영향을 일목.. 더보기
제임스 길리건,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먼저 총평. 알차다. 내용도, 내용을 논증하는 방식도. 책날개와 위키피디아를 참고해 저자를 소개해 보자. 저자인 제임스 길리건은 전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자 현 뉴 욕대 정신과 교수로, '폭력'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연구해 온 학자이다. 주로 폭력이 일어나게 되는 심리적 요 인과 그 예방책을 탐구해 왔는데, 그러한 그의 이력 때문에 매사추세츠 주 교도소는 그에게 수감자들의 정신 건 강을 책임지는 총괄자(director)를 맡아주도록 부탁하였다. 정신의학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할 정도로 수감자들 의 자살과 살인의 비율이 특별히 높았기 때문이었는데, 십 년 후 저자가 총괄자의 자리를 떠날 때에 그 비율은 양 쪽 다 거의 0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폭력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예방하면 좋을지를 탐구.. 더보기
강준만, <자동차와 민주주의>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의 2012년 3월 신작. 독후감을 시작하기 전에 반성문부터 쓰자. 나는 약 1년 전 저자의 다른 문화사 서적인 의 독후감을 쓰면서, 하나의 소재에 대해 이렇게 근면하게, 집착의 흔적이 느껴질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다루었으면서 정치적 주장이나 현실적 대안에까지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었다. 고백하건대, 그때 나는 강준만을 몰랐다. 그의 이름도 모른채 '한국 현대사 산책' 20여 권 중의 몇 권을 읽은 것과 90년대 학번 선배들로부터 전해들은 수상쩍은 전설 등이 그에 대 한 앎의 전부라고 해도 좋았다. 그래서, 그렇게 용감한 평을 달 수 있었던 것이다. 출간되어 있는 책을 거의 다 접하고, 개중 반 수 정도는 중고서점에서 틈틈이 모은 지금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