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06

8월 26일 (D-31)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근래 10여년간 천문학계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로 다루어지던 '명왕성을

태양계 내의 행성으로 볼 것인가'의 답이 어제로 끝내 퇴출로 결정되고 말았다. 천문학도를 꿈꾸었

던 적도 있는 나로서는 놀랄 만한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기왕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왜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할 수 없는지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천문학계도 다른 기초과학계들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학설을 옹호하는 데에 있어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놀란 것이다.


네티즌들의 반응 중에는 기껏 외웠는데 다시 외워야 한다고 화를 내는 소리가 꽤 많았다. 그 사소하

며 비정치적인 지식마저도 기득권이랍시고 수호하려는 모습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태양계에 행성이 아홉개나 되는 줄로 알고 있던 미개한 70년 동안의 사람들'. 아마도 후세의 어떤

공상소설 작가는 우리의 시대를 저렇게 표현할 지도 모른다.


어릴 적 읽었던 SF소설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시간을 여행하던 탐험자들이 (아벨탐험대?) 실수

로 과거의 사람을 데려오고 말았는데, 이 사람이 지하철이나 비행기, TV등에 놀라다가 갑작스레

의아해 하며 물어보았다고 한다.

"수소폭탄과 줄무늬 치약까지 나오는 세상에, 왜 비는 아직도 우산으로 막는 거요?"

크게 상관은 없는 얘기지만 생각이 나서 적어 봤다.

'일기장 > 2006'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2일 (D-24)  (1) 2006.09.02
26번째  (3) 2006.08.26
8월 22일 (D-35)  (0) 2006.08.23
8월 21일 (D-36)  (2) 2006.08.21
8월 14일 (D-43)  (1) 200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