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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2

2012





새해 첫 일기. 역법 계산의 차이로 인해, 종말론에서는 지구 멸망의 해로서 1999년 다음으로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던 2012년. 괜한데 시간과 돈을 썼네, 하고 성질을 내면서 노스트라다무스 관련 책들을 내다 팔던 것이 물

경 12년 전. 그 때에는 2012년이 도무지 오지 않을 때 같아서 2012년이나 지구 멸망이나 그게 그거지 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참고로, 종말론 가운데 세 번째 주자는 2043년이다. 종말론은 주도면밀하기도 하지.


본격적인 삼십대로 들어서던 작년에는 이십대를 떠나보내는 소회도 있고 삽십대를 일관하는 큰 목표를 세워보

기도 하고 그랬는데, 서른둘이 되는 올해엔 그냥 오골계와 닭강정 먹으며 연휴 잘 보냈다. 그래도 바뀐 것 하나.


작년 말에 아이폰을 사 보니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는 게 무척이나 편해져서, 그 날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과 짧은 글 한 줄을 덧붙여 아이폰으로 일기를 쓰는 '하루 한 장씩' 카테고리를 만들었었다. 짧게라도 매일

매일 있었던 일을 적어두면 후에 나름으로 소소한 추억이 되고, 한 장이라도 사진을 찍으려 노력하다 보면 주위

를 좀 더 잘 관찰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 기획 의도였는데, 의외로 일상 속에서 찍을만큼 인상적인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시작했을 때 우려했던 것처럼 짧게 쓰는 편함에 익숙해져서 긴

글을 쓰기가 귀찮고 부담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여러 생각을 해 보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아야 할 사건, 장면들도

그저 사진 한 장 찍어서 인상비평 한 줄 찍 쓰고 마는 폐단이 생겼다. 그래서, '하루 한 장씩'을 짧게 올릴만한

장면을 발견하는 그 때 그 때마다 쓰도록 하는 '걷다가 한 장씩'으로 바꾸었다. 짧게 쓰고 싶은 내용이나 소개하

고 싶은 사진이 많으면 하루에 몇 장도 올릴 수 있는 것이니 운신은 오히려 편해졌다.


두어 개의 큰 계획들만을 슥슥 그어두고, 시작한다. 캡틴 잭께서도 응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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