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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2

'허니문푸어, 빚과 결혼하다'





2012년 1월 17일에 방영된 PD수첩 934회 '허니문푸어, 빚과 결혼하다'에서 인상적인 수치들을 접하여, 화면을

캡쳐해 이곳에 기록으로 남긴다. '허니문푸어'란 결혼 준비 과정과 결혼 생활에서 구조적으로 빚을 질 수 밖에

없는 20-30대를 가리키는 신 조어이다.









2010년 여성가족부 조사 통계수치. 총 결혼비용에서 남성은 평균 8,078만원, 여성은 평균 2,936만원을 필요로

한다.













남성이 필요로 하는 '결혼비용' 평균 8,078만원과 여성의 필요 비용 평균 2,936만원 간에는 약 6천만 원의

차이가 있다. 남성은 왜 결혼에 여성보다 6천만 원을 더 쓰고 있는가. 이 의문은 '주거비용'에 남성이 쓰는
 
6,465만원과 여성의 512만원 간 차이를 주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즉,  '집은 남자가 사 온다'는 오랜

통념은 여전히 수치로 증명 가능한 팩트이다.









그런데, 남성 약 8천만 원, 여성 약 3천만 원이 필요한 결혼에서 주요한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는 2, 30대 기혼가

정의 연간 총소득은 대체로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사이이다. '기혼가정'이라고 하니 남성과 여성 모두의 수입

을 합한 것일 것이다. 따라서 결혼에 필요한 비용도 합산해야 한다. 즉, 한 해 버는 돈은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그런데 필요한 돈은 평균 약 1억 2천만 원. 당연히, 결혼을 하자면 빚을 질 수 밖에 없다. 









결혼하는 과정에서 빚이 생겼다고 대답한 사람은 열 명 중 네 명 가량이었다.








빚이 발생한 이유 중 거의 80%에 가까운 압도적 요인은 역시 거주지 마련이었다.








이는 피설문자들의 대답 뿐만이 아니라 수치로도 증명 가능하다. 2011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담보대출, 즉

'빚'을 왜 지게 되는가를 조사해 보니, 2, 30대의 60% 이상이 거주주택 및 전월세 보증금 명목으로 대출을 한 것

으로 밝혀졌다.









빚의 규모는 액수에 크게 상관없이 분위 별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는 아마도 지역 별로 주택 가격이 편차를

갖기 때문일 것이라고 여겨진다. 3억 이상을 대출하는 사람은 어디에 소속되는 걸까가 궁금해서 위의 수치들을

총합해 보니 98.2%가 나왔는데, 그 외의 1.8%가 3억 이상을 대출하는 것일까? 아무튼 1억에서 3억 사이만 해도

약 16퍼센트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프로그램의 말미에서는 내 또래의 한 남성이, 긴 시간이 걸려 마침내 빚을 갚는다고 하더라도, 내 아이가 똑같

은 과정을 처음부터 반복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이민을 가고 싶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는데, 아마도

대부분의 30대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사실이리라 생각한다. 사회 발전의 실질적인 동력원인 2, 30대가 이주
 
비용과, 언어 등 현지 적응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기쁘게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 정상적인 나라

일까? 정상적인 나라일까, 라는 질문을 쓰면서도 국가모독죄로 고발당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투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