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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2012. 캄보디아

2일차 오후. 프놈 바껭





프놈 바껭은 서력 900년 언저리에 세워진, 앙코르 지역 최초의 산상 사원이다. 바껭 산에 있어 이름이 프놈 바

껭인 모양. 바껭 산은 67m의 낮은 산이라 별다른 각오 없이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코스도 본래의 직선 코

스 쪽은 금줄로 폐쇄하고 산책길처럼 산을 칭칭 도는 길로 걷게 되어 있었다. 산 속에는 스펑과 같은 괴이한 나

무는 없고 수종이 우리 나라와 비슷한 것들이 많았고 오가는 이들의 9할 이상이 선캡을 쓴 우리나라의 여행객들

이었기 때문에 캄보디아인지 서울의 뒷산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체험을 했다. 위의 사진은 산 정상의 신전 입구

를 지키고 선 난디. 난디는 시바 신이 타고 다니는 숫소이다. 난디가 있는 것으로 보아 힌두교의 사원임을 짐작

할 수 있다.


 

 

 

 





 






사원에 있는 동자승들.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펄쩍펄쩍 뛰면서 난리났다. 동자승들이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모습은 이따금 노 선사의 선어(禪語)보다 훨씬 더 법열의 향기를 느끼게 할 때가 있다. 물론 체내의 수분이 땀으

로 다 빠져버린 듯한 이 때에는 느끼지 못했다. 



 

 

 

 




 






올라가기 전에 찍어본 프놈 바껭의 전면 사진. 그닥 높지는 않지만 인근 지역이 대부분 평지라 위에 올라가면

일대를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다.




 

 

 

 



 






그닥 건축미가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려운 프놈 바껭의 인기 포인트는 바로 석양. 씨엠 리업과 앙코르 와트 일대

에 내리는 저녁 노을을 감상할 수 있어, 이 시간대가 되면 관광객들이 몰린다고 한다. 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

전에 올라가는 인원은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늦게 오는 이들은 산 정상까지만 오고 신전에는 오를

수 없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우리는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300명의 끝물 쯤에 줄을

서서 올라갈 수 있었다. 신전에는 이미 각국의 여행객들이 좋은 자리를 차고 앉아 일몰을 준비하고 있었다.



 

 

 

 




 






중앙 성소를 둘러싼 작은 탑들 가운데 하나. 우리의 재래식 화장실과 구조가 흡사하여 결례를 범해 보았다.



 

 

 

 



 






사람 좋은 부녀회장처럼 나온 가이드 형. 실제의 인상과는 꽤나 차이가 있으나 이왕 신세진 거 좋은 사진으로

올려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굳이 이 사진으로 올린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갑갑한 삶에 지쳐 캄보디아에서 가이드 생활을 하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3박 5일 여행의 총 예산이

백삼사십만 원 남짓인데 가이드가 하루 붙을 때마다 십수만 원을 더 내야 하는 터라 하루밖에 같이 못하게 되어

무척 아쉬웠다. 유적 해설 등은 그리 전문적이지 않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아주 만점. 가끔은 너무 인간적이라

깜짝 놀라기도 했다.

 

 

 

 






 






중앙 성소에 향을 올리는 곳이 있길래 소액의 돈을 헌납하고 소원을 빌었다. 모자는 바껭 산에 올라가는 길에

주운 중국식 모자.




 

 

 

 



 




 

 

 

 

 



 






워낙 소액이라 특별하거나 거창한 소원은 빌지 못하고, 인천과 암스테르담의 가족들의 건강만을 빌었다.

 

 

 

 






 






다음 날부터는 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곳들을 무리하여 돌아보았던 유적 탐험 첫날의 해가 졌다. 구

름이 무리지어 있어 기대하
던 만큼의 장관은 펼쳐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하루를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눈에

비치는 이국적인 풍경 등이 마음 속에서 버무려져 흡족한 채로 숙
소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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