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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러그래피

150513, <すし>, <空>, <長毋相忘> 한번 재미붙인 뒤로 계속 이어지는 부채에 붓글씨. 오늘은 받을 사람들에게 직접 리퀘스트를 받아서 썼다. 첫번째로 받은 리퀘스트는 '스시すし'였다. 지난 번에는 상품소개란에 나온 것과 실제 상품 간에는 얼마나 차이가 날지 간을 보느라고 하늘색 부채 네 개만 신청했었다.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품질이 좋아서 새로 주문하면서는 여러 색상을 골랐다. 그 가운데 주황색 부채가 참치 대뱃살 색 엇비슷해 보여서 거기에 썼다. 두번째 글씨는 '비다 공空'. 한자로는 '텅 비다'이지만 일본어로는 '소라'라고 읽고 '하늘'이라는 뜻을 갖는다. 위의 '비다 공空'이 다소 실험적인 모양이었기 때문에 조금 정석적인 글씨로 다시 써보았다. 세번째로 쓴 것은 글씨가 아니라 문장이다.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고 읽는다. 전서篆書로 썼.. 더보기
150503, <부채에 붓글씨> 간만에 한가한 일요일 오후. 캔버스를 주문하면서 함께 샀던 굵은 붓과 먹이 눈에 밟힌다. 밥 하기가 귀찮아 남은 피자를 데워먹고 나니 피자 박스가 글씨 연습하기 딱 좋아 보인다. 찬장을 뒤지니 안 쓰는 접시가 마침 있었다. 어차피 연습이라 넉넉히 쓸 작정으로 먹물 반 물 반을 섞었다. 좋아하는 글자들을 마구 쓰다 보니, 그대로 써도 하나쯤은 건지겠다 싶은 호기가 들었다. 이번에 도전할 것은 무늬 없는 부채.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 하고 검색을 해 보니 접는 부채나 윗 사진의 방구부채나 이미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중국산인 만큼 가격도 무척 저렴해서 방구부채 네 개, 접부채 네 개를 주문해 두었었다. 색깔은 여름이라 하늘색을 골랐는데 다른 색도 많다. 처음 도전한 것은 그나마 좀 자신있는 글자였.. 더보기
느긋 (김지하, 1986) - 유홍준 교수의 김지하 난초론 (총 4편. 2001. 12. 07. - 12. 11. 프레시안 게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11206183801&Section=04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11207120947&Section=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11207164533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11207164942 더보기
8월 22일 홍대 벼룩시장, 한강 플로팅 스테이지 우쿨렐레 콘서트 서늘한 바람에서 추석의 느낌이 났던 어제보다는 더웠지만 그래도 불볕더위는 확실히 넘긴 일요일을 틈타 홍대 앞과 한강을 쏘다녔다. 홍대 앞 놀이터의 벼룩 시장에서, 부채에 선택한 문구의 캘러그래피를 써 주거나 미리 만들어 놓은 엽서를 파는 분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름을 물어 보고는 즉석에서 작은 명함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확대해서 올려 놓으니 큰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손바닥 반 정도의 크기이다. 내 이름을 써 준 것이 기분 좋기도 하고 공짜로 뭔가를 받고 보니 뭐라 도 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래의 엽서를 구입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다시 꺼내어 보니 결국은 작은 종이에 글 자 두 개 쓴 것에 불과했다. 사람 좋은 얼굴로 첨단 마케팅 전략을 발휘하였구나, 깨닫고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른 사.. 더보기
가회 갤러리, <강병인 캘러그래피 전> 가회 갤러리 앞에서. 강병인 씨의 캘러그래피 전시전에 갔었다. 강병인 씨는 얼마전 일기에 올렸던 '봄비'라는 글씨를 원래 쓴 서예가이다. 이달 말까지 하고 있고,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관람료는 무료이니 관심과 시간 있는 이는 가보자. 봄가을 옷을 걸쳐 입고 나가면서도 추워지면 어쩌지 걱정하던 것이 고작 몇 주 전이었는데, 이 날은 가방에 넣어간 얇 은 점퍼를 꺼낼 일이 없었다. 황사가 극성이었다지만 햇살 좋은 삼청동을 가로지르는 것이 오랜만이라 그냥 마음껏 숨 쉬고 놀기로 했다.  약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번 전시회는 '봄'과 '꽃'으로 주제를 정한 모양이었다. 꼭 보고 싶었던 비'와 '웃자'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주 즐거웠다. 사진을 엉망으로 찍은 탓에, 두 주제가 모두 들어간 작품의.. 더보기
창밖에는 비오고요 일은 많고요 구제역에 관한 이번 주 백분 토론을 틀어 놓고 마감이 코 앞인 입력 작업을 다닥다닥 하고 있는데, 패널들의 목소리 새 로 후두둑 소리 들린다. 주말엔 비 온다던 날씨 뉴스가 생각나 창문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밤비 내린다. 얼어서 내 리거나 내리면 얼어 버리던 지난 겨울의 매서운 기운은 가고, 내리는 것은 첫사랑이나 이십 대의 신촌 밤이 떠오르는 다습한 봄비. 조만간 감상을 쓰려 하는 한글 캘러그래피 책 에서 '봄'자와 '비'자를 집자(集字)해다 가 합쳐 썼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