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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08.17 에라이 (1)
50가지의 네덜란드2014.01.29 00:59

 

 

네덜란드 식 고로케인 비테르발렌bitterballen. 다진 감자와 고기를 튀겨 만든다.

 

 

 

팔 년 전이었어요. 저는 침침한 갈색의 카페에서 비테르발렌bitterballen 접시를 앞에 두고, 그 때 만나고 있던 남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죠.

 

 

 

"그래. 여기서 살 수도 있어. 하지만 아이는 절대로 이 나라에서 낳지 않을 거야!"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라면 우리 집의 우리 욕조 안에서 낳아야지"라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각을요. 제 첫 네덜란드 의사는 "출산의 허젤러흐하이트Gezelligheid"라는 개념에 홀딱 빠져있는 사람이었어요.

 

상담 시간 동안 그녀는 예정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과, 출산 때 자기 집의 욕조에서 촛불을 켜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낳을 거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했습니다. 제 안의, '약간 남들 평가하는 걸 좋아하는, 20대 초반

 

의 북미 사람' 캐릭터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 이거 네덜란드 히피족 같은 거 아냐? 새 의사 찾아야

 

겠네!"

 

 

 

사는 데를 옮기고 의사를 바꾸고 나서, 저는 그녀가 이상한 모임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라 그저 평균적인 네덜란

 

드 사람일 뿐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출산"이란 "병"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것도 알

 

게 됐죠. 병이 아니니까, 별 상관도 없는 의학 기술을 쓸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8년 후, 저는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식으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엄청 능숙한 산파인 산후 전문가Doula와 남

 

편과 함께요. 분명히 알게 됐죠. "절대 안 돼"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자고.

 

 

 

 

 

 

 

네덜란드 사람들이 무언가를 할 때, "자연스럽게", "진짜로", 그리고 "일반적으로" 하는 방식을 좋아한다는 데에

 

는 반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사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기의 행동이나 남의 행동이, 보이지 않는 '일반적일 것',

 

'진짜일 것'의 규칙에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엄청 신경을 씁니다. 그러니까 이런 집착이 모든 행동에 적용되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죠. 심지어 출산 까지도요!

 

 

 

오늘날 네덜란드 사람들은 가정 분만의 선구자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감소하긴 했지만, 네덜란드에서

 

의 분만 중 25%가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나 벨기에, 독일, 영국에서 가정 분만의 비율이 2% 이하

 

인 것과 비교해 보면 이것이 분명히 '네덜란드스러운' 것임을 잘 알 수 있죠.

 

 

 

물론, 집에서 애를 낳는다는 건 전신 마취도 진통제도 없다는 걸 뜻하겠죠. 헉, 하고 놀라셨나요? 네. 네덜란드

 

여자들은 엄청 튼튼한 사람들이고, 또 아이를 낳을 때 약 한 번 안 쓰는 걸로 악명이 높습니다. 심지어 병원에

 

가서 낳을 때에도 마취를 하는 사람들은 6% 밖에 안 되지요. 대서양을 건너면 상황은 딱 반대가 됩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출산 시 마취나 진통제를 택하지 않는 산모의 비율이 6%라고 하는군요.

 

 

 

네덜란드 여자들이 뭔가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걸까요? 다른 사람들처럼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아니면

 

진짜로 그냥 터프한 걸까요? 진실은 사실 간단합니다. 네덜란드 여자들은 특히 출산 시의 고통에 대한 공포가

 

적고, 또 그 고통 또한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산모에게 지급되는 네덜란드의 팸플릿에는 자랑스럽게 이런 말이 쓰여져 있습니다. "출산은 아픕니다. 통증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니 존경하십시오." 네덜란드 사회는 출산이 우리 삶의 경험들 중 가장 자연스러운 하나이며,

 

두려워 하거나 남들로부터 간섭받을 일이 아니라는 자세를 지켜 나가려고 합니다.

 

 

 

 

 

 

 

 

 

오늘의 댓글

 

 

Desiree : 약을 안 쓰고 아이를 낳았다니 대단해요! 그리고 축하해요. 나는 네덜란드 사람으로서 진통제나 마취제와 같이 미국의 여

 

자들이 갖는 옵션을 보면 이해할 수가 없어요. 내 생각엔, 미국 여자들은 통증을 아주아주 무서워 하거나, 아니면 '즐거운 것만, 고

 

통은 싫어' 같은 자세를 갖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우리들 한테는 가정 분만이 항상 자연스러운 방식이었죠. 그런데 꼭 양초가

 

있고 욕조가 있고 한 건 아니예요. 보통은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자기 집의 자기 잠자리에서 하죠. 병원의 살균되고 차가운 병

 

실에서보다는요.

 

 

Emma : 난 네덜란드 남편을 둔 미국인이고 암스테르담에 살아요. 다섯 달 전에 애를 낳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했죠. 그렇게

 

할 거라는 걸 네덜란드의 직장 동료들한테 말했더니 그들은 '아, 그래요. 잘 됐네요'라고 말했어요. 미국의 식구들에게 말했더니

 

우리 식구들은 '세상에. 건투를 빌어!'라고 했어요.

 

 

Tom : 내 아내는 우리 침대에서 아이를 낳았지. 자연스럽게, 약을 쓰지 않고. 아팠던 장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집에서 낳는 것

 

이 좋은지 병원에서 낳는 것이 좋은지 주장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난 뒤 내 아내는 이런 말을 했었어. "출산의 아름다

 

움은 통증보다 크다. 집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이 아름다움을 더 크게 한다"고.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저 내가 그 때보다 더 아내

 

를 존경했던 적은 없었다는 것 뿐이야.

 

 

Alexandra : 이건 아주 전근대적인 방식이예요! 가정 분만과 자연 분만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그렇다는 건 분명

 

한 이유가 있다는 거예요.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거죠! 나는 네덜란드 사람이고 아이를 넷 낳았는데, 하나는 약을 쓰지 않고 낳

 

았고 셋은 약을 쓰고 낳았어요. 약을 썼을 때엔 스트레스도 없었고 아주 편안했어요. 따라서 아주 행복한 기억이 됐죠.

 

 

Charlene : 우리 남편은 네덜란드 사람인데, 치과에서 치료를 받을 때에도 마취제를 안 써요. 두통이 났을 때에도 아스피린 한 알

 

안 먹더라구요.

 

 

PDtje : 내가 네덜란드 사람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지는 걸! 그렇지만 네덜란드 여자들이 애를 낳을 때엔 자연스러운 방식을 택하면

 

서 낳고 나서 모유 수유를 안 하는 건 참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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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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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2011.08.17 02:49





치토스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언젠간 짓고 말거야, 하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그려 두었던 땅콩집. 무척 못 그린 그림

이라 혼자서만 가끔 쳐다보는 재미거리로 삼았는데, 오늘 연합뉴스의 한 기사를 읽고 어처구니가 없어 에라이 하고 올

린다. 다음은 기사 전문이다.



한나라당이 20대 중반께 결혼하는 남녀에게 임대주택 분양이나 전세금 융자 등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저출산대책특별위원회인 '아이좋아 특위' 위원장인 임해규 의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찍 결혼하는 사람

에게는 임대주택이나 전세자금 융자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남녀 결혼 연령이 5년

마다 2년씩 늦어지는 모양새"라며 "현재 초산연령이 30세인데 이를 27세까지 앞당긴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0세에 첫 아

이를 가질 경우 둘째 이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27세로 초산연령을 앞당기면 20대에 아이 둘을 낳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임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아이좋아 특위는 여성의 결혼 연령을 25~26세로 앞당기기 위해 일찍 결혼하는 남녀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임 의원은 "예컨대 지금도 다자녀 가정에는 전세자금 융자 등을 하는 것처럼 주택 관

련해서도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좋아 특위는 22일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뒤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집값 꿔 주신다는데 군대고 취업이고 제끼고 얼른 결혼해서 애부터 낳도록 하자.


공공주택 확산도 아니고, (상식적인)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도 아니고, 하다 못해 전세값 연착륙도 아니고, 기껏해야
 
이자율이 몇 퍼센트인지도 알 수 없는 돈 몇 푼 꿔 주고는 20대에 애를 둘씩 낳으시라니. 그 호방함에 절로 혀를 내두

르게 된다. 주제에 이름은 '아이좋아' 특위. 미소고 햇살이고 어쩜 그리 얄미운 이름들만 골라 짓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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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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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의 머리속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쯤 되면 원인의 파악과 건설적인 해결에의 의지는 전혀 없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2011.08.17 02: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