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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염필

무지기(無支祁) 무지기(無支祁)는 전설 속의 수신(水神)의 이름이다. 무지기가 역사 속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상고 시대인 우임금 때이다. 평화로운 때를 가리키는 '요순시대'라는 말 은 요임금과 순임금이 통치했던 시대를 말한다. 우임금은 범람하기 일쑤였던 황하의 치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 끈 공적을 인정받아, 바로 그 순임금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오른다. 기록에 의하면 우임금이 치수 작업을 한 기간 은 9년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옛 기록에서 9년은 단지 십 년에서 한 해 모자란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무 척 긴 시간의 상징적인 표현이다. 이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그 간에 여러가지 괴상하고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무지기는 회수(淮水)와 와수(渦水)의 수신(水神)이다. 회수(淮水)와 와수(渦水)는 중.. 더보기
김수항이 죽기 전날 밤 귀신 꿈을 꾸다 문충공 김수항은 용모가 매우 수려하였다. 일찍이 한 마리 나귀를 타고서는 한 동네를 지나가는데, 역관 집안의 딸이 창문 틈으로 그를 보고서는 마음으로 흠모하게 되었다. 그를 지아비로 삼고자 생각하였지만 입 밖으로 내 기가 어려워, 마침내 병에 걸려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 아비가 캐묻자 딸은 비로소 이유를 말하였다. 아비는 이야기를 다 듣고 김공을 찾아가 인사한 뒤 딸을 거두어 처로 삼아주기를 청하였다. 김공은 성격이 본래 강직하여, 그 딸의 행실이 바르지 못한 것을 크게 질책하였다. 아비는 두려워 벌벌 떨면서 집으로 돌아와 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딸은 그 말을 듣고는 눈물을 삼키며 죽고 말았다. 후에 김공은 대신의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탄핵을 받아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고, 유배 몇 년 후에.. 더보기
130112, <김수항이 죽기 전날 밤 귀신 꿈을 꾸다> 문충공 김수항은 용모가 매우 수려하였다. 일찍이 한 마리 나귀를 타고서는 한 동네를 지나가는데, 역관 집안의 딸이 창문 틈으로 그를 보고서는 마음으로 흠모하게 되었다. 그를 지아비로 삼고자 생각하였지만 입 밖으로 내 기가 어려워, 마침내 병에 걸려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 아비가 캐묻자 딸은 비로소 이유를 말하였다. 아비는 이야기를 다 듣고 김공을 찾아가 인사한 뒤 딸을 거두어 처로 삼아주기를 청하였다. 김공은 성격이 본래 강직하여, 그 딸의 행실이 바르지 못한 것을 크게 질책하였다. 아비는 두려워 벌벌 떨면서 집으로 돌아와 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딸은 그 말을 듣고는 눈물을 삼키며 죽고 말았다. 후에 김공은 대신의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탄핵을 받아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고, 유배 몇 년 후에.. 더보기
무지기(無支祁) 무지기(無支祁)는 전설 속의 수신(水神)의 이름이다. 무지기가 역사 속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상고 시대인 우임금 때이다. 평화로운 때를 가리키는 '요순시대'라는 말 은 요임금과 순임금이 통치했던 시대를 말한다. 우임금은 범람하기 일쑤였던 황하의 치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 끈 공적을 인정받아, 바로 그 순임금의 뒤를 이어 제위에 오른다. 기록에 의하면 우임금이 치수 작업을 한 기간 은 9년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옛 기록에서 9년은 단지 십 년에서 한 해 모자란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무 척 긴 시간의 상징적인 표현이다. 이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그 간에 여러가지 괴상하고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무지기는 회수(淮水)와 와수(渦水)의 수신(水神)이다. 회수(淮水)와 와수(渦水)는 중.. 더보기
정월 일기 하루가 이틀인지 아침이 새벽인지도 알지 못하고, 배고프면 부를 때까지 먹고 졸리면 깰 때까지 잔다. 배가 차면 두어 숟갈 들었더라도 곧 그만두고 차지 않으면 두 그릇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신이 깨면 두 시간을 잤어도 일어나 앉지만 혼미하면 시계도 보지 않고 다시 돌아눕는다. 오롯이 남는 시간은 자고 일어난 자리에서 한 발짝 떨어진 앉은뱅이 책상에서 옛 글을 번역하는 데 쏟아붓는데, 덕분에 못해도 하루에 한 권은 읽던 다른 책들은 사 흘이 지나도록 반 권도 못 읽는 일이 허다하다. 진즉에 이렇게 했으면 박사과정의 학기도 이미 끝나 있을 것을, 때늦은 석사를 따겠다고 짧게는 백 년 길게는 삼천 년 전의 글을 붙잡고 기진맥진 애를 쓰는 모습이 반은 기특하 고 반은 허망하다. 계사년 정월에 연희동에서 쓴다. 더보기
김수항이 죽기 전날 밤 귀신 꿈을 꾸다 문충공 김수항은 용모가 매우 수려하였다. 일찍이 한 마리 나귀를 타고서는 한 동네를 지나가는데, 역관 집안의 딸이 창문 틈으로 그를 보고서는 마음으로 흠모하게 되었다. 그를 지아비로 삼고자 생각하였지만 입 밖으로 내 기가 어려워, 마침내 병에 걸려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 아비가 캐묻자 딸은 비로소 이유를 말하였다. 아비는 이야기를 다 듣고 김공을 찾아가 인사한 뒤 딸을 거두어 처로 삼아주기를 청하였다. 김공은 성격이 본래 강직하여, 그 딸의 행실이 바르지 못한 것을 크게 질책하였다. 아비는 두려워 벌벌 떨면서 집으로 돌아와 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딸은 그 말을 듣고는 눈물을 삼키며 죽고 말았다. 후에 김공은 대신의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탄핵을 받아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고, 유배 몇 년 후에.. 더보기
121223, <Headless> 업데이트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메인 화면에는 노출시키지 않지만, 옆의 카테고리 중 에는 각별한 정이 있다. 처음에는 한문 공부를 위해 원문을 번역하면서, 나도 재미있고 읽는 사람도 재미있는 내용은 좀 옮겨둬도 좋겠다 싶어 괴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을 골라 실었던 것 뿐인데, 이제는 공부의 한 주제로 무척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와중, 내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봐도 재미있겠다 싶어 이야기 중 하나인 '머리 없는 사람'을 그려 봤다. 그림 체는 모로호시 다이지로 선생의 에서 참고하였다. 카테고리에 실어놓은 이야기의 대강은 다 음과 같다. 먼 동쪽 지방에서, 한 병사가 싸우다 죽었다. 머리가 땅에 떨어졌는데도 죽지 않고 그 머리를 들고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머리는 비록 썩게 되었지만 그 몸은 살아서 자.. 더보기
청송 심씨와 반남 박씨 요새 강독하고 있는 홍한주의 에서 눈길이 가는 부분을 번역하게 되어 그 결과를 옮겨 적는다. 전고의 세세 한 고증 등에서는 부족한 실력 탓에 흠이 있을지 모르나 대강의 문맥을 전달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여긴다. 작 업을 마치고 나서 추가로 공부를 하는 도중에 이미 훨씬 좋은 번역들이 많이 나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스스로 옮 긴 것이 가상하기도 하고 읽는 이 가운데 혹 이전에 이런 사실을 몰랐던 분이라면 재미삼아 접할 법한 이야기라 생각 하여 윤문해서 올린다. ...세종께서 새로이 즉위하셨을 때 태종께서는 상왕의 자리에 있었다. 박은은 총애를 받아 태종 곁에서 일을 맡고 있었 는데, 안효 심온이 세종의 장인인 것을 시기하여 마침 그가 중국에 사신으로 간 틈을 타 백방으로 근거 없는 비방을 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