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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아아 빨래는 어찌하리잇고 나난. 더보기
오늘의 깨달음 며칠 심상치 않다 싶더니,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시원해질 도리는 없다 싶어 선인의 가르침을 실천해 보려 어묵탕을 사다가 선물받았던 일본주를 데워 함께 먹어보았다. 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한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있는데 머리통에서 쉴새 없이 땀이 나 머리카락을 흠뻑 적시는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다. 공부가 풀리지 않을 때 이 따금 습자 연습을 하지만 실력이 형편 없어 올리지는 못하였는데, 오늘은 성질이 나 에랏 하고 올려본다. 획마다 에랏 이 묻어난다. 장마는 언제 오는 거야. 더보기
여름아 부탁해 체질이 그리하여, 턱선이 나오도록 살이 빠져도 땀은 잘도 난다. 춘추 양복 걸쳐 입고 삼성역으로 결혼식 사회를 보러 다녀오니 겉옷이고 속옷이고 젖지 않은 곳이 없다. 작년부터 살고 있는 방에는 겨울에 해가 전혀 들지 않았다. 거북이 등껍질마냥 전기장판 두르고 누워서 그나마 여름엔 시원하겠거니 마음의 위안을 삼았는데, 웬걸. 하루 중 다니는 곳들 가운데 가장 덥다. 에어컨 달아달라면 방값을 올려받겠지. 피지배/피고용/피소유의 소셜 스탠스란 유사 이래 면면히 피곤한 법이다. 낮에 비싼 스테이크를 먹었기도 했고 물 떠다 놓으면 삽시간에 컵에 방울이 맺히도록 덥기도 해서 배 가 고파도 밥먹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 봄 이고지고 해서 인천에서 가지고 올라온 열무 김치를 열어보니 미간에 뱀이 열 마리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