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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경섭, <민중의 집>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가 처음으로 내뱉은 말은 '알맹이다!'였다. 마침 직전에 슬라보예 지젝의 를 끙끙거리며 읽고 난 뒤, 뭘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마음에 있던 터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 다. 마포 민중의 집 대표인 정경섭 씨의 2012년 8월 작이다. 수 년 전, 민중의 집 설립에 관한 기사를 접했을 때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불온한 일탈을 저지를 때 드는 쾌감의 한 종류였다. 내가 처음 접한 '민중의 집'이라는 단어의 용례는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돈 까밀로' 시리즈에서 공 산주의자인 빼뽀네와 그 일당들의 소굴을 지칭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최초로 읽었던 번역본에서는 민중의 집 도 아니고 인민의 집이었다.) 하지만 그 실제의 내용은 문화, 인문강좌나 동아리 활동 등 지역공동체에 가까.. 더보기
신터 클라스와 피트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시 꺼내면서, 작년에 했던 장식을 그대로 다는 것이 재미없게 느껴져 트리 밑에 놓을 그림 한 점을 그려봤다. 메인 모델은 만화가 정철연 씨의 유명 웹툰 의 주인공 마조와 새디. 한 장만 그렸 고 가정에만 전시하는 등 상업적인 목적은 전혀 없으니 도용을 알게 되어도 용서해 주셨으면 한다. 오른쪽의 새디가 입고 있는 것은 '신터 클라스(Sinter Klaas)'의 의상이다. 신터 클라스는 발음의 유사성에서도 보 이듯이 산타 클로스와 마찬가지로 성 니콜라스(St. Nicholas)로부터 발원된 캐릭터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그 리고 네덜란드 령 식민지였던 국가들에서 산타 클로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옛 뉴암스테르담, 지 금의 뉴욕에 정착한 네덜란드 출신 청교도들이 신터 클라.. 더보기
나카노 교코, <무서운 그림으로 인간을 읽다> 시리즈를 집필한 나카노 교코의 최신작. 저자와 책을 직접 접해본 적이 없더라도, 온라인이나 오 프라인의 서점을 기웃거린 분이라면 다음의 그림이 들어간 표지를 기억하실지도 모른다.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화가 얀 반 에이크의 이라는 작품인데, 작가의 위상이나 그림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보다는 왼쪽 남성이 우리나라의 한 고위 공직자와 무척 닮아서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아무튼, 이 책은 전작들인 시리즈의 연장선 상에 있다. 계속해서 작가의 작품들을 접해 온 사람들 은 소재가 되는 그림과 해설이 겹치는 것을 몇 차례고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원시원하게 바뀐 새 편 집 방식에 맞춰 읽어나가는 재미도 색다르고,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림 읽는 공부라는 것이 반복하면 반복할 수록 조금씩 더 보이는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