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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자전거길

5. 4대강 새재도보길 - 후루룩 마무리 4대강 자전거길을 다녀온지 딱 1년이 넘었다. 작년인 2014년 한 해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달렸던 것이다. 9월에 새재자전거길의 중간까지 다녀온 뒤로 날이 추워져 멈추었던 국토종주는 이후 긴 휴가마다 교토를 찾게 되면서 잠시간 거리를 두게 됐다. 이틀이나 사흘 동안 다녀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번 다녀오면 며칠 동안이나 근육통에 시달리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떠나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부상과 사고도 걱정됐지만, 무엇보다 중간에 한 차례 쉬게 된 일의 매무새를 잘 짓지 못하는 천성 탓이 컸다. 그러면서도 며칠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탈 때마다 마음에 걸렸다. 한 만큼만 더 하면 끝나는데, 하고. 그래서 딱 1년이 지난 2015년 9월 중순에 다시 떠났다. 전국의 자전거 코스 중 최장 ..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홈 스윗 홈 문경시의 외곽으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불이 켜진 건물은 문경소방서였다. 나는 조금 기뻤다. 끝내 그 거리를 걸어낸 성취감도 있었지만, 마라톤이나 국토종주를 하다가 소방서에 들어가 물 한 잔을 부탁하고 소방대 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떠나는 오래된 로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망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아시안게임 축 구를 보고 있던 소방관들과 의무소방 대원들은 불정역에서부터 걸어왔다는 말을 듣고는 물을 떠주네, 바람을 부 쳐주네 활발한 수선을 피웠고 문경 시내의 지리를 몇 차례고 거듭 가르쳐주었다. 역시 소방. 멋져. 소방관들이 가르쳐준 핵심정보는 '점촌역을 찾아라'였다. 어느 도시나 시청 인근이 번화하지만 문경시청은 문경 외곽에서도 꽤 들어가야 한다. 물론 멀쩡한 자전거라면 금세 가 닿겠지만 밤..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새재도보길 바람은 시원했다. 사방이 불꺼진 산중이라지만 차도 안 다니는 뻥 뚫린 길에 시간은 고작 저녁 일곱 시. 다음 거 점인 상주까지는 31km이니 넉넉 잡고도 아홉 시에는 도착할 판이었다. 상주는 새재자전거길의 종점이자 이 날 의 목표지점이기도 했다. 모텔 잡고 샤워 하고 야식 한 끼 먹고 나서 '그것이 알고 싶다' 보다가 자면 되겠네. 나 는 신이 났다. 불정역을 뒤로 하고 십 분쯤 달렸을까. 몇 시간 동안 달리면 체력은 분명히 출발할 때보다 떨어져 있지만 타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좀 더 적은 힘을 들이고도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느낌을 즐기면 서 달리고 있는데. 달각달각. 달각달각. 아뿔싸. 두근두근하며 브레이크를 잡고 안장에서 내려 천천히 뒷바퀴를 바라보니. 처음 만난 날인데..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불정역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구간으로 말하면 이제 겨우 두번째 구간. 이화령에서 출발해 문경읍까지 간 것도 이 구간 내에선 반도 안 된다. 다행히 각도가 세거나 커브가 심한 길은 끝나고 지금까지 흔히 보아오던 평온한 길이 이어 진다. '고모산성' 등의 이름이 보이고 직선 길이 아니라 뺑 둘러가는 길이 나왔다 싶으면 이번 거점인 '문경 불정역'에 다 온 것이다. 불정역은 폐역이지만 관광 상품화를 잘 해 놓아서, 내가 도착했을 때엔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도 여전히 사람들 로 붐비고 있었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 인근엔 도시 하나 없는 곳이라 모두들 자기 차로 놀러와야 하는 곳인데 도 그랬다. 불정역을 중심으로 보았을 때 왼편으로는 레일 바이크가. 오른편으로는 특히 불정역만의 명소인 레일 펜션이 있다. 이 레일 펜션은..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선배의 은혜 만났다, 선배님들. 패치에 본드, 렌치까지 빌려주었고 처음 해보는 내가 혼자 낑낑거리고 있자 도와주기까지 했 던 라이더 선배님들. 정말 고맙슙니다. 다 고쳐준 뒤, 주말을 이용해 달리는 중이라는 회사원 선배님은 소조령 쪽으로 달려갔고,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중이라는 태권도 사범 선배님은 나와 같은 방향이긴 하지만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먼저 달려갔다. 저도 언젠가 길 위에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 습니다. 라이딩으로 올랐든 워킹으로 올랐든 이화령은 이화령. 선배님들이 찍어줬다. 떠나기 전의 두 영웅. 다시 한 번 어휴 고맙습니다. 북한강의 소양강 처녀처럼, 이 길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장씩 찍는 이화령 사진. 남의 블로그에서 볼 때엔 정말 별 감흥 없었는데 직접..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이화령 도보길 마애불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나는 제법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길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 20여 미터나 달렸 을까. 엉덩이 밑으로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달각달각. 달각달각. 새재길은 길이 안 좋네, 생각하며 계속 달렸는데 위아래로 흔들리는 진폭과 바퀴 쪽에서 나는 소리의 크기가 점차 무시할 수 없는 정도가 되기 시작했 다. 무슨 일이지, 하고 바퀴 쪽을 바라본 나는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올 것을 알면서도 영영 안 찾아올 것처럼 생각하고 살던 펑크가 찾아온 것이다. 하기사 4 대강 자전거길의 다른 길들도 도심으로부터 머얼리 떨어져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마는, 아무튼 인적 하나 없 는 산길에서, 그것도 이화령을 눈앞에 두고 펑크가 나다니. 자전거 선배님들에게 혼구녕이 날..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전기라서 죄송합니다 수안보 시외버스터미널이라지만 따로 터미널로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2차선의 길가에 세워준다. 서울 방향에서 온 라이더라면, 왔던 방향으로 돌아 300m 가량 달리면 새재자전거길의 두 번째 거점인 '수안보온천'의 무인인증 센터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공원 한 귀퉁이에 있다. 주변과 잘 어우러져 진짜 전화부스처럼 보이기 때문에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번 라이딩을 떠나기 전까지 몰랐는데, 4대강 자전거길의 무인 인증센터가 마치 전화부스처럼 보이는 것은 컨 셉을 그렇게 잡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폐 전화부스를 재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헷갈리게 왜 저런 모 양을 해 놓았을까, 라고 비난했던 것이 머쓱해졌다. 현명한 행정이십니다. 죄송합니다. 도장을 쿵쿵 찍는다. 이번 라이딩에서는 이 이후로 도장 인증샷..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수안보로 가자 남한강자전거길에 다녀온지 석 달이 지났다. 에랏 떠나야지, 하고 짐을 싼 것은 몇 차례나 되지마는, 갑자기 업 무 메일이 날아와서 풀고 몸이 으슬으슬해서 풀고 태풍이 와서 풀고. 하기사 생각해보면 이도저도 다 변명일 수 있다. 다녀와서 일에 치이든 나가는 길에 감기약을 사먹든 비를 맞으면서 달리든, 일단 출발하면 끝 아니겠는가. 그래서, 출발했다.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을 틈타 대담하게 떠난 다섯번째 4대강 자전거길 코스. '남한강자전 거길'에서 이어지는, '새재자전거길'이다. 새재자전거길은 남한강의 충주에서 시작해 낙동강의 상주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당연히, 남한강자전거길과 낙 동강자전거길을 이어주게 된다. 거점은 다섯 개, 길이는 총 100km이다. 출발점인 탄금대도 지나가는 수안보 온천도 이름난 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