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태원

류신,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 (민음사. 2013, 12.) 1. 우리가 일상으로만 소비해온 공간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출판계의 한 트렌드이다. 매일매일 그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공간의 의미를 음미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공간은 '계속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과거의 역사적 사실과 현재의 사회적 환경, 그리고 미래의 발전 방향성이라는 '의미'를 지속적으 로 함유하고 있는 곳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한, 사람에게 의미가 없는 공간은 있을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사실 인데 그것을 잊고 사는 것이 하나의 신선한 지적 충격이라, 이 지점을 다룬 책들이 인기를 얻어왔던 것이다. 근래에는 부산과 인천 등의 도시를 대상으로 하여 공간의 의미를 탐색한 결과물도 나오고 있지만, '일상'과 '의 미'와의 간격이 가장 현격한 곳은 역시 서울이.. 더보기
130515, <춘원과 구보> 현대 한국소설을 강의할 때 사회와 작가가 작품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나는 항상 춘원 이광수의 과 구보 박태원의 로 수업을 시작한다. 직접 작품을 논하기 전에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의 가정 환경, 인생관 등을 설명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보내는데, 이 때 사진이나 영상 등을 잠시 보여주는 것은 수강생을 집중시키는 데 꽤나 효과가 있다. 물론 계속 띄워놓으면 강사인 내가 아닌 화 면으로 주의가 흘러가서 방해가 되는 탓에, 어지간히 수업 분위기가 어지럽지 않은 이상 좀처럼 쓰지 않는 일종 의 극약 처방인 셈인데. 이번 학기에 나가고 있는 고등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중간고사가 끝난 뒤 가르치는 반이 바뀌었다. 큰 흐름을 잡 아놓아서 작은 애드립 하나로도 수업 분위기를 잡을 수 있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