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민주화

석득 늦은 새벽, 문과대의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에 가기 위해 짐을 쌌다. 전열기 앞에 앉아있다 보니 뻑뻑해진 눈을 비벼가며 1층으로 내려갔는데, 로비의 사방 문이 모두 잠겨 있었다. 몇 달 전, 문과대에 대도둑이 출몰하여 새벽 한 시 이후로는 문을 잠궈두었던 적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항의 탓인지 딱히 이유 같지가 않아서 그랬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24시간 개방으로 돌아갔는데, 주말이라 잠겨 있었던 것일까. 시계를 보니 네 시 오십 분이었다. 다섯 시 쯤엔 수위 아저씨가 첫 순찰을 도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십 분 정도야 뭐, 하며 소 파에 앉았다. 문과대의 1층은 말하자면 네모난 국자 모양이다. 국자 부분이 소파와 자판기 등이 있는 로비이고, 국자와 국자 손잡이가 연결되는 부분에 .. 더보기
중학생은 보지 마라 지난 9일 국회 교과위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에 의해, 국사편찬위가 천재교육에서 펴낸 역사교 과서의 87년 6월 항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한열 씨의 사진을 수정하도록 권고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사편찬 위원회는 권고의 사유가 "학습자가 중학생임을 고려해 직접적이고 참혹한 사진 제시에 대해 재고려"를 요망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수정을 '권고'하였을 뿐이라면 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그닥 큰 쟁점으로 보이지 않지만, 김 태년 의원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검정교과서로 채택돼야만 공신력 있는 교과서 업체로 인정받을 수 있 고, 참고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목적으로는 권고이지만, 사실상 수정지시로 받 아들여진다.' 이 사진은 결국 명동성당의 사진으로 교체되었다. 'Y.. 더보기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별세 그가 이루고자 했던 민주화는 누가 더 공이 있네 누가 더 상을 받아야 하네 따지는 것은 결단코 아닐 것이지만, 그래도 좋은 날이 와서 혜택이 돌아간다면 그를 맨 앞 줄에 세우는 데 주저할 이가 몇이나 될 것인가. 두 거목을 보낸 뒤로 한동안은 누군가의 죽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김근태, 2011년 12월 29일 별세. 향년 64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