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스테리

이우혁, <퇴마록 외전> (엘릭시르. 2013.3.) 엄마는 책의 구입에 한해서는 '안 돼'를 말하는 일이 없었다. 평생의 예외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는데, 과 이 그 주인공들이다. 전자는 추리소설은 어린이의 성정을 잔혹하게 만든다고 해서, 후자 는 허무맹랑한 귀신 이야기라고 해서가 주된 이유였다. 덕분에 본래의 재미에 금서(禁書)를 탐독하는 불경함까 지 얹어 무척이나 즐거운 독서를 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은 을 읽으며 내 안에 여리게 싹을 틔운 영적 세계, 고대 문명, 원시 종교 등에 대한 호 기심에 들불을 붙여준 작품이었다. 지금이야 온라인 게임만 열심히 해도 어지간한 민족 신화의 설정이나 요괴의 호칭들 따위는 줄줄 꿸 수 있는 세상이지만, 80년대의 소년들에게는 그런 주제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기껏해야 이따금 헌책방의 구석.. 더보기
오래된 기타 노동자의 날에도 출근하는 비정규직. 출근길 내내 젖어 있던 팍팍한 마음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호기심을 채워 넣은 것은 일부러 어슬렁거려 본 학교 근처 골목길의 '오래된 기타'. 박민규 소설의 주인공이 살고 있을 법한, 분 식점과 피아노 학원 사이 '오래된 기타'. 두꺼운 커텐 사이로 아무것도 뵈지 않고 문을 열어봐도 열리지 않는, 그래서 더 좋았던 '오래된 기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