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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박인하, <만화공화국 일본여행기> (랜덤하우스. 2009, 7.) 만화평론가 박인하의 2009년 작. 저자는 한국 만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익숙한 이름일 청강문화산업대의 만화창작과 교수이기도 하다. 책은 일단은 제목 그대로, 일본 여행 도서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총 4부로 이루어지는 책의 구성은, 다소 산만하다. 1부 '만화'는 네 개의 챕터 중 하나에 불과함에도, 책의 2/3를 차지하는 분량이나 독특한 기획에 있어 이 책의 뼈대를 구성하고 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이 1부를 써놓고 분량이 모자라서 2-4부를 덧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의심이 들 정도이다. 기획은 흥미롭다. 2009년 교수로서 연구년을 맞은 작가는 일본을 방문하였고 이때의 방문기, 여행기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직업이 만화평론가인만큼 만화에 나온 장소들을 탐방하고 취재해 일종의 가이드북을 .. 더보기
이경석 外, <섬과 섬을 잇다> (한겨레출판. 2014, 5.) 2013년 봄, 일군의 만화가와 르포 작가들이 모여,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제도와 권력에 의해 소외받는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알려나가자는 기획을 하였다 한다. 소외받는 이들의 고통 중 가장 큰 것은 상시적인 폭력이나 궁핍함이 아니라 외로움이었기에, 작가는 그들과 그들의 사연이 하나의 섬과 같다고 여기고, 그 섬들을 이어 나가자는 의도로 해당 기획에 '섬섬 프로젝트'라 이름붙였다. 그 결과물이 모여 이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책의 구성은 알기 쉽다. 총 일곱 편의 사회 문제가 소개되고, 하나의 사회 문제마다 한 명의 르포 작가(혹은 학자)와 한 명의 만화 작가가 짝을 이루어 각각 글과 만화를 낸다. 그러니까 하나의 소주제마다 두 편의 꼭지씩, 총 열네 개의 꼭지가 있는 셈이다. 한 편의 글은 약 20쪽 내외.. 더보기
오카노 유이치,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라이팅하우스. 2013, 9.) 아주 건조하게만 소개하면 이렇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실제 작가인 '나(페코로스)'와 '나의 어머니'이다. '나'는 1950년 나가사키에서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젊은 시절 도쿄에 나가 일하다가 나이가 든 뒤 다시 고향으로 낙향했다. 젊을 때부터 술만 마시고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아 어머니를 괴롭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치매에 걸렸다. '나'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의 일상을 4컷 만화로 그려 내가 일하는 지역 정보지에 싣기 시작했다. 소소한 호응을 얻어, '나'는 그간의 4컷 만화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자비로 출판했다. 그런데 이것이 지역 출판인들과 유명한 시인 등의 눈에 띄어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나가사키 지역 서점에서 1위를 한 뒤, 대형 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출.. 더보기
마영신, <남동공단> (새만화책. 2013, 3.) 남동공단은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수도권의 대표적 공업단지이다.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 공공시설이나 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름이긴 하지만 인천 토박이도 평생 가 볼 일 없는 곳 중 하나이다. 나도 이십대의 후반이 되어서야 우연히 버스를 타고 지났을 뿐이다. 지나던 날이 기억난다. 바둑판처럼 잘 구획된 사차선 양쪽으로 중소형의 회사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오가는 사람이 적어 조금 을씨년스러운 것 말고는 안산이나 대구 등에서 보아 온 흔한 공단의 모습일 뿐이었다.별다를 것 없는 그 모습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 별다른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부터 주위의 사람들에게 들어오던 남동공단은 '경부선 라인만 발전을 시켜.. 더보기
지미 볼리외, <센티멘털 포르노그래피> (미메시스. 2013, 11.) 위의 표지 그림은 벗겨내는 표지에 그려진 것일까? 내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의 앞표지에는 글자 하나 없이 그림 만이 있다. 깜깜한 벽을 배경으로 하여 빛이 새어나오는 구멍을 남녀 주인공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들여다보 는 그림인데, 그 대담함과 색채의 아름다움에 반해 책장을 넘겨보게 됐다. 이 만화책의 작가는 캐나다인이다. 서양의 만화책을 읽을 때 불편한 것은 아무래도 '단절'의 느낌일 것이다. 개 별 컷에 들어간 수고는 흔하게 접하게 되는 일본 만화의 일반적인 컷에 비해 엄청난 수준의 것이고, 대사의 정 보량과 깊이 또한 현격하다. 하지만 덕분에 '만화책이라면 역시 휘릭휘릭 읽어나가는 재미'에 습관화된 처지로 서는 컷마다 멈춰 서서 여기저기를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 단절감이 불편하다. 파격적인 구도나 .. 더보기
오제 아키라, <우리 마을 이야기> (길찾기. 2012) 1. 오랜만에 올리는 만화 독후감. 근래의 막걸리 열풍을 타고 함께 유명해졌던 만화인 , 혹은 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오제尾瀬 아키라あきら의 이다. 일본에서는 1992년부터 다음 해인 1993년까지 만화 잡지인 에 연재된 바 있으며 총 7권으로 완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재작년인 2012년 3월부터 5월까지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한 마을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을의 이름은 산리즈카三里塚로, 한자만을 풀어 보자면 세 개의 마을(里)이 있는 언덕, 혹은 삼 리, 즉 약 1.2km 길이의 언덕 정도의 뜻이다. 별다른 유래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다소 따분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름의 이 마을에, 40여년 전 주민과 경찰이 사망하는 큰 사건이 있었고, 이 대치 상태는 긴 시간.. 더보기
프레드 반렌트 / 라이언 던래비 <만화로 보는 지상 최대의 철학 쑈> (다른. 2103,5.) 1. 제목과 표지의 메시지 그대로, '지상 최대의' 철학 사상을 만화의 형식으로 만나 보는 책이다. '콘서트'와 함께 인문학 도서 판매 전략의 단골 마담이기 때문에 제목에 '쑈'라는 표현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표지의 좌측 상단, 마스크를 쓴 캐릭터의 왼쪽 위를 보면 '미국 도서관협회상' 이라는 박스가 달려 있다. 경계심을 풀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 표지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보면 적어도 만화화의 과정에서 유머나 재미가 핵심적인 전략으로 고려되었을 것이라 여겨져 한편의 다행이다. 본문은 300쪽이 약간 넘는 분량에 40개의 소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300쪽에 40개 소챕터면 하나의 소챕터 당 평 균 7쪽에서 8쪽 정도가 할애되는 것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평균은 잘 .. 더보기
페니웨이, <한국 슈퍼로봇 열전> 얼마 전 올린 '데일리'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게 만들었던 바로 그 책. 이런 책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을 기획 단계 에서부터 전해 듣고 출간일을 기다렸었지만, 막상 나온 뒤에는 높은 정가 탓에 어디선가 우연히 만나게 되기를 기약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도서관에서 우울한 근현대사 책을 읽다가 기분 전환을 할 겸 재미 삼아 검색을 해 보니 학교의 도서관에 떡하니 있었다. 부제인 '태권브이에서 우뢰매까지'에서 보이듯, 이 책은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시대 순으로 소개하며 각각의 작품에 대해 감상과 평론을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다. 따로이 한 꼭지를 차지하는 작품의 수는 1968년 작 부터 1990년 작 까지 총 36개이며, 하나의 꼭지는 6에서 20페이 지 가량의 분량이다. 이전에 비하면 의미 있.. 더보기
마음은 교토의 역전 앞 한참 재미붙인 알라딘 중고샵. 못가는 일본행 이렇게라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