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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신

이경석 外, <섬과 섬을 잇다> (한겨레출판. 2014, 5.) 2013년 봄, 일군의 만화가와 르포 작가들이 모여,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제도와 권력에 의해 소외받는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알려나가자는 기획을 하였다 한다. 소외받는 이들의 고통 중 가장 큰 것은 상시적인 폭력이나 궁핍함이 아니라 외로움이었기에, 작가는 그들과 그들의 사연이 하나의 섬과 같다고 여기고, 그 섬들을 이어 나가자는 의도로 해당 기획에 '섬섬 프로젝트'라 이름붙였다. 그 결과물이 모여 이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책의 구성은 알기 쉽다. 총 일곱 편의 사회 문제가 소개되고, 하나의 사회 문제마다 한 명의 르포 작가(혹은 학자)와 한 명의 만화 작가가 짝을 이루어 각각 글과 만화를 낸다. 그러니까 하나의 소주제마다 두 편의 꼭지씩, 총 열네 개의 꼭지가 있는 셈이다. 한 편의 글은 약 20쪽 내외.. 더보기
마영신, <남동공단> (새만화책. 2013, 3.) 남동공단은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수도권의 대표적 공업단지이다.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 공공시설이나 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름이긴 하지만 인천 토박이도 평생 가 볼 일 없는 곳 중 하나이다. 나도 이십대의 후반이 되어서야 우연히 버스를 타고 지났을 뿐이다. 지나던 날이 기억난다. 바둑판처럼 잘 구획된 사차선 양쪽으로 중소형의 회사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오가는 사람이 적어 조금 을씨년스러운 것 말고는 안산이나 대구 등에서 보아 온 흔한 공단의 모습일 뿐이었다.별다를 것 없는 그 모습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 별다른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부터 주위의 사람들에게 들어오던 남동공단은 '경부선 라인만 발전을 시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