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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각

160214, <방과후 수업> 제 3회 녹음 내가 요새 가장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은 가칭 이라는 팟캐스트의 준비이다. 정확한 런칭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무튼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결과물을 시장에 내놓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무엇을 지향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는지 등등은 또 한 차례 정리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고. 오늘은 3회 녹음 날 음악감독 '맥주후요정'이 좋은 카메라를 가져와 현장 분위기를 잘 담아 주었기에 일기에 몇 장 올려둔다. 3회차 녹음에서 가장 큰 변화라면 지금까지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 스튜디오에서 행해오던 녹음을, 홈레코딩 시스템을 구입하여 중곡동의 내 집에서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녹음 전날, 팟캐스트의 기술 감독을 맡고 있는 신각이와 함께 낙원 상가에 갔다. 여러 기능을 가진 믹서.. 더보기
첫 녹음 전날 감기몸살의 여파가 있는 몸을 이끌고 토요일 아침 일찍 서초동의 국립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스튜디오 녹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서 우쿨렐레도 쳐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한다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것은 학부 졸업 뒤로 적은 경험이었다. 일기에도 자주 등장하는 동생 신각이와 함께 이렇게도 구상해 보고 저렇게도 구상하기를 몇 년에, 올 여름 오랫동안 격조했던 동생 원준이를 다시 만나 계획에 힘이 붙었던 것이다. 원준이는 신각이와 마찬가지로 연극부의 후배이자 친동생처럼 아끼는 동생이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고 특별히 기대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우리의 구상에는 제한이 별로 없었다. 각종의 아이디어들을 수합하는 과정에서 크게 영상 아이템과 음성 아이템으로 구분이 되었고, 그 중 현실적으로 시.. 더보기
11-13. <프로젝트 Y> 11일차. 이 날 아침 숙소를 '킹교야kingyoya'로 옮겼다. 킹교야는 다다미 방과 일본식 정원, 코타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멋진 숙소이다. 그런만큼 가격이 좀 세서, 삼일만 머물렀다. 위 사진은 여행객들이 모이는 거실에서 정원과 욕실, 화장실 쪽을 내다본 광경이다. 교토에 가면 예약을 하자 결심 그 두번째. 위의 사진은 방이 아니라 이불과 짐을 놓는 '옆방'이다. 하지만 문을 닫으면 본방과 분리되어 위의 책상에서 책도 읽을 수 있다. 이것이 본방. 다다미가 여덟 장, 그러니까 팔첩방이다. 여행용 가방이나 이불의 크기와 비교하면 얼마나 넓은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이 약 4000엔. 교토여행을 꿈꾸시는 분이라면 다시 한 번 조언드린다. 숙소부터 미리미리 예약하셔라. 팔첩방이니까 여기서 다다.. 더보기
<붉은 돼지>, Savoia S.21 해묵고 때지난 생일 선물로 모형 비행기 Savoia S. 21을 받았다. 갖고 싶다고 생각한지는 십오 년 쯤, 이 선물을 준 이로부터 기약을 받은 것도 수 년 쯤 됐다. 이천 년대 초중반의 어디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Savoia S.21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92년 작 에서 주인공 돼지인 마르코가 타는 비행정이다. 위키백 과에 의하면 1920년대에 실존하였던 비행정을 참고하였다 한다. 밀리터리나 애니메이션에 관한 여러 블로그를 찾아보니 실제 모델 그대로라는 의견도 있고, 애당초 가상의 모델이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가 애니메이션에 맞 게 변형하였다는 의견도 있다. 사랑하는 기체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고 싶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그 모양대로 나와준 것만으로도 아무려나 좋았다. 미야자키 .. 더보기
2007년 3월, <라디오의 시간> 일본의 츄오 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가 있는 김신각 선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영화 ost를 구했 다는 일기(http://shingak.tistory.com/122)를 올렸다. 은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데뷔작으로, 그 가 쓰고 연출하였던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것이다. 1997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고 우리 나라에는 라는 제목으로 2000년대 초반에 개봉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술먹고 연극하 고 연애하던 천둥벌거숭이 시절에, 넋을 놓고 이 영화를 보던 기억이 난다. 무척 재미있었고, 눈물이 아주 많이 났었다. 스물여섯의 겨울에 제대하고 다음 해 연극부로 돌아와, 신입생과 갓 2학년으로 올라간 학생들이 대부분인 상황 에서 자연스럽게 연출을 맡게 됐다. 그 때 골라든 것이 이었다. 사실 꼭 그 작.. 더보기
5월 28일, 남산예술원, 경은 양의 결혼식. 요사이 야근이 많아서 고생이 심하다던 경은 양. 얼굴은 오랜만에 보는 것인데 정말로 살이 많이 빠져서 깜짝 놀랐다. 건강에는 별 탈이 없는지 걱정이 됐지만 아무튼 덕분에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도 훌륭히 소화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인 생만사 새옹지마. 남산예술원. 차가 없었더라면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을 것 같았지만, 하객들 고생시켜 가면서라도 결혼식을 올리고 싶 은 곳이었다. 날이 맑은 한편으로 더웠는데 나무가 많아 쉽게 그늘을 찾을 수 있었다. 5월부터 9월 사이에 결혼을 하게 되는 이들에겐 추천해 줄 만한 곳인 것 같다. 본인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들으면서도 마냥 시크한 경은 양. 그 매력에 하객들도 푹 빠졌다. 아무튼 이제는 강 건너의 사람. 안녕, 난 이 쪽에서 조금만 더 놀다 갈게요 하고 손 흔들어 .. 더보기
시집 간대 요새는 아는 사람들 전화번호가 뜨면 철렁철렁한다. 열에 하나는 결혼소식이니 원. 시집가는 이는 왼쪽의 공수도 소녀 지수 양 말고 이제는 옛 모습 찾을 수 없는 중간의 경은 양. 스타일리쉬하게 나온 요새 사진 올릴까 하다가 결혼식 전 무료해 하는 하객들에게 틀어주고 큰 호응 거두어 가시라고 굳이 옛 사진 찾아 올린다. 그 갈색 레고 머리 뽑으면 뽑힐 까 뽑아볼까 어쩔까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던 것이 어제같은데, 어엿한 오월의 신부가 되다니. 기쁨과 회한의 눈물 함 께 흐른다. 행복하시라. 5월 28일 남산예술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