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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4

화요일

며칠간 어디엘 좀 다녀오고 인터넷이 안 되고 하는 여러가지 사정 탓에 일기를 쓰지 못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서울대공원엘 갔었다. 입학 이후 처음으로 허수의 덕을 보아 크게 즐거웠다.

대공원 공익근무가 그렇게까지 큰 백일 줄은 몰랐다. 덕분에 리프트도 공짜, 동물원 입장도 공짜,

돌고래 쇼도 공짜. 사회를 살아가며 이렇게 자잘자잘한 백이 있어야 편하구나, 를 다시 생각하며

어쩐지 한편으로 조금 쓸쓸해졌다.

토요일에는 정동 스타식스에서 심야영화를 봤다. 예전에 한 번 더워서 크게 고생을 한 적이 있어

반바지를 미리 챙겨 갔는데도 결국 세번째 영화인 스타스키와 허치는 반 이상을 졸고 있느라 놓치고

말았다. 아라한과 효자동 이발사는 뭔가 한치씩 모자라 영 안타까웠다.

심야영화를 보고 난 뒤 인천의 집에 도착한 시간은 일요일 아침 아홉시 반. 여서일곱시간 정도를

잔 뒤 얼렁뚱땅 네시간 과외, 그리고 큰집에 들러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고 왔다.

월요일 아침에 드디어 인터넷을 하게 되었으나 아뿔싸. 웜바이러스, 조심들 하시라. 덕분에 나도

하드 몽창 날려먹었다.


그렇게 오늘, 화요일.

운동은 잘 되고 있다. 요새의 생활에 그나마 좀 흡족한 게 있다면 팔뚝 뿐이랄까. 뭐든지 조금만

마음에 거슬려도 때려치우는 요새의 신경질 탓에 얼마나 가려나 좀 걱정을 했는데 효과가 하루하루

눈에 보이는 것이 기꺼워 아무튼 계속 하고 있다.

운동말고는, 별로 하고 싶은 것이 없다. 심지어, 삼년전쯤에 마지막이었던 일인데, 일기도 그다지 쓰

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여러 마음아픈 사람들을 위한 생각은 계속되고 있으니 부디들 털고 일어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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