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02

피곤하다

힘들고 피곤하다. 사실 나 좋은 일 하느라고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을 온통 파서티브

로만 소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스스로 응석을 부리듯 힘들다 힘들다 하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어느

정도는 걸러 보지만.



가을도 연극도 인생도, 쉽지 않은 하루였다.



여러가지로 얼굴을 찌푸린 사진들 있지만, 오늘의 이 복잡함을 표현할 만한 피곤한 사진은 아직 찍은

적이 없어서 패스. 컴퓨터 옆의 거울엔 이렇게도 생생히 살아 있는데.


너무 땡깡땡깡 사는 건 아니냐, 최대호. 누구보다도 자기 이름을 부르는 데에 익숙한 사람이잖아.

너는. 나는.  


'왜' 지금을 살고 있는지, 살아지고 있는 건지 살고 있는 건지에 대답할 수 있어?

뭔지 모르겠지만, 지금 행복함과 충만함에 가득 차 있으니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거겠지로

인생이 몽땅 해결이야?



아, 모르겠다. 어른들이 그러잖아. 헛된 자기 탐구와 반성으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고. 그 말에 따

르자는 건 아니지만, 최대호 동지 자아비판하기에는 너무 쓰러질 데 없는 요즘이야.


어쨌든, 사느라고 수고한다, 최대호.  넌 정말 멋진 놈이야. 이건 진심이야.

'일기장 > 20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판  (0) 2002.09.25
제발  (3) 2002.09.25
벌써 일년  (0) 2002.09.24
고맙습니다  (1) 2002.09.23
Bunny Boy  (6) 2002.09.22